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만일 길게 볼 수 있다면 돼지 파동이나 배추 파동 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돼지 값이 올라갔다고 또는 배추 값이 올라갔다고 너도나도 다른 것 다 치우고 돼지 치고 배추 심으니 다음해엔 가격이 폭락하여 망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길게 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우선 눈 앞에 보이는 것 같은 이익을 과감히 포기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게 잘 안 된다. 옆에 사람이 큰 돈 벌고 있는데 그것을 따라 하지 않고 자기만 홀로 다른 걸 한다는 것이 불안하기도 하다.
사실 돈을 벌 기회는 누구에게나 언제나 열려 있다고 보아야 한다. 다만 당장의 이익에 눈이 가리워 그런 기회를 보지 못하기 때문에 지나간 기회를 쳐다보며 자신은 운이 없다고 생각할 뿐이다.
IMF 위기 때 주식 값이 사정없이 떨어지는 것을 보고 필자는 “온 국민의 주주화”를 이룰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하고 주식을 사라고 주위에 권유했었다. 경제는 사이클이기 때문에 호황과 불황이 있기 마련이고 기업은 생물이기 때문에 스스로 생존을 위해 살길을 찾을 것이며 무엇보다도 대한민국이 정말로 폭삭 망할 리가 없다는 최소한의 믿음만 있어도 주식을 살 수 있었을 것이다. 결국 외국 자본들만 들어와서 주식을 사고 엄청난 돈을 벌어 가지고 갔다.
국가 경제에서 기업의 역할이 중요하므로 친 기업정책은 환영할 만 하지만 길게 보아서 성공을 굳히려면 세 가지가 필수적이다.
첫째 기업과 국민의 이해가 일치 되어야 한다. 기업이 돈을 벌면 국민도 돈을 벌 수 있도록 연결성이 있어야 한다. 그렇게 되려면 기업의 주식이 국민에게 골고루 퍼져 있어야 한다.
두 번째로 경영진의 도덕성이 높아져야 한다. 기업이 벌어 놓은 돈을 비자금으로 조성하여 빼돌리거나 실적이 좋지 않은 경영진이 계속 눌러 있지 않아야 한다. 또한 주식을 가지고 가격 조작을 하거나 내부 정보를 이용해 폭리를 취하는 행위 등은 모두 기업인들의 도덕성이 마비되어서 생기는 일이다. 관련 법령과 처벌이 제대로 작동하도록 만전을 기해야 한다.
셋째로 기업이 배당을 제대로 해야 한다. 조사에 의하면 은퇴하는 사람들이 제일 선호하는 것이 부동산을 마련하여 정기적으로 세를 받으며 사는 것인데 그 이유는 무엇보다 안정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기업이 장기적으로 정당한 배당을 끈기 있게 하여 배당성향을 예측 할 수 있게 해준다면 은퇴자들이 주식에 투자하여 그 배당금으로 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점점 고령화 되어 가는 시대에 재력있는 은퇴자들의 돈을 기업으로 유치하는 좋은 방법이 된다.
길게 보려면 지금의 정권도 당장의 이익이나 인기를 희생해야 한다.
기업이 잘 되어 고용을 늘이고 이익을 많이 내서 국가 재정에 기여하는 일도 결국은 국민의 주머니가 두둑해져야 지속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