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부산에 막걸리를 비롯한 저도주 시장을 놓고 주류업체 간 '혈투'가 예고되고 있다.
마산에 본사를 둔 무학은 살균 처리를 통해 유통기한이 1년인 막걸리를 개발해 오는 7월부터 시판에 들어간다고 30일 밝혔다.
기존 '좋은데이' '화이트' 소주의 유통망을 통해 부산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무학은 출시를 앞두고 시음회를 열어 소비자의 반응을 점검하고 맛을 보완하고 있다. 무학이 개발한 막걸리 이름은 '막끌리네'로 알려졌다.
무학은 16.9도의 저도주 소주 '좋은데이'가 출시 41개월 만인 지난달 1억 병 판매를 돌파한 데 힘입어 전국 소주시장 점유율(9.2%)이 대선주조와 금복주를 제치고 전국 3위, 지방 1위로 도약한 만큼, 막걸리 출시를 계기로 소주 업계 3위 자리를 지켜나간다는 복안이다.
'생탁'을 생산하는 부산합동양조는 무학이 기존 소주 유통망을 앞세워 부산에 진출한다는 소식에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더욱이 국순당이 지난해 말부터 기존 생막걸리보다 유통기한이 3배 긴 30일짜리 '생막걸리'를 기존 '백세주' 유통망을 통해 공급하면서 부산지역 시장을 서서히 잠식하고 있는 상황이다.
부산합동양조는 부산 사하구 장림제조장 인근 3300㎡ 규모의 제3공장을 건립해 장기간 유통할 수 있는 살균 막걸리를 출시해 무학과 국순당의 막걸리에 맞불을 놓는다는 대응전략을 세웠다. 부산합동양조 장림제조장 조상팔 부장은 "최근 제3공장을 짓기 위해 부지 매입을 마무리했다. 이르면 내년부터 살균 막걸리를 생산해 서울 등 전국 시장을 공략하고 나아가 일본 등 해외에도 수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부산의 대선주조는 검찰 수사와 무학의 '좋은데이' 판매 호조로 말미암아 떨어진 소주시장 점유율을 만회하려고 '여성용 과일주'를 내놓을 계획이다.
무학의 '좋은데이'와 막걸리에 뺏긴 저도주 시장을 여성과 젊은 층이 선호하는 과일주를 통해 되찾겠다는 전략이다. 대선주조는 현재 '여성용 과일주' 제품 개발을 끝내고 시장 상황을 봐가며 출시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대선주조는 앞서 이달 중순 '좋은데이'를 겨냥해 기존 16.7도의 저도주 소주 '봄봄'에 숙취 해소와 간 보호 효과가 있는 아르기닌을 첨가하고, 라벨 디자인을 바꾼 신제품을 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