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파리 떼가 연간 최대 3000억원 정도의 피해를 주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국립 수산과학원은 '유해 해양생물 해파리 피해예방 기획연구' 최종보고서에서 우리나라에서 해파리 대량출현으로 발생하는 피해를 `쏘임 사고' `국가기간산업' `어업' 등 3가지로 나눠 경제적 가치로 환산한 결과 연간 1521억∼3048억원으로 추정된다고 31일 밝혔다.
우선 해수욕객이 해파리에 쏘이는 사고로 170억원의 피해가 나는 것으로 추정됐다. 지난해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서는 99명의 해수욕객이 해파리에 쏘였다. 이들의 치료비용에다 해파리 출현에 따른 해수욕객 감소 피해액, 해파리 수 증가나 독성이 강한 입방 해파리가 해수욕장에 나타날 경우 해수욕장을 일시 폐쇄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피해액을 합치면 해운대해수욕장에서만 170억원의 피해가 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해파리에 쏘이는 사고가 전국 해수욕장에서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피해액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실제 호주와 미국의 일부 해수욕장들은 해파리가 나타나면 잡을 때까지 해수욕장을 폐장한다.
수산과학원은 원자력발전소 등 국가기간산업시설이 해파리 때문에 연간 588억원의 피해를 입는 것으로 추산했다. 해파리는 주로 원자력 발전소에 냉각수가 유입되는 취수구를 막아 발전정지나 발전량 감소 등의 피해를 준다.
어업 피해는 주로 어구가 파손되거나 어획물의 신선도가 떨어져 가격이 떨어지고 작업시간이 늦어지거나 조업을 포기하면서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노무라입깃해파리가 대량 출현하는 7∼8월에 763억원, 노무라입깃해파리와 보름달물해파리가 함께 대량 출현하는 6∼11월에는 2290억원의 어업 피해가 발생하는 것으로 수산과학원 측은 산정했다.
수산과학원 측은 해파리에 의한 피해의 경제가치 환산에는 최소한의 자료를 적용했기 때문에 모든 발생 가능한 피해를 고려하면 경제적 손실은 더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기후변동에 따라 수온이 올라 열대나 아열대 바다에 있던 맹독성 해파리가 우리나라 연근해역이나 해수욕장에 지속적으로 출현하면 해수욕객과 어업인의 쏘임 사고가 잦아질 뿐 아니라 어업과 국가기간산업 피해도 더 확대될 것으로 우려된다.
수산과학원 관계자는 "해파리는 다른 해양생물과 달리 바다환경이 악화돼도 개체 수가 늘고 활동력도 나아지는 특징을 보인다"라며 "바다 환경 보전에 힘써야 할 뿐 아니라 해파리에 의한 피해를 줄이기 위한 연구가 꾸준히 진행돼야 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