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아세트아미노펜(타이레놀 성분)과 자폐증 발병 가능성의 연관성을 둘러싼 논란이 불거지자 식약처가 신중히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식품의약품안전처(처장 오유경)는 23일 “미국 정부의 타이레놀 관련 발표에 대해 해당 업체에 의견과 자료 제출을 요청하고, 관련 근거를 면밀히 검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앞서 22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타이레놀을 임산부가 복용하면 태아의 자폐증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발언했다. 그는 “FDA는 임신 중 타이레놀 복용을 제한하도록 의사들에게 권고할 것”이라며 “고열 등 불가피한 상황에서는 최소한만 복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FDA는 같은 날 홈페이지에 임신부의 아세트아미노펜 사용과 자폐증·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등 신경 발달장애 위험 사이의 연관성을 반영하기 위해 타이레놀 등 관련 제품의 라벨 변경 절차를 개시했다고 공지했다. 다만 FDA는 “복용 여부는 부모의 선택에 달려 있으며, 의학적으로 필요한 경우에는 합리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는 단서를 달았다.
타이레놀은 그간 임산부에게 비교적 안전한 해열진통제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2019년 존스홉킨스대 연구팀은 제대혈 내 아세트아미노펜 농도가 높은 산모의 자녀에서 자폐증 발병 위험이 최대 3.6배, ADHD 위험이 최대 2.8배 높다는 관찰 결과를 발표하며 논란에 불을 붙였다. FDA 역시 이 연구를 인용했다.
반면, 올해 초 미국·스웨덴 공동연구팀이 스웨덴 아동 248만 명의 건강기록을 분석해 미국의학협회지(JAMA)에 발표한 대규모 연구에서는 “임신 중 아세트아미노펜 사용과 자폐증·ADHD·지적장애 위험은 통계적으로 유의한 관련이 없다”는 결론을 제시했다. 학계도 2월 공식 성명에서 “현재까지의 과학적 근거로 볼 때 임신 중 아세트아미노펜 노출이 자폐증이나 ADHD 위험을 유의하게 높인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