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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로 술 빚은 것은 원숭이?(猿酒)

원시시대에는 과실주, 유목시대에는 유주(乳酒)
소주·위스키 같은 증류주는 후대에 제조된 것

술의 사전적 의미를 보면 알코올이 함유되어 있어 마시면 취하게 되는 음료의 총칭이라고 설명되어 있다.
취하게 만드는 요소는 술 속의 에틸알코올이므로, 성분으로는 알코올 함량의 최저한도로써 다른 음료와 구별한다. 그 양은 0.5∼1 %로서 나라에 따라 다르지만, 한국의 세법상으로는 알코올분 1도 이상의 음료를 말한다.

술의 어원은 아직까지도 명확히 밝혀진 것이 없으나, 술이 빚어지는 과정을 바탕으로 그 어원을 찾고 있다.

즉, 술은 찹쌀을 쪄서 차게 식힌 뒤 누룩과 물을 섞어 발효시키는데, 이때 열을 가하지 않더라도 어느 정도의 시간이 지나면 부글부글 끓어오르면서 거품이 괴어 오르는 화학적인 발효 현상은, 옛 사람들에게 그야말로 신비롭고 경이로운 현상으로 비쳤을 것이다.

이 신비롭고 경이로운 현상을 보고 ‘난데없이 물에서 불이 붙는다.’는 생각에서 ‘수-불‘하였을 것이고, 결국 ‘수불‘이 수블>수울>수을>술 로 변하게 되었을 것이란 추측이다.

물론, 보다 정확히는 ‘물-불‘하였을 것이겠으나, 물은 한자로 수(水)에 해당하므로 ‘수불‘로 바꾸어 표기했을 것이란 추측을 전제로 한 것이다.

이러한 추측이 가능하다고 보는 근거는, 고려 말엽의 기록을 비롯 조선시대 여러 문헌에서 찾아 볼 수 있다.

계림유사(鷄林類事)에 술을 ‘수(su∂-pu∂t)로 기록되어 있고 조선관역어(朝鮮官役語)에는 ‘수본(su-pun)에 술을 ‘수(su∂-pu∂t)으로 적고 있으며, 기타 여러 문헌에는 ‘수울’ 혹은 ‘수을’로 기록하고 있어, 이를 종합하면, 결국 ‘수불‘이 수블>수울>수을>술로 변하게 되었음을 유추해 볼 수 있다.

술의 기원으로 보면 가장 최초로 술을 빚은 생명체는 사람이 아닌 원숭이로 알려져 있다.

심산(深山)의 원숭이가 나뭇가지가 갈라진 곳이나 바위가 움푹 팬 곳에 저장해 둔 과실이 우발적으로 발효한 것을 먹어 본 결과 맛이 좋았으므로 인간이 먹어 보고 맛이 좋아 계속 만들어 먹었다는 설이다. 이 술을 일명 원주(猿酒)라고 한다.

인류가 목축과 농경을 영위하기 이전인 수렵, 채취시대에는 과실주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원주’에서도 알 수 있듯이 과실이나 벌꿀과 같은 당분을 함유하는 액체에 공기 중의 효모가 들어가면 자연적으로 발효하여 알코올을 함유하는 액체가 된다.

원시시대의 술은 어느나라를 막론하고 모두 그러한 형태의 술이었을 것이다.

시대별로 주종의 변천을 알아보면, 수렵과 채취시대의 술은 과실주, 유목시대는 가축의 젖으로 만든 젖술(乳酒)이 만들어졌으며, 농경시대부터 곡류를 원료로 한 곡주가 빚어지기 시작하였을 것이다.

따라서 포도주와 같은 녹말질인 곡류의 양조주는 정착농경이 시작되어 녹말을 당화시키는 기법이 개발된 후에 만들어졌다고 생각된다. 소주나 위스키와 같은 증류주는 가장 후대에 와서 제조된 술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