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명한 색깔과 아삭아삭 씹히는 촉감이 좋은 피망. 최근 들어 카로틴과 비타민 C가 많이 들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채소 중에서도 단연 으뜸인 붉은 피망(파프리카)에 대한 관심과 소비량이 부쩍 늘었다.
또한, 카로틴의 일종인 붉은 색소(캡산틴)에 암 예방성분이 함유되어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더욱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캡산틴·비타민 C·E 풍부
붉은 피망은 카로틴 성분 때문에 산뜻한 색깔을 띠는데, 그 함유량은 먹을 수 있는 부위 100그램당 1100마이크로그램이다. 이것은 청피망의 400마이크로그램, 노란 피망의 200마이크로그램과 비교해도 크게 차이가 나며, 전체 채소 중에서도 상위그룹에 속한다.
붉은 피망에는 붉은색 카로틴인 캡산틴이 많은데, 이것이 암을 억제하는 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실험 결과 밝혀졌다.
도쿠다 조수 연구팀은 캡산틴과 피부암의 관계를 조사했다. 실험용 쥐 60마리를 4그룹으로 나누고 피부암을 발생시킨 후, 1그룹은 그대로 놔두고 2, 3, 4그룹은 캡산틴 3종(캡산틴, 캡산틴3에스테르, 캡산틴3-2에스테르)을 각각 같은 농도로 도포했다.
20주 후에 쥐 1마리당 피부암의 개수를 비교하였더니, 1그룹은 9개, 2그룹은 7개, 3그룹은 6.3개, 4그룹은 5개였다.
“캡산틴은 항산화작용이 강하기 때문에 암 억제에 도움이 되죠. 또한 같은 캡산틴이라도 에스테르화쪹가 이루어진 쪽이 피부에 잘 흡수되기 때문에, 피부암의 억제효과가 높다”고 도쿠다 씨는 발표했다. 그리고 염증이나 간염과 관련된 또 다른 실험에서도 캡산틴이 암 억제효과를 나타냈다고 덧붙였다.
붉은 피망에는 비타민 C와 비타민 E도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다.
비타민 C와 비타민 E는 함께 항산화작용을 하여 세포나 유전자가 해를 입지 않도록 하고, 발암도 억제하는 것으로 보인다.
붉은 피망은 비타민 C가 100그램당 170밀리그램으로 채소 중에서 으뜸이다. 1개(150그램)를 먹으면 성인의 일일영양소기준치(100밀리그램)에 충분하다.
더군다나 다른 채소에는 별로 함유되어 있지 않은 비타민 E도 100그램당 4.3밀리그램이 들어있다. 비타민 E의 일일영양소기준치는 성인 남성의 경우 10밀리그램, 성인 여성의 경우 8밀리그램이기 때문에 붉은 피망 1개로도 상당한 양을 섭취할 수 있다.
기름조리 캡산틴 흡수율 높여
붉은 피망은 전체적으로 팽팽하고 색깔이 짙으며 꼭지의 단면이 촉촉한 것이 신선하다. 맛은 크기와 별 상관이 없으니 용도에 맞는 크기를 선택하면 된다.
캡산틴과 비타민 E는 가열해도 성분이 변화하지 않고 물에도 녹지 않는다. 그러나 비타민 C는 열에 약하고 물에도 쉽게 녹는다. 또한 캡산틴은 기름과 함께 조리하면 흡수가 잘 된다. 이런 점에 비춰볼 때, 발암 억제효과를 기대한다면 붉은 피망은 기름과 함께 날것으로 먹을 수 있는 샐러드로 준비하는 것이 가장 좋다.
붉은 피망은 온도나 습도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으므로 냉장고의 야채실에 보관하면 된다. 단, 비닐봉지에 넣거나 신문지에 싸서 건조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매운맛 가열하면 단맛되는 이유는?>
고추와 피망의 매운맛은 캡사이신 성분 때문이다. 매운맛을 내기는 마찬가지지만 마늘은 알리신, 양파는 황화프로필알릴과 황화알릴이 주요 성분이다.
원래 마늘과 양파에는 단맛을 내는 당류가 들어있는데, 자극적인 매운맛과 냄새에 가려 있다가 가열되면 그 성분들이 날아가므로 단맛을 느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 에스테르화
산을 에스테르로 변하게 함. 또는 그런 조작. 진한 황산 따위를 촉매로 하여, 산과 알코올을 직접 반응시켜 물을 제거하는 방법.
(자료제공=도서출판 전나무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