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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브리핑]높은 배달료에 1회용 그릇 처리까지...배달음식의 역습

[푸드투데이 = 조성윤기자] 비대면 시대를 맞아 배달음식이 '집밥'처럼 생활의 일부분이 된 요즘 배달료를 지불해야하는 소비자와 자영업자, 그리고 플라스틱 쓰레기에 대한 문제점이 대두되고 있다.

 

음식점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에게 새로운 법칙이 생겼다. 될수록 홀은 작게하고 배달을 확대한다는 것. 이에 맞춰 배달 대행업체들은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홀손님도 담당하고 배달료를 지불해야 하는 자영업자들의 한숨은 깊어지고 있다.

 

18일 역삼동의 한 김밥전문점은 식사를 하려는 손님들과 라이더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이 김밥집을 운영하고 있는 김승연(45)씨는 "코로나19 초기만 해도 단골손님을 중심으로 운영을 했지만 버티기 힘든 상황이 빨리 찾아왔다"며, "홀의 크기를 반으로 줄이고 배달 위주로 매장을 운영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김 씨는 "배달해서 버는 돈은 많지 않다"면서 "운영을 이어나갈 수 있는 방법일 뿐 이윤의 수단은 아니다"라고 말한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배달로 귀결되고 있는 외식문화가 반가울 리 없다. 강남구 대치동에 거주하는 서모(36)씨는 "일주일에 평균 두 세번은 배달음식으로 해결하는데 최소금액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굳이 지출하지 않아도 되는 비용에 배달비까지 더해야한다"며 "배달 한 번 시켜먹으면 나오는 1회용 그릇을 처리하는 방법도 너무 불편하다"고 말했다. 

 

배달음식이 담겨진 플라스틱 용기를 처리하는 일도 만만치 않다. 영등포구 당산동, 550세대가 거주하는 R아파트는 일주일마다 분리수거를 하는데, 가장 많은 쓰레기는 플라스틱들이다. 

 

이 아파트와 계약을 한 재활용수거업체 대표 박희철(60)씨는 "한 번에 수거하는 양이 2~30톤에 달한다"면서 "제일 많이 나오는 플라스틱이 배달용기인데 음식물을 제대로 닦지 않거나 재활용 자체를 못하는 플라스틱이 많기 때문에 환경오염에 주범이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배달료와 플라스틱 용기의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은 없을까. 서울시는 '제로배달 유니온'을 운영하고 있다. 제로배달 유니온은 서울시와 한국간편결제진흥원, 소상공인단체, 민간 배달앱사가 함께 소상공인의 배달중개수수료를 절감하기 위해 추진되는 민관협력방식 배달앱 조합이다. 자영업자의 입장에서는 반갑지만 입점업체에 따라 배달료를 지불해야하기 때문에 소비자 입장에서는 부담이 없을 수 없다.

 

정부는 지난주부터 전국 아파트에 재활용 쓰레기 분리배출을 돕는 도우미를 배치해 활동을 시작했지만 재활용률을 높여 쓰레기의 양을 줄이긴 역부족이다.

 

이병철 중앙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배달앱이 생긴 순간 배달료와 플라스틱 대란은 예고 된 일"이라며 "배달료는 음식의 값을 올리지 않으면 그 양을 줄이거나 어떤방식으로든 소비자에게 부담할 것이고 요즘처럼 매일 쏟아져 나오는 플라스틱의 양을 신속히 재활용할 수 있는 대책이 나오지 않는다면 빠른속도로 환경이 파괴되면서 의코로나19보다 더 강력한 바이러스가 올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