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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자갈치시장 명물 '고래고기 가게' 이전 갈등

부산 중구 자갈치시장의 명물 중 하나인 고래고기 가게의 이전을 놓고 구청과 상인들이 갈등을 빚고 있다. 중구청 측은 약속한 사용기간이 만료된 만큼 자리를 비워 줄 것을 요구하고 있으나, 상인들은 불경기에 자리를 옮길 수 없다며 버티고 있다.

15일 중구청 등에 따르면 신축 자갈치시장 건물 인근의 건어물시장 방면 매립지에 52개 고래고기 가게가 밀집해 영업 중에 있다. 이들은 30년에서 길게는 50여 년 전부터 자갈치시장 인근에서 노점상을 하다가 지난 2003년 자갈치시장 신축과 연안정비사업이 진행되면서 자갈치 가설(임시)시장에 자리를 잡았다.

인근 노상에 흩어져있던 고래고기 노점상들도 자갈치시장 내 상인들과 함께 자갈치 임시시장에 자리를 잡았다. 그 후 2006년 말 자갈치시장 신축 입주로 임시 시장이 없어지면서 갈 곳을 잃은 이들은 자갈치시장 옆 공유수면 매립지로 자리를 옮겼다.

그런데 이곳 매립을 진행한 부산시수협 등이 지난해 말부터 이 장소를 위판장 등으로 활용하기 위해 자리를 비워 달라고 요구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중구청은 매립지 관리권을 쥐고 있는 부산시항만관리사업소의 위임을 받아 지난해 12월부터 상인들에게 이전을 요구하는 계도장을 발송하고 있으며, 내달부터는 단전 등 행정대집행도 불사한다는 계획이다.

중구청 관계자는 "상인들이 현재의 위치에 자리를 잡을 때 1년만 사용하기로 했었다"며 "그 후 1년 더 연장한 뒤 자리를 비켜주기로 공증까지 해놓고 지금에 와서 못 나가겠다고 버티고 있어 곤혹스럽다"고 말했다.

중구청은 이들의 이전 부지로 인근 신동아시장 지하를 제의한 상태다.

이에 대해 상인들은 불경기에다 지하로 이동하면 장사에 큰 지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특히 중구청이 제안한 신동아시장에 입주할 경우, 관리비도 물어야 해 부담이 커진다는 주장이다. 현재 상인들은 전기·수도세 일부만 부담하고 있다.

자갈치상인연합회 관계자는 "지하로 들어가면 아무래도 현재 장소보다는 상당 부분 영업에 지장을 받게 된다"며 "이 불경기에 관리비까지 물게 되면 상인들의 타격이 커 선뜻 옮겨가기 힘들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