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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쇠고기 판매 에이미트 "성업 중"

미국산 쇠고기의 시중 판매 이틀째인 2일 서울 금천구 시흥동 에이미트 본사 직영 정육점에는 하루종일 미국산 쇠고기를 구입하려는 이들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졌다.

이날 오후 정육점 앞에서 한 시민단체가 판매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업체 측에 항의하면서 판매가 1시간30분 가량 일시 중단되기도 했으나 美 쇠고기를 찾는 시민들이 끊이지 않았다.

이날 직원 2명이 분주하게 움직이는 정육점 내부에는 미국산 쇠고기의 부위별 명칭이 적힌 포스터와 함께 이달 말까지 30% 할인 판매한다는 내용의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육류수입업체 모임인 한국수입육협회 임시회장을 맡고 있는 박창규 에이미트 대표는 "등심 외의 부위는 이미 전날 동이 나서 작년 10월 검역 중단 이전에 1t 가량 확보했던 등심과 꽃살만 판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꽃살의 가격은 100g당 2800원, 알등심은 100g당 2300원이다.

평소 점심시간(낮 12∼1시)에는 판매를 안 하지만 이날은 멀리서 찾아온 손님들 때문에 정육점 직원들이 끼니를 챙기지도 못할 정도였다.

한 정육점 직원은 "미국산 쇠고기를 판매한다는 소식을 듣고 안양, 의정부 등에서도 찾아온다. 주로 나이 드신 분들이 많은데 국거리를 사러 왔다가도 등심만 남아있다는 말에 등심을 사 가곤 한다"고 전했다.

이전에는 하루 매출액이 20만∼30만원에 불과했지만 미국산 쇠고기를 판매하면서 전날 판매액이 600여 만원에 달한데 이어 이날 오전에도 3시간 만에 150여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날 하루 동안 정육점과 택배 주문으로 판매된 등심만 800여㎏으로, 업체 측은 오후 들어 다음날 판매할 등심 500여㎏을 추가로 창고에서 공수해 오기도 했다.

이날 부인과 함께 온 최모(66.신림동) 씨는 "아침에 신문을 보니까 여기서 판다기에 맛있는지 먹어보려고 찾아 왔다. 자녀들이 미국에 유학 가 있는데 다 (쇠고기) 먹고 잘 살고 있다"며 등심 1㎏을 구입했다.

114를 통해 찾아 왔다는 박모(70.구로동) 씨도 등심 2㎏를 구입하며 "서민들이 이렇게 싼 가격에 쇠고기를 먹을 수 있는 기회가 흔하나. 식당에 가도 한우라고 속이고 젖소를 파는 경우도 많은데 차라리 수입소를 먹는 게 낫지 않겠느냐"며 "아무리 정부를 못 믿어도 설마 병든 소를 팔겠나. 이해 좀 해줘야지"라고 말했다.

정육점을 찾은 일부 고객들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여론을 의식한 듯 정육점 앞에 모여 있는 취재진에게 "사진을 찍지 말라"고 항의하기도 했다.

정육점 안쪽에 위치한 에이미트 사무실에서는 직원 7∼8명이 끊임없이 걸려오는 택배 주문 전화를 받느라 진땀을 뺐다. 실제로 매출의 70% 가량이 택배로 대전과 부산 등 전국 각지로 팔리고 있다.

`사무실을 폭파시키겠다'는 내용의 협박 전화도 10여통 걸려와 경찰에 보호 요청을 하기도 했지만 다른 정육점이나 음식점에서 `언제 구입할 수 있느냐' `가격은 얼마냐' 등의 문의 전화도 끊임없이 온다고 박 대표는 전했다.

박 대표는 "오늘 검역을 마친 다른 업체를 통해 등심 외의 부위를 들여와 내일부터 다시 다른 부위도 판매할 예정"이라며 "미국산 쇠고기가 안전하지 않다고 하는데 내부 시각은 다르다. 예전에도 국민이 싸고 맛있는 미국산 쇠고기를 선호했었고 앞으로도 선호할 것이다. 일부 잘못된 정보로 이렇게 된거지 미국산 쇠고기가 안전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광우병감시단네트워크'는 이날 오후 에이미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시중에 유통될 미국산 쇠고기는 검역 과정에서 광우병 위험물질인 뼛조각이 검출돼 무려 9개월 동안 냉동 창고에 묵혀 있었을 뿐 아니라 유통기한도 2개월 밖에 남지 않았다고 한다"며 "광우병은 물론 다른 식품 사고의 위험까지 불러올 수 있다"고 비난했다.

이들은 또 "국민의 불안과 우려가 큰데도 정부는 최소한의 안전과 검증 장치 조차 마련하지 않은 채 수입업자와 상인들의 판매를 허용했다"며 "이는 국민을 기만하고 미국산 쇠고기의 유통을 기정사실화하는 꼼수를 부리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에이미트는 시민단체의 항의에 따라 오후 2시께 영업을 일시 중단했다가 1시간30분 만에 다시 미국산 쇠고기 판매를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박 대표가 시민단체 관계자들과 잠시 설전을 벌이기도 했으나 박 대표는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고 고기도 안전하다"며 영업을 재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