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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향자 교수의 건강 코디 - 향긋 쌉쌀한 비타민의 보고 ‘달래’

입춘도 지나가고 이제는 완연한 봄을 알리는 신호들이 여기저기에서 들려오고 입맛마저 봄기운이 돋는 봄나물이 은근히 기다려지는 계절이다.

정말 어디론가 여행이라도 간다면 좋을 날씨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모두들 일에 얽매어 있는 현실이 그 마음을 충족시켜주지 못하니 몸은 노곤해지고 지치기 마련이고… 이럴때 무거운 몸을 가볍게 깨워줄 무언가를 찾게 되는데 바로 봄기운과 내음이 넘쳐나는 봄나물이다.

달래, 냉이, 두릅 등 이때쯤이면 한창인 봄나물에 고추장 한 숟갈 떠 넣고, 참기름으로 향 떠 넣고 쓱쓱 비벼 먹으면 이보다 더 좋은 활력소가 어디 있을까?

잃어버린 입맛과 춘곤증 예방에 즉효라 하여 봄이 찾아올 때면 흔히들 찾는 봄나물, 그 중 달래는 비타민의 보고라고 할 정도로 춘곤증 예방에 효자 노릇을 한다.

달래에 풍부한 비타민 B1인 티아민은 탄수화물의 포도당을 에너지원으로 전환시켜 대뇌를 자극하여 뇌 활동을 활발하게 하는 역할한다.

또한 달래에는 피로회복의 대명사, 피와 정신을 맑게 하여 졸음퇴치에 좋은 비타민 C의 함유량까지 아주 높아 춘곤증에 아주 특효라고 할 수 있다.

게다가 봄나물의 경우 생으로 먹기 때문에 비타민 손실을 최소화 할 수 있다고 볼 수 있으므로 달래에 들어있는 비타민을 손실 없이 거의 섭취할 수 있다고 보면 된다.

또한 달래에는 단백질, 칼슘, 철분이 골고루 들어 있으며, 달래에 풍부한 칼륨은 몸속의 나트륨과 결합하여 밖으로 배출되므로 염분 과다섭취로 인한 성인병을 예방하니 음식을 짜게 먹는 편인 우리나라 사람들 식단에 좋다고 할 수 있다.

달래는 절에서는 수도정진을 하는 스님들은 절대 먹을 수 없는 5가지 채소, 오신채 중에 하나이다.

이것들은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성적 에너지를 강화하는 효능이 있어 음욕과 성내는 마음을 다스리기 힘들어 진다라고 하여 금욕의 채소가 되었다. 그러나 같은 이유로 속세 사람들에게는 훌륭한 스태미너 식품이 된다고 보면 된다.

달래는 지방에 따라 나생이, 달롱, 달롱게 라고도 불리우며 한자로는 ‘산산’(山蒜 : 산에서 나는 마늘), ‘야산’(野蒜 : 들마늘) 이라고도 한다. 한방에서는 달래의 비늘줄기는 소상이라는 약재로 쓰는데 비장과 신장 기능을 도와주며 빈혈이나 기혈순환을 도와준다.

‘본초습유’라는 의서에는 “달래는 적괴(암이나 종양 같은 것)를 다스리고 부인의 혈괴(부인과 계통의 종양이나 어혈 응어리)를 다스린다” 고 전한다.

남성들의 정력증진에도 효험이 있어 예로부터 임금님께 바치던 나물이라고도 한다.

또한 불면증, 장염, 위염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스트레스로 잠이 오지 않거나 기력이 떨어지면서 피로감을 많이 느끼는 경우에도 달래를 먹으면 효과적이다.

줄기와 수염뿌리째 잘 씻어 말린 후에 소주에 넣고 공기가 들어가지 않게 밀봉한 다음 두세달쯤 지나 마시면 신경안정과 정력증진, 원기회복에 좋은 약술로도 이용할 수 있다. 식도암, 자궁출혈, 월경불통에는 생 뿌리를 먹거나 태워서 먹으면 좋다.

그러나 달래는 성질이 따뜻하고 매운맛이 강하기 때문에 체질적으로 열이 많거나 열성 안질 또는 구내염으로 고생하는 사람, 위장이 약한 사람은 많이 먹지 않도록 주의한다. 반대로 손발이 차거나 냉한 체질인 사람은 건강유지에 도움이 된다고 볼 수 있겠다.

그리고 달래의 매운맛은 알리신이라는 성분 때문인데, 마늘의 성분과 약효를 닮았다고도 하지만, 다른 점은 달래는 알카리성 채소인데에 비해 마늘은 산성이라는 점이다.

날로 먹어도 큰 부작용은 없으나 건강을 위한다면 맹목적으로 많이 먹기보다 자제하여 먹는다면 아무 문제가 없다고 할 수 있다.

달래가 봄의 나물로써 인기가 있는 까닭은 아마 달래가 가지고 있는 독특한 향 때문이 아닐까 한다. 이 향은 식욕을 돋우고, 소화액 분비를 촉진시키는 역할을 하여 이른 봄 떨어진 입맛을 되찾아 주기 때문에 입맛을 잃기 쉬운 봄철의 안성맞춤이라 하겠다.

이때에는 달래에 식초를 넣어 먹으면 비타민 손상을 줄여 최상의 영양분을 섭취할 수 있으니 봄철, 입맛을 돋우어 주는 달래를 구수한 된장국에도, 초장에 무쳐 먹거나 샐러드로도 이용해 먹는 것도 별미일 것이다.

무엇을 먹는가는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는데 중요한 문제 중 하나로 거듭나왔다. 예전에는 생각지도 못한 일이겠지만, 이제는 달래는 산야를 돌아다니며 캐어 먹던 봄나물에서 이제는 꿋꿋이 우리 곁의 건강 봄나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봄나물 달래로 풋풋한 밥상을 차리고 아이들과 옛 추억을 떠올리며 가까운 곳으로 나가 봄나물 한번 캐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