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겨울 경남 거제시 진해만의 대구 어획량이 지난해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져 어민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4일 경남도와 거제시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부터 지난달 말까지 진해만 호망에서 건져 올린 대구는 약 18만 1000마리로, 2007년 11월부터 2월까지 잡힌 약 32만9000마리에 비해 54%에 그쳤다.
거제시를 상징하는 물고기(시어.市魚)인 대구는 찬물을 좋아하는 회귀성 어류로, 매년 11월말부터 다음해 2월까지 진해만에는 전국 최대규모의 대구 어장이 형성된다.
진해만의 대구 어획량은 2007년 겨울~2008년 봄에 33만마리, 2008년 겨울~2008년 봄에 35만마리 등으로 꾸준히 증가하면서 거제지역 어민들의 겨울철 주요 소득원으로 부상했다.
하지만 올해는 큰 폭으로 어획량이 줄어든데다 인근 진해나 고성 등지에서 대구가 잡히면서 대구의 가격은 오르지 않아 어민들이 수입에 큰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이처럼 갑작스럽게 어획량이 감소한 이유에 대해 여러 요인이 지목되고는 있지만 아직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국립수산과학원 정석근 박사는 "원인을 쉽게 단정지을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동ㆍ서해에서는 잘 잡히고 있는데 유독 남해안의 어획량만 줄어들고 있다. 최근 대마 난류의 유입이 약해진 적이 있는데 이 때문에 남해로 넘어오는 대구들의 숫자가 줄어들었을 가능성도 있다"고 조심스럽게 내다봤다.
거제시 호망협의회 관계자는 "대구의 양이 줄어들기도 했지만, 올해 유난히 해파리가 호망에 많이 들어가면서 조업을 방해한 것도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며 "다 자라지 않은 치어들을 포획하는 불법어선들이 느는 것도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거제 어민들은 대구잡이 하나만 바라보고 있다고 할 정도로 대구 조업에 의존도가 높다"며 "하루빨리 정확한 원인을 밝혀내 다음 겨울부터는 다시 어획량을 늘릴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