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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학, '대선주조' 인수 나설까 '이슈'

부산지역 향토기업인 대선주조가 M&A 시장에 매물로 나오자, 국내 소주시장이 들썩거리고 있다.

대선주조의 전국 점유율이 전국 5위에 랭크돼 있어, M&A가 성사될 경우 진로에 이어 단숨에 업계 2위 자리로 뛰어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장 관심을 끄는 부분이 경남 향토기업인 무학주조의 인수 가능성이다. 무학은 지난 2004년에도 M&A를 시도한 적이 있어, 무학의 뜻과는 상관없이 주목을 받고 있다.

반면 부산 상공계는 ‘향토기업을 지역 기업이 인수하자’는 데 뜻을 모으고 인수에 공을 들이고 있다.

◈부산지역 움직임= 부산상공회의소를 비롯한 지역 상공계는 ‘80년 전통의 향토기업을 살리자’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공동인수에 나섰다.

부산상의 측은 “대선주조의 경영정상화를 위해서는 지역 기업들이 새 주인이 되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며 지역 기업들의 참여를 호소하고 있다.

부산상의는 24일 매각주관사인 대우증권 관계자를 불러 설명회를 가진 뒤 오는 27일께 인수의향서를 제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시도 “향토기업을 살리기 위해 지역 기업들이 인수에 나서야 한다”면서 “시 차원의 지원과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며 측면 지원에 나서고 있다. 시는 혹 지역 상공계 인수가 불발돼 타 자본에 의해 인수되더라도 지금과 같은 부산에 본사체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은 반드시 관철시킬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타 지역 자본이 대선주도를 인수한 뒤 계열사로 편입하고, 부산 본사를 유명무실하게 만드는 것을 방지하겠다는 것이다.

◈무학의 움직임= 최재호 회장은 “대선주조 인수와 관련해 아무 것도 결정된 것이 없다”며 “기업가로서 동종업체 매각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당연하지만, 아직은 구체적으로 정리된 것이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무학이 이전에도 대선에 관심을 보인 만큼, 이번 인수전에도 참여하지 않겠느냐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무학이 그 동안 부산시장에 엄청난 공을 들여왔고, ‘좋은데이’를 내세워 30%가 넘은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현재로선 부산지역 소비자에게 가장 거부감 없다”며 무학의 참여 가능성을 점쳤다.

이어 “최근 코스피 상장을 통해 전국 소주 메이커로 도약하려는 무학으로서는 대선 인수를 좋은 기회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자산실사과정을 거쳐 대선의 적절한 시장가격이 매겨지면 구체적인 움직임이 있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대선주조 매각 상황은= 투자목적회사인 시원네트워크를 통해 대선주조를 보유한 코너스톤에쿼티파트너스(한국금융지주 산하 사모투자펀드)는 최근 대우증권을 매각 주간사로 선정하고 매각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대선주조는 지난해 말 기준 부산지역 시장점유율 74.6%, 전국 7.6%를 기록했으며 지난해 1015억 원 매출액과 202억 원 영업 순이익을 올렸다.

코너스톤은 2008년 4월 대선주조를 신준호 푸르밀(옛 롯데우유) 회장으로부터 3600억 원에 인수했다. 하지만 그 후 대선주조가 무학의 16.9도 저도소주 ‘좋은데이‘에 밀려 시장점유율이 급격히 하락하고 있어, 당초 인수가에는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것이 업계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한편 신준호 회장은 대선주조와 경쟁관계인 무학의 적대적 M&A가 시도되는 상황에서 2004년 6월 사돈인 최병석 회장으로부터 대선주조를 600억 원에 인수했다. 신 회장은 4년 만에 3000억 원의 시세 차익을 챙기고 대선주조를 파는 과정에서 검찰에 업무상 배임혐의로 기소됐다.

하지만 부산지법이 최근 1심에서 신 회장에게 무죄를 선고하면서 대선주조 매각작업이 시작되는 계기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