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값이 하락하는 가운데 올해 쌀 생산량이 490만t을 넘어 작년에 이어 또 한 차례 대풍작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이에 따라 쌀 23만t을 추가로 사들여 시장에서 격리하기로 했다.
◇ 2년 연속 쌀풍년..생산량 1위는 충남
통계청은 올해 쌀 생산량이 491만6000t으로 작년(484만3000t)보다 7만3000t(1.5%) 증가했다고 12일 발표했다. 2년 연속 대풍작을 거둔 것이다.
지난 9월15일 기준의 작황 조사 때 예상했던 생산량 468만2000t보다는 23만4000t 많은 양이다. 9.15 조사 결과와 최종 생산량이 이처럼 큰 차이를 보인 것은 처음이다.
단위면적당 생산량은 534㎏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작년 520㎏보다 14㎏(2.7%), 평년작 496㎏보다는 38㎏(7.7%) 증가한 규모다.
통계청 관계자는 "재배면적은 작년 93만6000㏊에서 올해 92만4000㏊로 소폭(-1.2%) 감소했으나 기상 여건이 좋아 단위면적당 생산량이 늘면서 전체 생산량도 늘었다"고 말했다.
벼 낟알이 형성되는 7월에 장마가 있었지만 이후 수확기까지 기상 여건이 양호해 포기당 이삭 수도 늘고 쭉정이가 거의 없었던 데다 태풍 피해를 입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시.도별로는 충남이 91만5000t으로 가장 많이 생산했다. 벼 재배면적이 가장 큰 전남(91만3000t)을 2위로 밀어냈다. 이어 전북(79만8000t)-경북(68만t)-경기(50만2000t) 순이었다.
단위면적당 생산량은 전북(576㎏)-충남(568㎏)-경북(555㎏) 순이었다.
◇ 23만t 추가 격리하기로
농림수산식품부는 통계청의 조사 결과가 나오자 실제 생산량과 당초 예상량의 차이인 쌀 23만t을 추가로 매입해 시장에서 격리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수확된 쌀 중 시장 격리되는 물량이 모두 34만t으로 늘어나는 것이다.
쌀 시장 격리란 쌀을 시중에서 사들여 창고에 넣고 유통시키지 않는 조치다. 유통 물량을 조절해 가격을 안정시키는 효과를 노린 것이다. 정부는 시장 안정 때까지 이 물량을 시장에 풀지 않을 방침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지난달 국무회의에서 평년작 이상의 잉여물량은 농협중앙회를 통해 시장에서 사들여 격리하기로 의결했다"며 "이번 주부터 지역별.농가별 매입 물량을 신속히 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추가 매입분 23만t은 이미 밝힌 시장 격리 물량 11만t과 마찬가지로 농협중앙회가 사들이되 그에 따른 이자나 보관 비용 등을 정부가 보전해주게 된다.
이에 따라 올해 정부 매입량은 공공비축미곡 37만t에 시장 격리 물량 34만t을 합쳐 71만t 규모로 불어나게 됐다. 정부의 쌀 재고 부담은 커지는 셈이다.
농식품부는 또 매입량 확대에 따른 재고 부담을 덜기 위해 재고미 가운데 일정 물량은 국내 쌀 수급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방법으로 특별처분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지금까지 올해 생산된 쌀 매입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며 "산지 쌀값의 하락세도 진정되는 양상인 데다 정부가 추가 시장 격리를 약속한 만큼 추가적인 쌀 가격 하락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