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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업계 올해 성적표 ‘B학점’

올 식품업계의 성적표는 B정도에 머무를 전망이다.

성장보다는 안정에 기반을 둔 경영으로 전년보다 평균 2~3% 성장에 그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식품업계에 따르면 올 식품산업은 별다른 호재가 발생하지 않은 가운데 업종에 따라 시장규모가 최고 4%정도 성장하는데 머무를 것으로 예상된다.

업종별로는 육가공, 제과, 장류등이 3~4%, 음료, 주류, 유가공은 1~2%, 라면은 보합세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육가공은 지난 9월까지 627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런 상태라면 올 전체 시장규모는 840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따라 올 육가공 매출은 전년에 비해 4%정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올 육가공 시장은 베이컨이 주도했다. 타 품목에 비해 매출은 약했지만 성장율은 전년에 비해 17.4%나 늘었다. 육가공업계는 고급 베이컨 출시가 잇따르면서 매출 및 이익을 증가시켰다고 밝혔다.

냉장햄의 경우는 롯데햄의 ‘의성마늘햄’ 등 웰빙햄이 큰 인기를 끌었다. 혼합소시지는 전략상품으로 매출 상승에는 기여했으나 이익에는 별다른 영향은 못미쳤다고 관련업계는 전했다.

제과업종의 성장율은 전년대비 3%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건과규모는 1조8700억원, 빙과규모는 9550억원대다. 특히 제과시장에서는 초콜릿의 선전이 눈에 띄었다.

올 초콜릿시장 규모는 약 3200억원대로 전년에 비해 15%나 늘었다.

빙과시장은 장수제품 위주로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롯데제과의 월드콘, 스크류바, 빙그레의 더위사냥, 해태제과의 부라보콘, 롯데삼강의 아맛나 등이 효자상품으로 꼽혔다.

한편 올 제과시장은 안전 먹거리에 대한 업체들의 노력이 돋보였다. 과자는 트랜스지방 제로에, 빙과류는 색소를 천연소재로 교체하는데 힘을 쏟았다.

장류의 경우는 올해 6000억원대의 매출이 예상된다. 된장은 조금 상승했으나 고추장과 간장은 약보합세를 보였다는게 장류업계의 설명이다. 하지만 가격 인상분이 적용돼 매출은 3~4% 증가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올 장류시장은 간편형 고추장들이 인기를 끌었다. 무리하게 신제품으로 승부를 보기보다 품질이나 용기개선 등 내실을 기한 것도 큰 특징이다.

지난 10월에는 이마트의 PL늘리기 이후 NB제품이 열세를 보이기도 했으나 11월 들어 회복세를 보이는 등 경쟁력을 확보한 것도 장류시장의 결실로 볼 수 있다.

주류시장은 말도 많고 사건도 많았다. 우선 소주시장의 경우 10월까지 9026만상자(360㎖×30)가 팔려 전년동기의 8848만8000상자보다 2%가 증가했다.

특히 소주시장은 저도주전쟁, 시장점유율공방, 첨가물논쟁 등 어느해보다 경쟁이 심한 한해를 보내야 했다.

맥주시장은 전례없는 고출고량을 나타냈다. 맥주 출고량은 11월현재 1억9016만상자(500㎖×20)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던 2002년의 1억8836만상자를 앞지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맥주시장이 성장한 것은 업체별로 경쟁시장에 다른 신제품을 출시하며 새로운 수요를 창출한 것이 주요인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하이트가 식이섬유 맥주 S로 돌풍을 일으킬때 오비는 6.9도의 고알콜맥주 카스레드로 맞불을 붙는 등 신규 수요창출에 성공했다.

위스키시장은 디아지오코리아의 면허취소가 가장 큰 빅이슈다.

이로인해 디아지오의 제품 대부분을 수입하게 된 수석무역은 지난 10월과 11월 연속으로 위스키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음료시장은 전년보다 1% 정도 증가한 3조4500억원대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음료시장 약보합을 보인데는 전체 음료시장의 2/3을 차지하는 탄산음료와 주스시장의 침체가 큰 영향을 끼쳤다. 전년보다 탄산음료는 4%, 주스는 5%가 각각 감소했다.

이에반해 커피시장과 차음료시장은 최고의 한해를 누렸다. 커피시장은 전년비 20%, 차음료시장은 30%가 각각 늘었다.

음료업계 관계자는 “커피나 차음료시장은 증가했으나 최대시장인 탄산음료와 주스시장의 감소가 전체 음료시장을 부진에 빠뜨렸다”고 분석했다.

유가공시장은 물량면에서는 무려 100%나 늘었지만 매출액면에서는 1~2% 증가에 그쳤다.

이에따라 우유시장은 2조원, 치즈시장은 6000억원, 발효유시장은 1조2000억원의 시장을 형성한 것으로 보인다.

올 유가공시장의 특징은 서울우유, 남양유업이 흰우유에 치중한데 반해 매일유업은 바나나우유 등 가공우유에 심혈을 기울였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흰우유는 1~2% 증가하고 가공우유는 5%나 감소했다.

이밖에 라면은 보합세에 그쳤다.

전체 시장규모는 1조3000억원대. 올 라면시장의 특징이라면 건강컨셉이 힘을 받았다는 점.

농심의 건면세대와 같은 논프라잉제품들이 인기를 끄는가 하면 카레가 건강에 좋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오뚜기의 백세카레면이 등장한 것은 좋은 예라는게 라면업계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