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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새우깡에 소주 마시고 가세요"...'정용진 소주' 푸른밤, 낯뜨건 시음행사

농협 하나로마트서 푸른밤 소주 무료 시음행사 진행
"마트 불특정 다수 방문...청소년 음주문화 조장 우려"



[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제주소주 푸른밤(대표 김운아)이 매출 달성을 위한 무리한 판촉행사로 빈축을 사고 있다. 점유율 끌어올리기에 급급한 나머지 과도한 시음행사로 소비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일이 벌어진 것.


지난 16일 오후 5시 제주 중문의 농협 하나로마트. 저녁식사를 준비하기 위해 장을 보러 나온 가족단위 손님으로 붐볐다. 여러 코너 중 음료코너 앞 시음행사가 유독 눈에 띈다. '정용진 소주'로 알려진 제주소주 브랜드 '푸른밤' 시음행사 매대다.

시음행사 직원은 푸른밤 소주와 새우깡을 건내며 무료시음을 권했다. 보통 와인이나 맥주 등 저도주의 시음행사만 봐왔던 소비자들은 의아하다는 표정을 보였다.

평소 이 곳에서 장을 자주 본다는 주부 이모(32)씨는 소주 시음행사를 보고 불쾌감을 느꼈다. "아이들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까 싶어 집에서도 술을 자제하고 술 광고도 안보여주려 하는데 술을 마시고 가라니요. 보기 안좋네요"라며 눈살을 찌푸렸다.

소주 시음행사가 법 위반은 아니다.  ‘주류거래질서 확립에 관한 명령위임고시’에서는 불특정 다수인에게 기증주 또는 주류교환권을 무상으로 제공할 경우 관할세무서장의 사전승인을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특히 길거리 시음행사는 일반적으로 관할세무서에서 사전승인을 해주지 않으나 특정한 장소를 빌려서 시음행사를 할 경우에만 승인을 해주고 있다.

국세청 소비세과 관계자는 "(소주 시음행사)신제품 홍보를 위해서 세무서장의 승인을 받으면 가능하다"면서 "다만 한정된 장소에서 승인을 받은 경우에 한에서 시음행사를 할 수 있다"고 설명하고 "보통 와인이나 맥주 시음행사가 많다. 기업 입장에서는 영업활동 중 하나지만 술이다 보니까 지나치면 안되니까 시음행사 장소, 시음방법 등을 세무서장에게 회사가 신청해 승인이 나는 범위 내에서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술이 라는 것은 찬반이 나뉠 수 밖에 없다"면서 "술을 대해 혐오스럽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술을 즐기는 사람도 있다. (소주 시음행사에 대해)때문에 시음행사를 바라보는 시각도 다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음주 문화를 미화 내지 조장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한다.

한 알콜중독상담센터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음주에 따른 수명단축 정도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술을 즐겨 마시는 사람의 경우 비음주자에 비해 자살 사망 위험이 약 2배 높다는 결과가 있다"면서 "특히 마트는 청소년, 주부 등 불특정 다수가 오는 곳인데 청소년의 음주문화를 조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민건강증진법에 따르면 청소년에게 주류 판매 촉진을 위해 광고노래를 방송하거나 경품 및 금품을 제공할 수 없다.

신세계그룹은 지난 2016년말 190억원을 들여 제주 향토 소주업체인 제주소주 지분을 전량 인수하고 막대한 자금을 투입했지만 아직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출시한 '푸른밤'은 제주지역을 비롯해 이마트, 신세계백화점, 트레이더스, 이마트24, 이마트에브리데이, 노브랜드 등 신세계그룹 유통채널에서 판매되고 있으나 제주에서는 한라산 소주에, 서울 등 수도권에서는 하이트진로와 롯데주류 장벽에 막혀 고전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제주 푸른밤의 전국 점유율 0.1%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파악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제주 푸른밤)이마트에서 대대적으로 깔아줬음에도 전국 점유율이 0.1%도 안된다"면서 "기존 소주 제품들은 이미 시장에서 자리를 잡았기 때문에 이런 시음행사 자체가 무의미 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보통 새로운 제품을 런칭할때 3개월 정도 프로모션을 진행하는데 그것도 업소 위주로 진행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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