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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특집]푸드투데이 창간 20주년...그 시절 식품광고 퀸 전지현

[푸드투데이 = 조성윤기자] 2002년 3월 1일 창간한 푸드투데이가 20주년을 맞았다. 푸드투데이는 서울시 거주 19~49세 500명을 대상으로 SNS을 통해 푸드투데이가 창간된 2000년도 초반부터 활동하고 있는'식품광고 모델 선호도'조사를 실시했는데 가장 오랜시간 다양한 식품광고에 얼굴을 내비친 연예인으로 전지현이 선정됐다.

'먹을 것'을 파는 식품기업들은 소비자의 눈과 혀를 사로잡기 위해 광고를 제작할 때 그 당시 가장 친근하고 인지도가 높은 연예인을 선정한다. 신제품일수록 제품의 얼굴인 모델을 신중하게 선정하는 것은 당연지사이며, 롱런하는 식품에는 함께 오랜시간을 보내는 모델도 있다. 발랄하고 파격적이지만 청순하고 앳된 아름다움을 가진 여대생. 2000년대 초반 최고의 흥행작 '엽기적인 그녀'의 전지현이다.

 

'엽기적인 그녀'의 성공으로 식품광고서 몸값 천정부지로 솟아
잡지모델로 시작해서 브라운관과 충무로까지 접수한 스무살 남짓의 전지현은 단숨에 식품광고의 샛별로 떠올랐다. 컷당 회당 수 십 만원에 불과하던 모델료는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신선하고 당찬 이미지의 영향으로 주로 신제품의 광고에 발탁이 됐는데 2004년 꺾어먹는 플립형 요거트가 전무하던 시절 서울우유가 전지현을 6개월 단발로 3억을 지급한 광고는 전지현 효과의 시작이었다.

 

당시 서울우유 관계자는 푸드투데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비요뜨 광고가 나간 이후 하루에 10만개가 팔릴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면서 "일부지역의 경우 물량을 제때 대지못해 일정 수량씩 배정해야 하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같은 6개월 계약으로 5억을 지급한 빙그레의 '메타콘' 역시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빙그레는 전지현의 상체와 하체가 분리되는 그래픽기법을 통해 메타콘이 두가지맛(딸기맛,바나나맛)으로 구성된 제품임을 강조했는데,
전지현의 몸이 두동강나는 파격적인 광고인 탓에 아이스콘의 주소비층인 10대층에서 화제가 됐었다.

 

빙그레 관계자는 "전지현 광고가 나간 이후 메타콘 판매량이 15% 이상 늘고 있다"면서 기뻐했다고 전해진다. 남양유업도 전지현과 깊은 인연이 있다. 당시 차음료는 중장년층에서 음용한다는 인식이 일반적이었던 2005년 남양유업은 '몸이 가벼워지는 17차'의 모델로 전지현을 발탁한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17차는전지현을 앞세워 출시 2년 만에 연매출 1000억원을 달성했다. 전지현과의 장기계약을 통해 날씬한 몸매를 원하는 젊은 여성 층의 구매를 이끌었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이 제품은 수명이 짧은 음료 분야에서 4년여간 월 1000만병 이상 판매됐다.


또 다른 인생作 '별그대로' 식품광고에서 홈런

한류열풍을 몰고온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 천송이로 분한 전지현은 툭하면 "치맥(치킨에 맥주)이 먹고 싶다", "눈 오는 날엔 치맥이다" 등 치맥에 대한 애정을 드러낸다. 모든 사람들이 등을 졌을때 천송이는 맥주 한모금에 치킨을 베어물며 "인생사 뭐 있어"를 내뱉으며 아둥바둥 살아온 지난날과 자신을 다독인다.

 

전지현과 bhc의 인연이 시작된 순간이다. bhc치킨은 당시 치킨업계 관행이었던 아이돌 모델보다 임팩트가 있는 광고모델 전략이 필요했다. bhc치킨이 찾은 답은 '치맥 사랑의 아이콘'으로 건강하고 깨끗한 이미지를 가진 전지현이었다. 업계에서는 전지현의 모델 기용은 파격 그 자체라는 평가를 받았고, 큰 화제를 모았다.

 

전지현은 2014년 bhc치킨 전속 모델로 인연을 맺은 이후 현재까지 활동하는 7년 차 장수 모델이됐다. 전지현은 그동안 신메뉴가 출시될 때마다 제품에 걸맞은 매력을 발산해 제품의 신뢰도를 높여왔다. 특히 ‘전지현C~ bhc~’라는 징글이 하나의 메가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데 큰 효과를 냈다.

 

bhc의 대표적인 메뉴인 '뿌링클'CF에서 전지현은 도도하고 귀여운 마법사로 등장했다. 이후 뿌링클은 폭발적인 인기를 끌어 출시 5년간 3400만 개 팔리는 성과를 보여줬다.

최근에는 전지현이 오랜 경험에서 나오는 그녀만의 윙 치킨을 먹는 포인트를 알려주는 콘셉트로 제작된 ‘골드킹 윙’ CF를 선보여 주목받고 있다. 발효간장과 꿀을 이용한 '단짠' 골드킹 윙은 날개 부위 치킨으로 공격적인 마케팅과 TV CF에 힘입어 출시 후 두 달 만에 판매량이 30만 개를 돌파했다.

 

치킨업계 관계자는 "브랜드가 많고 트렌드에 민감한 치킨업계는 해마다 광고 모델을 교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7년이라는 시간동안 인연을 맺고 브랜드의 인지도를 높이는 사례는 보기 드문 경우"라고 말했다.

같은 시기 파리바게뜨의 전지현이 광고하는 '순수(秀) 우유케이크'는 출시 2주 만에 매출 10억원을 돌파했다.

중국 헝다그룹의 광천수 모델로 논란 중심에 서기도
하지만 '별그대'에 함께 출연한 김수현과 중국의 헝다그룹이 내놓은 백두산(중국명 장백산) 광천수의 광고모델로 발탁 돼 논란을 빚기도 했다. 장백산이란 중국에서 백두산을 부를 때 칭하는 이름으로 백두산을 유네스코 세계 자연유산으로 지정하며 중국 문화권으로 편입시키기 위한 중국 동북공정 중 하나다.

 

전지현의 한국팬들은 "동북공정과 관련된 백두산 장백산 표기 문제는 동해를 일본해로 독도를 다케시마로 부르는 것과 같다"며 김수현과 전지현에게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또, "한국의 톱스타가 장백산이라는 명칭이 들어간 생수 브랜드 모델이 된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이들을 강하게 비판했다.

 

전지현과 김수현은 이번 헝다그룹 생수 광고를 통해 업계 최고 대우의 모델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바프와의 재계약 불발...식품광고 퀀 세대교체 이뤄지나
허니버터아몬드로 유명한 길림양행의 바프(HBAF). “나의 베프, 바프(HBAF). H는 묵음이야”라는 전지현의 중저음 멘트가 매력적인 이 광고는 아몬드 제품만으로 연간 1000억원이 넘는 매출을 내며 특히, 해외와 관광객의 매출이 더 큰 제품이다.
 
매출 신장의 일등공신인 전지현은 바프와 재계약하지 못했다. 바프는 한소희를 모델로 기용해 새로운 브랜드 광고를 선보였다. 한국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제일기획이 제작한 이 광고의 콘셉트는 '한계가 없는 바프(Unlimited HBAF)'다.
 
이번 광고는 총 두 편이다. 한소희가 자기 얼굴 위에 과감하게 직접 그래피티를 그려 넣거나, 벽면에 포스터를 장난스럽게 부착하는 장면을 통해 도전적이며 진취적인 바프의 브랜드 정신을 강조했다. 흥미로운 점은 제일기획이 이번 광고를 MZ세대를 겨냥해 제작했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는 점이다.
 
제일기획은 “이번 광고 콘셉트를 강조하기 트렌디한 캐릭터를 가진 배우 한소희를 모델로 기용해 광고의 몰입감을 높이고 MZ세대의 시선을 끌을 것”이라면서 “바프의 브랜드 정신을 직관적이며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한 번 들으면 잊히지 않는 중독성 강한 BGM를 선곡했다”라고 밝혔다.
 
제일기획이 타깃으로 삼은 MZ세대는 1983~2010년생을 지칭한다고 전해진다. 나이는 어떻게든 속일 수 없는 법. 광고계에서 제일 영향력 있는 제일기획의 이러한 발언은 자연스레 전지현을 구세대로 규정했다는 점에서 전지현의 영향력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가장 쓸데없는 걱정이 연예인 걱정인 법. 푸드투데이와 또 다른 20년을 함께 할 식품광고의 제2의 전지현은 어떤 얼굴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