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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국제수산물시장 실적부진 법인에 '영업정지'

동북아 수산물류 허브 건설을 목표로 출범했으나, 처리 물량이 부진을 거듭해 운영사에 대한 각종 행정조치가 이어질 전망이다.

오는 30일 부산 감천항 국제수산물도매시장이 시범개장 1주년을 맞는 가운데, 부산시가 실적 부진을 이유로 운영사에 영업정지라는 ‘극약 처방’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시범개장 후 운영법인 3곳에 취해진 행정조치 중 가장 강력한 것으로써, 향후 운영사에 대해 허가 취소까지 이어질지 수산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2일 국제수산물도매시장 관리사업소는 수입·원양·국제물류 취급 법인인 PW수산(주)에 영업정지 10일의 행정 조치를 결정해, 이번 주 중 공식 통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PW수산이 영업정지의 행정조치를 받은 이유는 턱없이 미진한 물량처리 실적 때문이다. PW수산의 올해 들어 물량처리 실적은 지난 17일 현재 500t에 불과하다. 이는 같은 기간 경쟁 법인인 부산감천항수산물시장(주)이 기록한 4500t의 10%대에 해당하는 실적에 불과하다.

또 영업정지 기간 후에도 부진한 물량처리 실적이 개선되지 않으면 순차적으로 영업정지 30일~3개월에 이어 최종적으로 운영법인 허가취소로 이어지게 된다. 업계 안팎에서는 PW수산의 법인 허가취소 등에 대비해 법인매각 등이 현재 진행 중이라는 설이 나돌고 있다.

이 같은 관리사업소의 PW수산 영업정지 조치는 물량처리 실적이 미진한 나머지 두 법인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관리사업소는 부산감천항수산물시장과 올 들어 처리 물량이 지난 17일 현재 600t에 그친 연근해 수산물 취급 법인인 부산수산물공판장(주)에 대해서도 이번 주 중 ‘경고’라는 행정조치를 내릴 예정이다.

관리사업소의 잇따른 강경 조치에 법인들은 자구책 마련에 나서는 등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부산감천항수산물시장은 이날 오전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이사와 감사 등 임원 2명을 해임하고 원양 수산물 전문가인 박인걸 이사를 대표이사로 선임하는 등 영업력 강화를 위한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부산수산물공판장도 대형선망수협이 출어에 나서는 5월부터 7월까지 어획되는 메가리 물량을 유치하기 위해 대형선망선단 등과 협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관리사업소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지고 있는 고환율과 세계적인 경기 침체로 시장 상황이 나쁘지만 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강력한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며 "국제수산물도매시장은 동북아 수산물류 허브 건설을 목표로 국비 1454억 원, 시비 636억 원 등 총 2090억 원을 투입해 건립됐지만 처리 물량은 목표치의 20%에도 못 미치는 등 부진한 실적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