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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한국의 손맛, 지구촌 입맛 돋군다

두산식품BG 동원 F&B 풀무원 한울농산 하선정종합식품 등 매출 증가세 '폭발적'

김치는 세계 각국의 절임류와 차별화된 자연 젖산발효 식품으로서 고추, 마늘, 생강, 젓갈 등의 양념이 들어가 독특한 발효의 맛을 지닌 우리 고유의 음식이다.

최근 사스(SARS. 중증 급성호흡기증후군)가 사그라지면서 한국김치 수요가 기하급수로 늘어나 베이징 등 주요 도시에서 김치가 동나고 있다.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가 지난달 김치에 다량으로 들어가는 마늘 덕분에 4천800만 한국인이 사스에 감염되지 않았다는 보도를 한데
이어 지난 17일 LA타임즈는 2개면에 걸쳐 김치의 효능과 역사, 그리고 중국, 일본, 홍콩 등 아시아 지역에서 불고 있는 김치의 인기를 자세히 소개했다.

이제 김치는 벨기에 시골 수퍼에서 팔리고 케냐 야생공원 식당에서 특별주문메뉴로, 유엔 식당에 김치는 고정 메뉴로 올라있으며 이미 LA올림픽부터 국제대회의 공식메뉴이기도 하고 최근에는 외국 항공기의 기내식으로도 자리잡아가고 있다.

얼마전에는 노령으로 에베레스트에 올라 각광을 받은 일본인 미우라 유이치로(70)가 ‘김치찌개로 체온과 체력을 보존했다’고 밝혀 김치는 더욱 주목받는 식품이 됐다. 지금 김치 제조업체들은 때아닌 호황을 톡톡히 누리고 있다.

국내 김치 시장 매년20∼30%씩 성장

올해 국내 김치 소비시장을 살펴보면 식생활 문화가 서구화·핵가족화 됨에 따라 1인당 김치 소비량은 매년 줄어들고 있다.

반면 상품김치시장의 경우 인구의 도시 편중 현상과 여성 경제활동의 증가에 따른 가정 소득 증대, 가사노동 감소 및 여가 시간 중요성 증대 등으로 인해 상품김치에 대한 수요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상품김치는 매년 10%이상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으며, 국내 김치 시장은 매년 20∼30%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김치 생산에는 지난해를 기준으로 500여 제조 업체가 참여하고 있으며, 일부 대기업이 시장을 주도, 이들을 제외한 나머지 중소 김치 생산 업체는 영세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 김치 소비의 특성을 살펴보면, 식생활이 서구화되고 식품의 종류가 다양해짐에 따라 1인당 김치 소비량이 92년 95.79g, 2001년 91.11g으로 매년 줄어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김치의 소비 감소세에도 불구하고 인구의 도시 편중, 소득의 증대, 여성의 경제활동 증가 등으로 인해 김치 담그는 시간 및 노동력을 절약할 수 있는 상품김치의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한국식품개발연구원이 발표한 ‘김치산업 육성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2001년 우리나라의 김치 총 소비량은 약 155만 톤 규모이며, 1인당 총 소비량은 전년대비 1.6% 감소한 33.26kg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상품김치시장은 매년 10% 이상의 고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현재 국내 상품김치 시장은 지난해는 전년대비 13% 증가한 5천872억원의 시장규모를 기록했다.

국내 김치시장 약 500여개 생산제조업체

업체별로 보면 두산식품BG를 선두로 동원 F&B, 농협, 한성김치, 한울농산, 제일제당, 풀무원 등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두산식품BG 시장점유율 68%

두산 식품BG(대표 박성흠)는 지난 2001년 6월 제2공장인 거창공장을 완공한 이후 연간 4만8천톤(1일 160톤)의 생산능력을 확보하면서 지난해 1천20억원의 매출실적을 기록했다.

지난 87년 진공포장 방식의 상품김치를 선보이며, 포장김치시장에 첫발을 디딘 종가집은 68%의 시장점유율(2000년 A.C Nielsen Leader Panel)을 보이며 김치시장 선도업체로서의 위치를 굳건히 하고 있다.

종가집은 88년 일본시장에 첫 선을 보인 이래 신제품 개발, 채널다변화, 수출시장 다변화를 시도, 현재 미국, 네덜란드, 홍콩 등 세계 20여 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종가집은 일본 내 대표적 편의점인 세븐일레븐에 입점해 판매망을 일본 전역으로 확대했으며 김장독효과를 재현한 알루미늄 파우치 팩 최초 도입, 현지인에 맞는 레시피 공급, 일본인들의 소포장 선호를 반영한 1회용 미니컵 김치 출시 등 현지인을 타깃으로 적극적인 판촉활동을 전개했다.

또한 2000년 김치연구소를 설립해서 한국 전통의 김치와 서구 시장을 겨냥한 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특히 외국인이 김치 구매시 꺼리는 요인들을 제거한 신제품을 지속적으로 연구개발 중이다. 이외에 무의 매운 맛을 없앤 총각김치, 버섯김치, 도라지 김치 등 김치를 원용한 다양한 글로벌김치도 개발중이다.

최근의 사스 열풍으로 이 회사는 올 1/4분기동안 김치를 전년동기 판매량인 5천톤보다 40% 증가한 7천톤 판매했으며 이달에도 판매량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산 식품BG 김인수 상무는 “김치판매 비수기인 현재 판매량이 줄지않고 꾸준히 증가하는 것은 사스 발생과 무관하지 않다”며 “사스와 김치와 직접적인 관계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이를 해외 마케팅 자료로 이용가능한지 여부에 대해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두산 식품BG은 최근 포장 김치의 맛과 품질 향상을 위해 대표적 경영혁신 방법의 하나인 '6시그마 기법'을 업계 처음으로 도입, 제조공정, 품질 활동 개선 등을 꾀하고 있다.‘종가닷컴’에서는‘김치 다이어트 식단’을 제공하고 있다.


동원F&B 양반김치
동원 F&B(대표 박인구)는 95년 3월 OEM (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방식)을 통해 김치제품을 판매하기 시작한 이래 96년부터는 충북 진천에 1일 30t의 생산능력을 지닌 건평 1천평의 김치 생산 공장을 보유하여 자체적으로 제품을 생산, 판매하고 있다.

동원 F&B는 전국적인 영업망을 통해 내수를 확고히 하는 한편 수출용 제품(퓨전 김치)을 적극 개발해 해외시장 개척에도 노력하고 있다.

동원 F&B의 강점은 전국적인 영업망과 물류망 확보를 통한 국내외 시장 진출 용이성을 들 수 있다.
특히 지난 99년 시작, 현재 300 여 개로 늘어난 일품나라(쌀, 물, 김치 전문점)를 이용, 타 업체에 비해 주문 및 배송에 대한 장점을 보유하고 있다.

동원F&B도 사스 덕에 오히려 톡톡히 수혜를 누리고 있다.

‘양반김치’를 생산하는 이 회사는 지난 1/4분기에 38억원어치의 수출 실적을 올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6.2% 가량 성장했으며 이달 들어서도 일본 지역에서 김치 주문이 늘어나면서 20∼30%대의 증가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동원F&B는 이같은 추세가 ‘사스’ 예방 효과 보도 등의 영향으로 김치 주요 소비시즌인 7∼10월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물량 확보와 신제품 출시 등 다양한 판촉을 강화하고 있다.


풀무원 유기농 김치로 승부

풀무원(대표 이규석)은 지난 1987년부터 15년째 김치 박물관을 운영해오면서 그 동안의 연구실적을 토대로 뒤늦게 2001년 1월 1일 김치 사업부를 신규 출범했다.

‘내 가족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식품을 전한다’는 원칙아래 국내 김치업계에선 최초로 유기농산물 가공품 인증을 받은 풀무원 유기농 김치와 엄선된 100% 우리 농산물에 CJ, 두산식품 BG등과 마찬가지로 MSG를 사용하지 않고 고급의 원재료에서 우러나는 식감을 살려 깔끔하고 풍부한 맛으로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이로써 2001년에는 국내 판매실적 60억원이던 것을 김치사업 시작 2년째에 110억원까지 올리는 성과를 얻었다.

풀무원은 지난달 포장김치 판매액이 전년동기 대비 87.2% 이상 증가하는 등 올해 들어 전년 대비 80% 이상의 고속 성장을 계속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연간 김치 매출 목표도 당초 150억원에서 30% 이상 증가한 200억원으로 상향조정했다.

풀무원 김치사업부 김홍렬 부장은 “제품패키지에‘100% 친환경품질인증배추 사용’ 및 ‘0% 인공화학조미료’라는 문구를 넣은 태그를 부착함으로써 제품 우수성을 적극 홍보한 것이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수출, 온라인유통, 다단계판매 등 특수경로를 제외한 백화점, 할인점, 수퍼 등 일반유통 시장에서 점유율 2위를 차지하고 있는 풀무원은 2001년 별도 사업부를 신설, 올해는 200억원을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동 코엑스내에 위치한 풀무원 김치박물관은 다음달 초 주부 고객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김치 이벤트를 실시할 예정이다.


꼬마김치 한울농산

한울농산(대표 백창기)은 지난 88년 ‘꼬마김치’브랜드로 편의점 시장을 중심으로 성장하면서 편리성을 추구하는 소비자 니즈를 지향하는 영업방식으로 지난해 연 매출 240억원을 달성해 제품에 대한 소비자 인지도를 높였다.

충남 청양공장 증설로 일 60톤 규모의 생산 능력을 갖췄으며, 2001년 150억원, 지난해 24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 업체는 편의점 시장에서 60% 이상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지만, 편의점 시장이 수익성이 낮아 유통 채널 다변화를 통해 수익성 확보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2001년 5월 본격적으로 상품화된 바이오 김치는 전통 김치 제조 방식에 ‘루코노스톡i’ 김치 유산균을 사용, 생산 직후부터 발효 과정을 거친 것으로 기능성 김치시장에 바람을 불러 일으켰다. 또한 2001년 요리 연구가 이종임씨와 프리미엄 김치를 개발, 출시하는 등 제품 다양화에 노력하고 있다.


하선정 젓갈이용 하선정 종합식품

지난 77년 설립된 하선정종합식품(대표 김항구)은 강원도에서 생산된 무공해 채소를 50년경력의 요리연구가 하선정씨의 요리비법으로 갖은 양념에 버무려 김치맛이 독특하다.

지난해에는 최첨단 위생생산 설비를 갖춘 음성공장 준공으로 하루 생산량 20톤 규모의 양질의 생산라인을 완성, 포장김치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포장 젓갈 시장에서 70%이상의 시장 점유율을 보이던 하선정종합식품은 기존에 보유한 대리점을 통해 기본 판매망을 구축하고, 김치 및 반찬을 판매하는 체인점을 모집, 적극적인 홍보활동을 통해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음성공장 신축으로 부족한 공급 물량을 해결하고, 할인점, 백화점, 유통 체인점 등으로 유통 채널을 다양화함으로써 매출을 확대할 계획이다.


김치시장 전망 밝아 세계인의 음식 김치

주5일 근무제가 확대 실시되고 레저 문화와 외식문화가 급속히 발전할 것으로 예상되며 특히 최근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반찬으로만 인식되던 김치가 항암, 비만 예방 효과, 다이어트 효과 등 다양한 효능이 알려져 국내김치시장의 전망은 밝아지고 있다. 수출시장 역시도 사스 열풍을 타고 점점 넓어지고 있다.

지난 18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 1~4월 우리나라의 김치 수출은 3천33만달러를 기록, 사상 최대였던 작년 같은 기간보다 38.4%나 증가했다.

수출대상국별로는 일본이 2천853만달러로 단연 1위에 올랐고 미국(70만달러), 대만(29만달러), 홍콩(12만달러) 순으로 뒤를 이었으며 중국(1만6천달러)은 15위에 그쳤으나 수출증가율은 245.1%에 달했다.

지난해 우리나라 김치를 가장 많이 수입한 나라도 일본이었으며, 다음은 미국, 대만, 미국령 북마리아나아일랜드, 홍콩 등의 순이었다. 최근 우리나라의 김치 수출은 99년과 2000년 7천884만달러, 2001년 6천873만달러를 거쳐 지난해 7천931만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이제 김치는 세계인의음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