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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사막화 예방 '슈퍼맨 단백질' 발견

사막의 땅, 메마른 땅에서도 잘 자라는 식물이나 곡물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최근 경상대학교 이상열 교수팀에 따르면 이는 더 이상 불가능한 얘기가 아니다. 이 교수팀은 최근 고온·건조한 상황에서 내성을 가지는 식물체의 단백질을 발견, 식물 내부에서 어떤 반응과 대응 체계를 갖고 있는지를 규명했다.

이 같은 내용은 생명과학 분야 세계 유명 학술지인 미국 국립과학원회보 16일자를 통해 발표됐으며, 논문 제목은 ‘식물 특이 단백질인 AtTDX의 구조와 기능변화에 의한 고온 저항성 기작 규명’이다.

특히 이번 연구의 의의에 대해 이 교수는 "최근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는 지구온난화 및 세계적 기후변화에 의한 사막화나 황사 등 환경문제를 생명공학적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는 전기를 마련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팀에 따르면 고온·건조 등 ‘환경 스트레스’에 강한 저항력을 가진 핵심 단백질을 찾았으며, 여러 식물체에 도입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향후 실험을 통해 다양한 식물에 적용한 후 가장 적합한 식물체를 찾게 되면, 이를 전 세계 사막에 실제로 심어 사막화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또 곡물일 경우 식량난까지 해결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이 교수팀은 생명체의 산화환원 반응에서 중요한 기능을 수행하는 티오레독신 계열의 단백질 ‘AtTDX’가 고온·건조 처리를 겪을 때 고대분자 복합체로 변하는 것을 밝혀냈다. 이때 ‘AtTDX’가 샤페론(chaperone)이라는 새로운 기능의 단백질로 변하는데, 이는 고온과 건조 등 ‘환경 스트레스’에 의해 죽어가는 생체 고분자들을 보호한다는 것이라며 그는 이번 연구결과를 ‘슈퍼맨 스토리’에 비유했다.

슈퍼맨이 일반사람일 땐 평범한 생활을 하다가 지구를 위협하는 위기상황이 닥칠 때 갑자기 초인적인 힘을 발휘하는 것처럼, 이번 ‘AtTDX’단백질도 평상시에는 일반적인 기능을 수행하다가 고온·건조라는 위기의 순간이 닥치면 고분자를 형성해 ‘샤페론’이란 고온·건조 저항력을 가진 강한 단백질로 변한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슈퍼맨 같은 기능을 하는 단백질이 존재할까하는 가설에서 출발했지만 수만번의 실험 끝에 실제로도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 냈다"고 밝혔다.

현재 이 교수팀은 이 단백질을 이용해 실험용 모델 식물인 ‘애기장대’와 벼에 적용하는 실험을 진행 중이다. 그는 앞으로 중국, 몽고 등 사막화 지역을 방문해 이러한 식물이 잘 자랄 수 있는 지 현장 테스트를 실시하고, 실험용 식물 외의 다양한 식물과 감자, 고구마와 같은 곡물에도 적용할 계획이다.

또한 이 교수는 "밤에는 극저온이 되는 사막에 식물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다양한 저항성을 가진 단백질이 필요한데, 이번에 규명한 ‘AtTDX’와 다른 저항성을 가진 단백질 유전자를 조합하면 언젠가 고온·건조에 강한 나무과 곡식이 나올 것"이라며 "몇 년이 걸리게 될지는 몰라도 이들을 사막화 지역에 심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이 분야의 연구를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