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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대표기업 기린, 무너지나

기린은 경영정상화를 도모하기 위해 부산지방법원에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다고 4일 공시했다.

이 회사는 부산지방법원에서 신청서와 관련자료의 서면심사를 통해 회생절차 개시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기린은 경영상의 어려움 등으로 지난해부터 CJ제일제당 등 몇몇 식품업체들과 인수합병(M&A) 협상을 벌였으나, 번번이 무산되면서 경영난이 더욱 심각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기린은 쌀과자 '쌀로별'로 유명한 부산 지역의 대표적인 기업이다.

회생절차 개시 신청이 법원으로부터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부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데다 이 경우 협력사에도 여파가 미쳐 부산 경제에 악영향이 초래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 회사의 대주주는 옛 거평그룹 나승렬 회장의 장남 나영돈 기린개발 사장으로, 우호지분을 포함해 20.08%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경영난이 심화된 것은 무리하게 빙과.제과.제빵 공장 등 3개 공장을 지으면서 끌어들인 차입금에 대한 금융비용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2006년 4월 수원 빙과공장, 같은 해 11월 수원 제과공장, 2007년 11월 부산 제빵공장 등 잇따라 3개 공장을 완공하는 데 약 650억원이 투입됐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경기침체가 시작되면서 급격히 유동성 부족을 겪어 왔다.

엎친데 겹친 격으로 2006년 4월 공사중이던 수원 제과공장에서 불이 났지만 방화 의혹을 제기하는 보험사로부터 보험금도 지급받지 못했다. 이 회사는 보험사를 상대로 보험금 지급청구 소송을 벌이고 있다.

경영난이 가중되면서 지난해 CJ 등과 인수합병(M&A) 협상을 벌여왔으나 무산되기도 했다. 이후 인력감축 등 구조조정을 단행하면서 근근이 버텨오다 결국 법원에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하기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롯데제과에 자사의 쌀 과자를 납품하고, 이마트에 PL(자체상표)상품을 공급하는 등 다각적인 경영정상화를 시도했다.

또 부산 해운대 인근에 소유한 부동산을 매각해 운영자금을 마련하고 재판중인 화재보험금 소송에 승소할 경우 확보할 수 있는 보험금 등으로 경영 정상화를 추진할 계획이었다.

이 회사 관계자는 "보유한 부동산을 매각하고 승소 가능성이 있는 보험금 소송에서 화재 보험금을 확보할 경우 회생 여력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936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종업원 수는 500여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