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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콜릿ㆍ아이스크림 '적색등'서 열외

당ㆍ포화지방의 함량이 높은 어린이 기호식품에 적색등을 붙이는 '신호등 표시제' 품목에서 초콜릿과 아이스크림이 제외될 전망이다.

13일 관련기관과 업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내년 1월부터 당ㆍ포화지방의 함량이 높은 식품에 적색등을 붙이는 '어린이 기호식품 표시제'를 초콜릿과 아이스크림을 뺀 일부 품목을 대상으로 우선 시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복지부는 초콜릿과 아이스크림, 발효유, 치즈류를 제외하고 빵, 과자류 등에 한해 우선 시행하고 실효성에 대한 재평가를 통해 점차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초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자율시행제도 신호등 표시제를 모든 어린이 기호식품에 대해 전면 적용하자고 제안한 것과는 차이가 있다.

이는 초콜릿과 아이스크림 대다수 품목이 적색등 표시대상인데다 제품의 특성상 당ㆍ포화지방 저감화가 어려워 시행 제외를 요구해 온 식품업계의 입장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복지부 식품정책과 관계자는 "초콜릿의 경우 대다수가 적색등 대상이 되면 업체들이 권고안을 따르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져 제도의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음을 감안했다"라고 말했다.

식품협회 관계자도 "식품공전 기준상 초콜릿은 코코아버터 18% 이상을 함유해야 하는데, 코코아버터의 포화지방 비중은 60~70%로 초콜릿 제품의 최소 10%는 포화지방을 함유하게 된다"며 "초콜릿이 적색등 기준에서 벗어나려면 초콜릿의 특성을 지킬 수 없다"라고 말했다.

가령 국내 초콜릿 시장에서 점유율이 높은 롯데제과의 경우 초콜릿 제품 143건 가운데 110여개가 적색등을 붙여야 할 제품에 해당한다.

그러나 일부 시민단체에서는 대표적인 어린이 기호식품인 초콜릿과 아이스크림을 제외한 권고안은 반쪽짜리로 전락할 것이라며 전면 시행을 주장하고 있다.

소비자시민모임 관계자는 "초콜릿이나 아이스크림처럼 포화지방을 일정량 포함해야 하는 고열량 제품은 건강에 도움이 안되는 만큼 어린이들이 점차 멀리 할 제품으로 관리해야 한다"라며 "여러 가지 핑계를 대는 업계의 요구를 듣는다면 권고안의 취지를 살릴 수 없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