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불황으로 국내 라면시장이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상반기까지 라면시장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3%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라면이 불황에 강하다는 것을 입증한 셈이다.
24일 AC닐슨에 따르면 농심을 비롯한 국내 주요 라면 제조업체의 올 상반기 라면매출은 9260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8965억원)보다 295억원(3.3%) 증가했다.
국내 라면 시장은 지난해 1조9600억원 규모였다. 올 들어 라면시장이 성장세를 이어간 것은 합리적인 가격과 간편한 조리법 때문으로 풀이된다. 불황 극복을 위해 식생활 트렌드에도 작은 변화가 생겼다는 의미이다.
실제로 외환위기를 겪은 지난 1998년과 미국발 경제위기를 겪은 2008년 라면시장도 전년 대비 각각 16.5%, 13% 성장한 바 있다.
통상 라면이 상반기보다 휴가철과 겨울철이 포함된 하반기에 더 잘 팔리는 것으로 미뤄볼 때 올해 라면시장은 사상 최초로 2조 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농심과 삼양식품, 오뚜기, 팔도가 선보인 신제품은 총 14종으로 역대 최다 수준이다.
농심의 '블랙신컵'과 '진짜진짜',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 팔도의 '남자라면'과 '놀부부대찌개라면' 등 불황에 인기 있는 매운 맛 컨셉트의 신제품들이 쏟아졌다.
블랙신컵은 출시 2개월 만에 대형마트 컵라면 판매 6위를 기록했다. 진짜진짜와 남자라면은 강한 매운 맛으로 월평균 2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이에 따라 지난해 하반기 급부상했던 하얀국물 라면의 매출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팔도 '꼬꼬면'과 삼양식품 '나가사끼짬뽕', 오뚜기 '기스면' 등 대표적인 하얀국물 라면 3종의 매출은 지난해 12월 약 300억 원까지 상승했다. 하지만 올 4월 115억 원, 6월 60억 원대로 내려앉았다. 하얀국물 라면의 시장 점유율도 지난해 12월 17% 선에서 올 6월 4.4%로 떨어졌다.
농심 관계자는 "하얀국물 라면이 가장 인기를 끌었던 지난해 12월 농심의 시장점유율이 59.5%까지 하락했으나 다양한 신제품 출시와 전통 빨간국물 라면의 인기, 하얀국물 라면의 퇴조로 올 6월에 1월보다 5.4%포인트 상승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