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시장 패권을 둘러싼 업체간 경쟁이 한층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 소주 역사상 가장 순한 소주가 출시될 예정이어서 소주 마니아들의 관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대선주조는 27일 부산에서 신제품 발표회를 갖고 젊은 여성층을 겨냥한 알코올 도수 16.7도짜리 저도(低度) 소주를 시장에 선보인다고 23일 밝혔다.
`봄봄'이란 우리말 이름을 딴 이 제품은 2006년 동시 출시돼 `순한 소주 전쟁'을 불러 일으켰던 자사의 `씨유'와 무학 `좋은데이'의 알코올 도수 16.9도 보다 0.2도 낮은 초저도(超低度) 소주라고 대선주조는 전했다.
`봄봄'은 `좋은데이'와의 경쟁에서 패했던 대선주조가 2년에 걸친 절치부심 끝에 내놓은 제품이어서 주류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대선주조는 `봄봄'이 시장 진입에 실패했던 `씨유'의 리뉴얼제품이 아니라 신제품임을 강조하고 있다.
그 이유로 `특별한(?) 제조공정과 기존 소주보다 낮은 도수로 차별화된 부드러운 맛'을 대선주조는 내세웠다.
하지만 `봄봄'은 `좋은데이'와 마찬가지로 주 마케팅 타깃이 젊은 여성인 `순한 소주'란 점에서 2006년의 부산권 소주전쟁을 다시 한 번 재연시킬 조짐이다.
우리나라 소주의 알코올 도수는 1975년부터 25도를 유지해오다 1995년 23도로 낮아졌다.
이후 주당들의 기호 변화에다 여성 음용층의 증가로 2006년 초 20도로 낮아진 데 이어 같은 해 8월 소주 알코올 도수의 마지노선으로 여겨졌던 20도를 깨뜨린 19.8도짜리가 등장했고, 같은 해 11월에는 16.9도 소주가 출시되면서 도수 낮추기 무한경쟁이 벌어졌었다.
저도 소주는 `마치 뭍 같다'는 시장의 냉랭한 반응 속에 `씨유'의 조기 퇴장 등 큰 인기를 끌지는 못했지만, `좋은데이'의 분전 속에 소주시장에 `젊은 여성'이라는 새로운 음용층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좋은데이'는 출시 초기 시장진입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2006년 5.0% 정도에 불과했던 무학의 부산권 소주시장 점유율을 11%대로 끌어올리면서 현재 무학의 주력상품 노릇을 하고 있다.
부산 소주업계의 맹주 격인 대선주조가 `봄봄'을 내세워 `좋은데이'에 잠식당한 부산 소주시장 점유율과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을지 벌써부터 주류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