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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내 주류업체, 쌀 소비촉진 앞장

쌀값이 전년 대비 20% 가까이 떨어지는 등 쌀 수급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소주용 주정(酒精)과 전통주 등을 통한 쌀 소비촉진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쌀 수급·가격동향= 지난 17일 현재 80kg 정곡 가격은 13만800원으로 지난해 16만3000원에 비해 19.8%나 하락했다.

이는 2008년과 2009년 쌀 풍작으로 재고물량이 증가한 데다 지난해 적자를 많이 본 RPC(미곡처리장)들이 재고량을 방출하면서 쌀값이 폭락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연간 1인당 쌀 소비량이 2008년 75.8kg에서 2009년에는 74kg으로 줄어들었고, 빵과 면류 등으로 음식소비 패턴이 변화하면서 쌀 소비량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주정용 쌀 소비= 소주의 주원료인 주정(酒精·에탄올)이며, 주정은 보통 타피오카나 쌀로 만든다. 타피오카의 경우 수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지만 쌀 사용량을 늘릴 경우 재고 쌀 소진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에서는 국산 쌀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막걸리에 이어 소주 원료에 대한 원산지표시 의무제를 시행할 계획이다.

20일 경남도에 따르면 주정용 정부양곡(국산 현미)이 지난해 11월부터 주정업체로 나가기 시작했다. 지난해 총 사용량은 1712t, 올 들어서는 4월말 현재 5719t으로 대폭 늘어났다.

도내 주정제조업체인 마산시 내서읍 MH에탄올(옛 무학주정)은 국산 쌀 소비촉진에 동참하기 위해 올해 주정용 쌀 물량을 지난해에 비해 대폭 늘렸다.

MH에탄올이 올해 사용 예정인 정부양곡은 총 1만9739t. 이 중에서 경남지역 쌀은 1/3이 넘는 7096t을 사용할 계획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에 비해 정부양곡 사용량을 대폭 늘렸고, 앞으로도 사용량이 늘어날 것이다”고 말했다.

다른 주정제조업체인 일신산업도 마산에서만 지난달 40kg 양곡 2500포를 사용한데 이어 이달에도 800여 포를 사용하는 등 정부양곡 소진에 동참하고 있다.

◈막걸리 등 전통주도 한몫= 계약재배를 통해 국산 쌀만 사용해온 창원시 귀산동 소재 전통주제조업체 (주)맑은내일도 지난달 처음으로 정부양곡을 막걸리 원료로 사용한데 이어 이달에는 사용량을 3배 가까이 늘려 경남지역 쌀 소비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남해지역 쌀만 수매해 막걸리 원료로 사용해 온 남해 초록보물섬도 이달부터 정부양곡을 일부 사용키로 했다.

경남도 관계자는 “도내 전통주 제조업체들이 영세하다보니 아직까지 중국 쌀이나 밀가루를 선호하고 있다”며 “쌀 소비촉진을 위해 가공용 쌀 가격을 시중가의 절반인 40kg에 3만8000원 수준으로 인하해 공급하고 있어 국산 쌀 사용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