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초저도 소주시장을 놓고 한바탕 격전을 치렀던 부산권 소주시장에 다시 전운이 감돌고 있다.
경남주류업체인 무학은 알코올 도수 19.5도의 새로운 제품인 '소주맛이 좋다카이(이하 좋다카이)'를 출시한다고 24일 밝혔다.
`좋다카이'는 부산 정통소주시장에서 80%대의 절대적 점유율을 차지하는 부산주류업체인 대선주조의 19.8도짜리 `시원소주'를 겨냥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무학은 경남 연고의 주류업체임에도 `좋다카이'에 부산을 상징하는 갈매기와 함께 바다와 섬 이미지를 그려넣었다.
무학은 "새 제품의 이미지로 갈매기를 선택한 것은 부산 시민에게 친숙하게 다가가기 위한 것"이라며 "부산 소주라는 이미지를 부각시키기 위해 제품 1병당 100원의 기금을 모아 부산지역 소외이웃에 사랑의 쌀을 전달하는 등 부산권 공략에 총력을 쏟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무학은 2년 전 출시했던 16.9도짜리 초저도소주인 `좋은데이'가 당시 5%에도 못 미쳤던 무학의 부산시장 점유율을 11.4%까지 끌어올리며 선전한 반면 `시원'에 도전장을 내밀었던 19.9도 `더 좋은데이'는 고전을 면치 못하자 기능을 대폭 보강한 `좋다카이'를 새롭게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무학은 "좋다카이는 우리의 80년 노하우가 총 집결된 제품"이라며 "최고 품질의 지리산 천연 암반수를 사용했으며, 음이온처리공법 등을 통해 제품의 질을 대폭 향상시켰다"고 밝혔다.
무학의 선공에 대선주조는 무학의 부산권 주력 상품인 저도 소주 좋은데이와 경쟁할 제품의 개발을 완료해놓고 출시일정을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선은 2년 전 무학 좋은데이와의 경쟁에서 밀려 사실상 생산을 중단했던 자사의 16.9도 `씨유'를 대폭 리뉴얼한 초저도 소주를 다음 달 또는 5월 초 선보일 예정이다.
대선은 무학의 공세에도 불구하고 정통소주시장에서 자사 시원소주의 지배력이 견고한 만큼 이번 기회에 좋은데이가 선점한 저도 소주시장을 빼앗아오기 위해 일전을 벼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 모 주류도매상은 "대선주조가 대주주 먹튀 사건으로 고전하면서 부산시장의 상당 부분을 잠식당한 상태"라며 "하지만 소주는 다른 주류와 달리 소비자의 충성도가 높은 만큼 대선 시원소주의 아성이 쉽게 흔들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또 다른 주류업계 관계자는 "향토 소주라는 시원소주의 이미지가 퇴색된 만큼 무학의 무차별 공세에다 롯데칠성음료 등 전국구 소주회사들마저 지방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어 부산 소주시장에 지각변동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무학과 대선주조의 경쟁 속에 두산 `처음처럼' 소주를 인수한 롯데칠성음료 측이 프로야구 시즌 개막에 맞춰 롯데 소주로 롯데 자이언츠의 연고지인 부산지역 시장 개척에 나설 예정인 것으로 알려져 업체 간 경쟁이 격화될 조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