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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쳐나는 쌀 브랜드 ‘소비자 외면’

브랜드 1000여개 난립 … 대표 브랜드 육성등 대책마련 시급

서울에 사는 이 모씨는 쌀을 구입하러 대형할인점을 찾는다고 한다. 선택하는 기준은 도정일자와 쌀의 상태. 그는“브랜드가 너무 많아 혼란스럽기만 할 뿐 믿음이 가지 않는다”며 브랜드 쌀 구입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또 TV 등을 통해 광고를 하는 브랜드제품을 보면 광고비용이 제품에 반영됐을게 자명하기에 별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고 말한다.

현재 시중에 유통되는 쌀 브랜드는 1000여개로, 브랜드라 불릴 수 없을 정도로 난립해 있다.

이에 소비자들의 혼란만 가중, 몇몇 브랜드를 빼곤 소비자들에게 외면을 받고 있는 실정이어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열린우리당 이철우 의원의 국감자료에 따르면, 현재 시중에 유통되는 쌀 브랜드 수는 1,034개로 554개 업체 평균 1.9개의 브랜드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브랜드는 지역마다 쌀을 가공해 유통시키는 미곡처리장과 관련업체 등이 브랜드당3,000∼4,000만원의 엄청난 비용을 들여 자체 개발한 것으로 이는 전국적으로 310억∼410억 정도를 브랜드 개발에 사용한 셈이다.

이들 중 정부로부터 품질을 인증받은 브랜드는 226개에 불과하며 품질인증 브랜드 중에서도 업계나 소비자들이 인정하는 이른바 파워브랜드는 전체의 2.26%인 10개가 고작이다.

대부분의 브랜드가 소비자에게 어필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일각에선 이와같은 브랜드의 범람은 소비자들에게 혼란을 가중시키고, 고급화, 차별화 등의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등 브랜드에 대한 전체적인 이미지를 하락시킬 우려가 있으며, 향후 외국산 쌀에 대한 경쟁력 저하에도 많은 문제를 야기 시킬 것이란 지적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중앙대 윤석원 교수(산업경제학과)는“산지간, RPC간 경쟁으로 이미 1,000여개가 넘는 브랜드가 난립했고, 대형 식품기업의 쌀시장 참여 확대가능성으로 경쟁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며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대책은
향후 쌀재협상 결과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쌀 수입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국내쌀의 경쟁력향상이 절실하다.

이에 대표브랜드의 육성이 거론되고 있다.

이철우 의원은 “범람하는 쌀 브랜드로 공허한 예산이 낭비되는 것을 막으려면 지역별 철저한 관리와 소비자들과 함께 시장지배력이 높은 브랜드에 대한 평가를 지속적으로 하여 우수한 브랜드를 선별하는 방법을 통하여 브랜드 차별화와 이미지 보호를 하여야 하며, 현재 쌀 상품에 관련한 정책이 생산자 위주로 돼 있는 것을 소비자 위주로 바꿔야 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또 업계 한 전문가는 소비자 지향의 마케팅이란 큰틀아래 △소비계층 및 브랜드에 대한 정밀조사 △시군별 쌀 유통마케팅팀을 중심으로한 고품질미 계약재배 및 차등수매확대 △홍보강화△마케팅팀의 CEO선임 등을 거론하고 있다.

특히 업계 관계자의“경쟁력 확보를 위해 브랜드간 통합도 고려해볼 문제”라는 조언은 새겨들어 볼만하다.

이경진기자/lawyoo@f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