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인기 있는 수입 과일 중 하나인 바나나 가격이 올들어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는 해외 산지에서 공급 물량이 줄어든 데다 봄에 나오는 국산 과일이 제대로 출하되지 못하면서 대체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바나나 100g 가격은 올해 1월 188원이었다가 2월에는 208원, 지난달에는 215원을 기록했고 이달 첫주에 228원까지 올랐다. 연초보다 20% 가까이 가격이 오른 것이다.
한 대형마트는 "지난해 4월 1만8000원 정도였던 바나나 13㎏ 한 상자가 최근 2만3000원으로 27.8%나 가격이 뛰었다"고 시세를 전했다.
주요 산지인 필리핀에서 기상 이변인 `엘니뇨 현상'이 나타나면서 생산량이 감소한 점이 바나나 가격이 상승한 요인으로 꼽힌다.
필리핀에서 비가 내리지 않은 채 흐린 날이 지속되면서 바나나 생육이 나빠졌고 결과적으로 공급량이 줄었다.
최근 봄에 나오는 국산 과일이 제때 우수한 품질로 출하되지 못하는 것도 바나나 가격을 끌어올리는 요인이라고 업계는 지적하고 있다.
국산 과일의 공급이 더디고 품질이 좋지 않기 때문에 바나나로 수요가 몰리고 가격도 올랐다는 설명이다.
딸기와 참외 등은 지난 2∼3월 눈과 비가 자주 오면서 최근 수확 시기인데도 출하되지 못하거나 과육이 무른 현상이 나타나는 등 품질이 떨어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 과일들은 시장에 내놓을 만한 품질을 갖춘 물량이 줄어 가격도 비싸게 형성돼 있다.
대형마트들은 이 같은 원인으로 바나나 수요가 많아진 점을 감안해 할인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 1∼3월 바나나 한 송이(특대)를 1000원 싼 2980원에 팔았고 롯데마트는 오는 7일까지 2㎏ 이상의 바나나 한 송이를 시세보다 35%가량 저렴한 3480원에 판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