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여름 부산시장을 뜨겁게 달궜던 '소주전쟁'에 이어 하이트맥주와 오비맥주 간 '맥주전쟁'이 불붙을 조짐을 보이고 있다.
부산지역 점유율에서 열세를 보이고 있는 오비맥주가 적극적인 공세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하이트맥주는 '수성'을 자신하고 있는 것.
오비맥주는 23일 보도자료를 내고 "2008년 부산지역 카스 판매율이 전년 대비 27.9% 성장했으며, 지난해는 전년 대비 15.2%의 성장률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러한 성장세는 대표 브랜드인 '카스'가 대학가 및 서면·해운대 등 유흥시장에서 500mL병 제품이 2008년에는 전년 대비 61.7%, 지난해는 전년 대비 36.8%의 성장률을 기록했기 때문이라고 오비맥주측은 밝히고 있다.
최근 오비맥주측은 부산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현재 부산지역에서 유통망이 아직 열세인 탓에 20%대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지만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한 카스의 인기몰이가 시작되고 있다"며 적극적인 홍보에 나서고 있다.
이에 대해 하이트맥주측은 "정확하게 부산지역 점유율은 하이트맥주가 85% 정도를 점유하고 있다"며 "영남지역에서 하이트의 점유율은 오히려 더 높아질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하이트맥주 부산지점 김형오 지점장은 "부산지역 오비맥주의 성장세는 수입맥주였던 '호가든'의 매출 때문이며 레귤러 맥주인 하이트와 카스의 격차는 변함이 없거나 오히려 더욱 벌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주류관련 통계를 집계하는 한국주류산업협회에서 지역별 점유율을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어 양사간 부산지역 점유율을 둘러싼 논쟁은 계속돼 오고 있는 상황.
그러나 오비맥주 입장에서도 부산을 전국에서 가장 열세지역으로 분류하고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오비맥주 영업총괄 장인수 부사장은 "부산 지역에서 체계적인 '메가브랜드 전략'과 2030 세대를 공략한 차별화된 '타깃 마케팅'으로 카스를 부산대표 브랜드로 성장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오비맥주는 또 부산지역 공략을 위해 지난 2004년부터 '부산 밥퍼운동본부'와 함께 카스 병뚜껑 1개당 100원씩을 적립해 매월 100만~150만원을 꾸준히 후원하고 있으며, 2007년부터는 결식아동 돕기에도 나서는 등 사회공헌 활동도 계속하고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하이트맥주 김형오 부산지점장은 "하이트맥주의 태동이 부산 영도구인데다 대표공장이라고 할 수 있는 마산공장으로 인해 부산을 비롯한 영남지역에서 하이트맥주의 위상은 확고하다"며 기존의 마케팅 전략을 고수해나갈 것을 강조하고 "최근 막걸리 돌풍으로 전체 판매가 답보상태 일뿐 맥주시장 경쟁에서 점유율이나 판매량에서 흔들림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