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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턴트ㆍ고지방식이 여드름 주범

햄버거와 라면 등의 인스턴트 식품과 고지방 음식을 즐기는 사람에게서 여드름이 흔히 발생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대학교병원 피부과 서대헌 교수팀은 음식물과 여드름의 상관성을 조사하기 위해 여드름클리닉을 방문한 783명의 여드름 환자와 502명의 정상인을 대상으로 음식물에 관한 설문 조사와 혈액검사를 한 결과, 여드름 악화에 음식물과 생리 등이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13일 밝혔다.

이번 연구에는 영양학과 통계학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참여했으며 연구팀은 혈액검사를 통해 인슐린과 인슐린유사성장인자(IGF-1), 단백질과결합인슐린유사성장인자-3(IGFBP-3), 테스토스테론 등의 수치를 비교했다.

연구결과를 보면 여드름 환자에게서 당부하지수(glycemic load, GL) 20 이상인 햄버거와 도넛, 크라샹, 떡, 비스킷, 와플, 라면, 콜라 등의 인스턴트 식품 소비량이 많았다. 이들 인스턴트 식품은 최소 17%에서 최대 50% 이상 여드름에 대한 발병 또는 악화 위험을 증가시켰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삼겹살과 삼계탕, 프라이드치킨, 견과류(호두·땅콩·아몬드 등), 삶은 돼지고기 등의 고지방음식도 여드름 환자에서 유의하게 소모량이 많았는데 이들 음식은 최소 13%에서 최대 119%까지 여드름에 대한 발병 또는 악화 위험을 높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 중에서 삼겹살, 프라이드치킨, 견과류는 `음식 때문에 여드름이 영향을 받는다고 대답한 군에서 그렇지 않은 군보다 섭취 빈도가 유의하게 높았으며 그 차이는 최대 49%에 달했다. 이와 함께 가공 치즈 등 유제품도 여드름을 악화시킬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등푸른 생선의 경우는 정상인에서 섭취량이 많았고 김, 미역 등 해조류는 여드름 환자군에서 유의하게 소모량이 많았다. 이는 생선에 함유된 지방산(특히 오메가-3 지방산)이 여드름을 호전시킬 수 있고, 해조류에 많은 요오드는 여드름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으로 연구팀은 해석했다.

이와 함께 불규칙한 식사 습관도 여드름의 악화 요인으로 나타났다.

1주일에 3번 이상 끼니를 거르는 것을 불규칙한 식습관으로 보고 조사한 결과 여드름 환자군에서 불규칙하게 식사를 하는 경우가 58%인데 반해 정상인에서는 29%에 불과했다. 또 여드름 환자군에서는 아침을 거르는 경우도 많았다.

서대헌 교수는 "여드름의 유발과 악화를 막으려면 당부하지수가 높은 음식, 고지방음식, 요오드 함유량이 높은 음식, 유제품 등의 섭취를 줄이며 규칙적인 식사를 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피부과 분야의 권위지인 유럽피부과학회지 최신호(11월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