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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버섯주 '천년약속' 재기 시동

2005년 APEC(아시아ㆍ태평양 경제협력체) 정상회담 공식 건배주로 유명세를 탔던 '천년약속'이 전통주 시장에 새바람을 불러 일으킬 전망이다.

지난달 25일 천년약속의 임시주총을 통해 위탁경영을 맡은 수석무역이 그동안 백세주(국순당), 산사춘(배상면주가) 등이 독점해온 전통주 시장 공략에 본격 나서고 있다.

김일주 천년약속 신임 대표이사는 9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전국적인 유통망 재구축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면서 "이달부터 천년약속 375㎖ 제품의 공장 출고가를 경쟁제품인 백세주와 같은 수준으로 낮추고 시장 공략을 본격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특히 천년약속은 경쟁제품인 백세주를 겨냥해 15일부터 주력제품인 천년약속 375㎖ 제품의 공장 출고가를 기존 2299원에서 백세주와 같은 2222원으로 77원 인하키로 했다.

전통주 업계 절대강자로 군림해온 백세주에 선전포고를 한 셈이다. 프리미엄 이미지를 유지하면서 가격 경쟁력을 높여 고객과 소비자의 선호도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이와 함께 20병씩 포장되던 박스 단위를 12병 단위로 바꿔 주문과 유통 과정의 편의성을 대폭 높였다.

천년약속을 주문하는 유흥음식점 업주의 부담을 덜어줌으로써 대형 주류도매장은 물론 중소형 유통채널에서도 취급물량을 크게 높이고, 소량 주문에도 발빠르게 대응함으로써 판매망을 확대하고 매출을 늘려 나갈 계획이다.

수석무역이 경영에 참여한 이후 추진해온 유통망 재구축 작업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김 대표는 강조했다.

김 대표는 "그동안 운영해온 대리점 중심 영업활동을 접고 종합주류도매장 중심 유통체제로 전환하고 있다"면서 "수석무역이 거래중인 전국 860여개 주류도매상에 천년약속이 공급되면 단기간에 압축 성장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천년약속은 이달들어 부산을 시작으로 각종 시음회와 판촉행사를 통해 소비자와의 접촉을 늘리며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김 대표는 "천년약속은 대한민국 최초의 상황버섯 발효주로서 품질 경쟁력에는 자신이 있다"면서 "12월부터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쳐 정면승부에 돌입하고, 내년 상반기 중에 업계 선도 브랜드 위상을 되찾을 수 있도록 자원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2009년에 매출 120억원, 2010년 매출 200억원을 달성하고, 2011년에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매출 300억원 시대를 열어 업계 2위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천년약속은 매출 부진 타개와 경영 정상화를 목표로 수석무역을 흑기사로 받아들이기로 하고 지난달 25일 개최된 임시주총에서 수석무역 강문석 부회장과 김일주 사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한 바 있다.

또 자본금 90% 감자를 결의하고 수석무역으로부터 30억원, 부산저축은행을 비롯한 부산지역 상공인들이 40억원 등 총 70억원의 자금을 확보, 경영정상화를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천년약속은 2005년 APEC 정상회의 공식 건배주로 선정된 후 돌풍을 일으키며 단숨에 주류업계 다크호스로 급부상했지만, 전통주 시장의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전반적인 마케팅 및 영업력 열세를 극복하지 못한 채 2007년부터 경영난을 겪어 왔다.

2005년 54억원에 머물렀던 매출액이 2006년 258억원로 급증했으나 2007년에는 93억원으로 급감했으며 올해 3분기까지 34억원에 그치고 있다.

천년약속은 누룩 등 효모 대신 상황버섯 균사체를 이용해 쌀을 발효시켜 만든 술로, 효모로 발효하는 종래 술보다 부드럽고 감미로우며 은은하게 우러나는 상황버섯 향이 특징이다.

부산 동아대 정영기 교수팀이 상황버섯의 항암기능을 연구하던 중 균사체가 당을 분해시켜 알코올을 생성하는 것을 우연히 발견하면서 개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