“마산어시장 진동골목을 아시나요?”, “네에~”
어시장으로 장을 보러 나온 듯한 30~40대 주부들에게 묻자 아주 쉽게 대답이 나왔다. 어시장 내에서 아니 마산에서 이름 난 어시장의 진동골목은 많이 알려져 어시장의 만남의 장소이기도 하다. 그리고 골목 입구 앞뒤로 큼지막한 안내판이 부착되어 있어 최근 어시장을 찾아 봤다면 모를 리가 없다.
“왜 진동골목인지 아세요?”, “….”
이에 대한 대답은 어시장에 자리를 잡은 지 40년 가까이 되었다는 한 가게 주인 할머니로부터 들을 수 있었다.
“옛날에 진동에 살던 사람들이 새벽에 잡은 고기를 가지고 와서 이 골목에 모여 앉아 팔았는데, 그 후부터 진동골목이라는 이름이 붙여져 부르게 됐지.”
이처럼 어시장에는 진동골목을 비롯해 대풍골목, 돼지골목, 활어회거리, 농협거리 등 다양한 이름의 골목과 거리가 많다.
마산어시장은 250년 전통에 면적 19만㎡, 2000여 개가 넘는 점포 수, 연간 매출 1000억 원대, 월 물동량 60억 원을 자랑하고 있다.
전통시장 현대화시설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지상 2층 5646.7㎡ 규모의 공영주차장을 비롯해 각 구간에 설치된 아케이드, 지상 2층 연면적 297㎡ 규모 공동물류센터, 올 하반기에 착공 예정인 고객지원센터 등 편의시설도 속속 갖춰져 있다.
마산어시장은 규모면 규모, 시설이면 시설, 친절이면 친절, 어느 것 하나 빠지는 것 없이 자타 공인 도내 최고 전통시장임을 부인할 수 없다.
이런 대표 어시장을 살리는 것이 바로 유명골목과 특화거리, 그 골목과 거리마다 자리 잡은 각각의 점포들이다.
어시장 상인회는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지난 2006년 말부터 각종 특화거리 조성을 준비해 왔다. 그렇다면 어시장 내에는 어떤 이름의 골목과 거리들이 있을까?
앞서 유래를 설명한 진동골목에는 약 35개의 점포가 영업 중이며, 주요 판매품목은 전복을 비롯한 각종 수산물이다.
대부분 생선 등 수산물이지만 중간 중간에는 떡집, 방앗간, 젓갈, 건어물 등을 판매하는 다양한 점포가 들어앉아 있다.
진동골목 입구 맞은편에 붙어 있는 대규모 현수막에는 ‘대풍골목’이라고 씌어져 있다.
대풍골목의 유래는 골목이 형성될 시점, 골목 입구에 있었던 대풍산업이라는 수산물 공장에서 찾을 수 있다. 입구에 있어 눈에 잘 띄고 누구나 찾기 쉬워 골목이름이 된 것이다. 자동차로 해안도로를 타고 오다 기업은행 앞 어시장 입구에 들어서면 바로 마주하는 곳이 바로 대풍골목이다. 이 골목에는 각종 횟감을 판매하며, 그 자리에서 먹을 수도 있다. 대풍골목을 벗어나면 바로 횟집골목과 이어진다.
다음은 돼지골목, 수산물과 건어물을 주로 취급하는 어시장에서 돼지골목이라니 요상타. ‘돼지’라는 이름이 붙은 이유는 골목이 시작되는 지점부터 5~6개 점포가 줄지어 모두 돼지머리, 돼지족발 등 돼지고기를 판매했기 때문이다. 지금도 돼지족발 집은 건재하다.
이 밖에도 농협거리가 있는데 농협 남성동지점을 마주하고 있어 이름이 붙여진 이 거리는 합포로에서 보선약국을 보고 걸어 내려가는 골목이다. 이 골목에는 생선이 아니라 마른 수산물을 주로 판매하는데 판매품목으로는 과일, 채소, 약초, 반찬 등도 있다.
어시장에는 판매품목에 따라 이름을 붙여 특화시킨 거리도 많다. 건어물거리, 활어회거리, 과일거리, 해초거리 등이다.
넓은 마당부터 정우상가를 지날 때까지 양쪽으로 건어물 판매점포가 포진되어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건어물 거리 판매점포 중에는 지난해 점포 지도를 받았던 태화상회와 이성상회가 있다.
청과시장이 있었던 골목에는 과일거리라는 이름이 붙었다. 대풍골목 다음 블록이며, 수산물원산지표시 시범거리와 맞닿아 있는 활어회거리도 있다.
문어거리, 해초거리, 채소거리 등은 이름만 봐도 주 판매품목이 문어, 해초, 채소라는 것을 단번에 알 수 있다.
또한 어시장 자체의 변화도 주목할 만하다. 어시장 상인들은 도내 최고 전통시장으로서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그동안 문제가 돼 왔던 노점상들과의 갈등을 매듭짓고, 손수레를 규격화하고, 각 상인별로 이름표를 달아 실명제를 실시하는 등 쇼핑환경 개선을 위해 점포상, 노점상 할 것 없이 모두가 노력해 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