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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풍 맞은 남해안 굴양식, 패류독소에 `발목'

"올해는 굴이 대풍인데 패류독소에 발목이 잡히네요."
지난 3월말 남해안에서 발견된 마비성 패류독소가 빠르게 확산하면서 경남 통영의 대표적 수산물인 굴 판매에도 비상이 걸렸다.

특히 올해는 예년보다 굴 생산량이 많았던데다, 위판액도 최근 몇년새 최고를 기록하던 터라 양식어민들의 안타까움은 더하다.

28일 통영굴수하식수협에 따르면 4월 26일 기준으로 지난해 가을부터 올해 봄까지 위판된 굴은 1만2천84t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1만2452t에 비해 다소 줄어든 수치지만, 아직 판매되지 않고 남아있는 굴은 지난해보다 2500t이나 많다.

특히 올해는 잦은 비로 육지의 영양분이 바다로 많이 유입돼 굴의 질이 좋아지면서 가격도 높아져, 위판액 기준으로는 최근 5년 사이 가장 많은 약 795억 4000만원을 기록했다.

수협 관계자는 "지난 5년간 하루 매출이 10억원을 넘는 경우가 한차례도 없었는데, 올해는 10여회 이상 기록할 정도로 판매가 잘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예년에는 4월 하순에야 처음 발견됐던 패류독소가 올해는 한달이나 빠른 3월 20일께 발견되면서 순항하던 굴 판매도 타격을 입게 됐다.

패류독소 발견 직후 진해만 인근에서 굴 채취가 중단되면서 하루 약 65t가량 들어오던 물량이 45t 가량으로 크게 줄었다.

그보다 더 큰 문제는 국민들의 인식이 나빠지면서 4월부터 굴의 일일 주문량이 20%이상 급감했다는 점이다.
수협 관계자는 "패류독소가 발견된 곳에서는 채취 자체가 안되는데다 채취한 굴도 별도 검사를 거친 후 내보내고 있지만, 국민들 입장에서는 꺼림칙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올해는 굴 작황도 좋고 군 식단 기본품목으로도 지정되는 등 굴 양식어민들에게 좋은 일만 겹치는 해인 줄 알았는데 마지막에 이런 일을 당해 안타깝다"며 "패류독소가 빨리 사라지기만을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