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정체된 국내 냉동만두 시장이 다시 요동치고 있다. 풀무원이 ‘생만두’로 식감 혁신을 내세우고, 오뚜기는 X.O.만두 리뉴얼을 통해 ‘육즙 프리미엄화’에 속도를 냈다. CJ제일제당은 성장 둔화에 빠진 기존 만두 시장을 대신해 딤섬 라인업을 강화하며 새로운 성장축을 공략 중이다. 그동안 CJ 비비고가 장기 독주하던 시장에서 기술·식감·신선함을 앞세운 브랜드 간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25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국내 냉동만두 시장은 지난해 기준 4462억 원, 전년 대비 1.06% 증가한 데 그치며 사실상 정체 상태다.
닐슨코리아·aTFIS 소매점 매출 기준 제조사별 점유율을 보면 CJ제일제당이 43.85%로 압도적인 1위를 유지했으며, 해태(11.41%)와 풀무원(10.95%)이 뒤를 이으며 2~3위권 경쟁을 벌였다.
특히 풀무원은 전년 대비 4.14% 성장하며 2위 추격 속도를 높였고, 동원F&B(8.32%)와 오뚜기(7.54%)가 각각 4~5위권을 형성했다. 오뚜기는 한 해 동안 약 20% 성장을 기록하며 두드러진 약진을 보였다.
시장 구조가 CJ–해태–풀무원 3강 구도가 고착돼 있지만 최근 ‘프리미엄 경쟁’이 격화되면서 판도 변화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풀무원이 지난 9월 내놓은 5종의 ‘생만두’는 출시 3개월 만에 누적 판매 100만 개를 기록하며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냉동만두 제조 방식에서 벗어나 ‘만두소는 살아있는 식감’, ‘만두피는 촉촉함’에 집중한 것이 차별화 포인트다.
‘순간 스팀 공법’을 적용해 만두피는 가볍게 익히고 만두소는 생채소의 아삭함을 유지해 갓 빚은 집 만두 식감을 구현했다. 소비자 후기에서도 “채즙이 살아있다”, “만두소가 뭉개지지 않는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풀무원은 이 제품을 계기로 생만두 카테고리를 본격 확장하고, 프리미엄 제품군을 중심으로 점유율 확대를 노리고 있다.
업계는 풀무원의 시도가 ‘식감 기술’ 중심의 새로운 경쟁 구도를 열었다고 본다. 정체된 시장에서 소비자들이 가장 중시하는 ‘신선함·식감·재료의 원형감’을 정면으로 겨냥해 수요를 촉발했다는 분석이다.

오뚜기는 프리미엄 만두 브랜드 X.O.를 대대적으로 리뉴얼하며 고급화 경쟁에 가세했다. 이번 리뉴얼은 ‘고기 함량·육즙’을 중심에 두고, 고기를 큐브형으로 썰어 넣어 씹는 맛과 풍미를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새 CF에는 배우 정해인이 발탁돼 ‘한입 베어 무는 순간 폭발하는 육즙’을 시각적으로 강조했다. 오뚜기는 X.O.를 단순 신제품이 아닌 ‘프리미엄 라인업’의 축으로 재정비하며, 2~3위권 브랜드와의 경쟁력을 키우는 전략적 움직임에 나섰다.
오뚜기는 지난해 소매점 매출 기준 전년 대비 약 20% 성장하며, 2~3위권을 위협하는 강력한 경쟁 브랜드로 부상했다. 프리미엄 제품군인 X.O.만두를 중심으로 한 라인업 강화와 마케팅 집중 전략이 성장세를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오뚜기 관계자는 “앞으로도 고품질 식재료와 혁신적인 제품 개발을 통해 만두 시장의 프리미엄화를 지속적으로 이끌어가겠다”고 말했다.

냉동만두 시장 점유율 43.85%로 10년 가까이 독주 중인 CJ제일제당은 새로운 성장 축으로 ‘딤섬’을 선택했다.
지난 9월 ‘고메 샤오롱바오’에 이어 최근 ‘고메 새우하가우’를 출시하며 라인업을 확대했다. ‘딤섬의 여왕’으로 불린 정지선 티엔미미 셰프를 모델로 기용해 전문성과 고급 이미지를 강화했다.
CJ가 딤섬 시장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성장성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엠브레인에 따르면 국내 딤섬 시장 규모는 올해 9월 기준 512억 원으로 추정되며, 최근 2년간 연평균 20% 성장했다.
과거 냉동만두 시장의 경쟁축이 ‘가성비·대용량’ 중심이었다면 최근 경쟁의 중심은 ‘경험의 질’로 이동하고 있다. 식감(풀무원), 육즙(오뚜기), 외식 수준의 품질(CJ 딤섬)이라는 키워드는 모두 소비자의 ‘고급화된 간편식’ 니즈와 맞닿아 있다. 이러한 고급화 경쟁은 정체된 시장 속에서 브랜드별 전략 차이가 더욱 뚜렷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업계 관계자는 “이제 소비자는 만두를 ‘양 많은 간편식’이 아니라 ‘맛과 경험이 보장된 프리미엄 카테고리’로 보기 시작했다”며 “냉동만두가 한 끼 식사 대체재이자 글로벌 K-푸드로 성장한 만큼 누가 더 차별화된 식감·육즙·품질을 완성도 있게 구현하느냐가 향후 2~5위 브랜드의 판도를 완전히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