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화력발전소에서 배출되는 냉각수를 이용해 열대작물인 망고를 키우는 사업이 시작됐다.
서귀포시 안덕면 화순리 7농가로 구성된 행복나눔영농조합법인은 27일 오전 남제주화력발전소 인근에 발전소 냉각수를 이용하는 5265㎡ 규모의 시설원예 시범단지를 조성해 제주도농업기술원과 발전소 관계자, 주민 등이 참석한 가운데 준공식을 했다.
이 원예단지는 화력발전소에서 배출되는 21∼32도의 냉각수(바닷물) 열을 이용해 히트펌프에서 물 온도를 55∼60도로 높인 뒤 뜨거운 공기를 내보내는 팬 장치를 통해 시설하우스 온도를 높이는 방식으로 작물을 재배한다.
행복나눔조합은 기존 감귤 과수원에 비닐하우스를 씌운 시범단지에서 노지 감귤보다 일찍 출하되는 하우스 감귤과 열대 과일인 망고도 키울 계획이다.
온실가스의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전혀 배출하지 않는 이 방식은 같은 면적에서의 유류난방 재배방식보다 난방비를 80%나 줄일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는 게 사업을 구상한 서부농업기술센터 측의 설명이다.
준공된 시설원예단지는 난방시스템 설치에 5억원 가량 투입됐는데, 유류 난방을 할 경우 연간 1억원이 들어간다면 매년 8천만원을 절감하는 효과를 보게 돼 6년 정도면 투자비를 모두 회수하는 셈이 된다.
남제주화력발전소 김철용 풍력개발실장은 "발전소에서 버려지는 냉각수를 활용해 화훼단지를 난방하는 시스템은 국내에서 처음"이라며 "전국적으로 확대되면 대단한 농촌 소득지원사업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행복나눔조합 양신석(63) 대표는 "노지 감귤을 재배하던 곳에서 이제는 배수를 이용해 하우스 감귤과 열대식물을 재배하고 있다"며 "다른 하우스 농가보다 연료비를 크게 줄일 수 있어 가격경쟁력이 매우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