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의 한 초등학교와 부산의 한 여자중학교에서 학생 수십여명이 집단 설사 증세를 보여 보건 및 교육 당국이 진상 파악에 나섰다.
지난해 6월 수도권 소재 35개 학교에서 약 3000명의 노로바이러스로 인한 유사 식중독 환자가 발생한 지 채 1년도 안 된 시점이다.
대형 급식사고 재발을 막는 길은 지금부터라도 각급 학교와 당국이 식자재 관리 및 위생 점검에 만전을 기하는 것밖에는 없다. 사후약방문식 일 처리가 되풀이돼선 안 된다.
사고 예방은 정확한 원인 규명부터 시작해야 한다. 서울 노원구의 한 초등학교는 지난 17일과 18일 44명이 설사와 구토 증세를 보였는데 당국은 학교가 직영하는 급식이나 1주일 전 다녀온 수련회에서 먹은 급식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부산의 경우 33명이 수련회에 갔다온 뒤 18일 발병한 것으로 알려졌다. 집단 수련 행사 시설에 대한 위생 점검이 강화될 필요가 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수련 행사에서 발생한 집단 급식사고는 지난해 1건, 환자 16명에 불과했으나 올해 들어서는 이 달 초순까지 11건, 456명으로 급증했다.
당국은 수련원 등에서 부적절한 지하수를 식수나 조리용수로 사용하다가 노로바이러스 감염이 일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지하수 검사 때 장염을 일으키는 노로바이러스 오염 여부를 법적 조사항목으로 추가하는 등 대책을 강구해야겠다. 올해 발생한 130여건의 집단 식중독 중 32%가 노로바이러스에 의한 것이다.
학교 급식도 철저히 재점검해야 한다.
역학 조사 결과 노원구 초등학교의 집단 식중독 증세가 학교 급식 때문인 것으로 밝혀질 경우 문제는 심각하다. 이 학교는 사립으로 이름이 알려져 있으며 오래 전부터 직영 급식 체제로 운영해왔다고 한다.
이런 학교에서 위생 문제로 급식 사고가 일어났다면 다른 학교는 어떨까하는 우려를 떨칠 수 없기 때문이다. 작년 사상 최악의 학교 급식 사고 발생 후 많은 학교들이 위탁 급식에서 직영 급식으로 바꿨거나 전환 중이다.
그러나 직영 급식이 더 안전하다고 장담하기는 어렵다. 초ㆍ중ㆍ고교 1만여 학교 중 직영급식 학교는 9000여개(85%)이지만 위탁급식 학교는 1000여개일 뿐이다.
직영 급식 학교에서 사고가 터질 가능성이 높다는 말이다. 교육 당국과 일선 학교, 학부모가 식자재 관리 및 작업 위생, 세척ㆍ소독 등에 더욱 신경을 쓰는 것만이 사고를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식중독은 더운 여름철에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요즈음에는 급식이 늘어나면서 계절을 가리지 않는 환자들이 발생하고 있다.
특히 한 여름보다도 위생에 대한 주의가 떨어지는 5월에 식중독이 증가할 우려가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에 따르면 2006년 식중독 발생 환자 가운데 절반이 4∼6월에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식중독을 예방하려면 무엇보다 음식과 물이 오염되지 않도록 해야 하고 음식을 다루는 사람은 손과 기구를 청결히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개인이든 집단이든 식중독에 걸리지 않으려면 스스로 깨끗이 하는 게 최선임을 명심해야겠다. 또한 학교나 관련 업체가 급식 안전 불감증에 걸리지 않도록 불량 식자재 사용 및 위생관리 미흡, 특히 사고 은폐나 축소에 대해서는 엄벌에 처해야 할 것이다. 안전 급식에는 많은 비용이 드는 만큼 정부 차원의 지원도 함께 병행돼야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