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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C 또 사망사고…“말뿐인 안전경영, 근본 대책 마련하라”

2022년 SPL·2023년 샤니 이어 세 번째 사망…소비자단체, 진상 규명·현장 중심 대책 촉구
3년간 1000억 안전투자 약속에도 잇단 중대재해…“근로자 생명 외면한 구조적 문제” 지적

 

[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SPC그룹에서 또다시 노동자 사망 사고가 발생했다. 2022년 SPL 공장, 2023년 샤니 공장에 이은 세 번째 사망 사고다. 반복되는 중대재해에도 불구하고 SPC는 여전히 실효성 있는 안전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다. 이에 소비자단체는 SPC에 대해 철저한 진상 규명과 현장 중심의 근본적인 안전관리 대책을 즉각 마련할 것을 강력히 요구하고 나섰다.

 

이번 사고는 지난 5월 19일 오전 3시경, 경기도 시흥에 위치한 SPC그룹 계열 삼립 제빵공장에서 발생했다. 작업 중이던 노동자가 컨베이어 벨트에 끼여 사망한 것이다. 이는 2022년 10월 평택 SPL 공장(소스 혼합기 끼임 사망), 2023년 8월 성남 샤니 공장(반죽기계 끼임 사망)에 이어 SPC 계열 사업장에서 발생한 세 번째 치명적인 산업재해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21일 성명을 내고 "SPC는 수차례의 안전사고에도 불구하고 구조적 문제를 방치하며 면피성 대응에 그치고 있다"며, "이번 사망사고에 대해 철저한 진상 규명과 더불어 현장 중심의 실효성 있는 안전관리 체계를 즉각 구축하라"고 밝혔다.

 

실제로 SPC는 2022년 SPL 공장 사고 이후 3년간 1,000억 원의 안전 투자와 국제표준 인증 추진, ‘SPC 안전관리 강화 방안’ 발표 등 대대적인 안전강화 계획을 내놨다. 그러나 이후에도 ▲2023년 8월 샤니 공장 반죽기 끼임 사망, ▲2025년 1월 SPL 공장 기계 청소 중 손가락 절단, ▲2025년 5월 이번 삼립 사망사고 등 사고는 멈추지 않았다.

 

2022년 고용노동부가 SPC 계열 52개 사업장을 조사한 결과, 86.5%에 해당하는 45개소에서 방호장치 미설치, 운전 중 정비, 안전관리자 미지정 등 총 277건의 법 위반 사항이 적발되기도 했다.

 

SPC가 2023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제출한 ‘안전관리 강화 방안’에 대해서도 국회는 “2교대 장시간 노동, 사고 예방 장비 미비 등 핵심 개선사항이 빠졌다”며 비판을 제기했다.

 

특히 CJ제일제당이 2016년부터 4조 3교대를 도입한 사례를 언급하며, SPC의 근무체계를 “후진적이고 비인간적인 구조”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허영인 SPC 회장은 “계열사 대표와 노조와 상의해 좋은 의견이 나오면 따르겠다”는 원론적 답변에 머물렀고, 이렇다 할 후속 조치는 나오지 않았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사고가 반복되는 이유는 시스템이 바뀌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SPC가 이번에도 미흡한 대응에 그친다면 고발 등 법적 조치를 포함한 강경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경찰과 고용노동부는 현재 업무상 과실치사 등의 혐의로 사고 원인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