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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백질 0.5g짜리 음료?” 고가 ‘먹는 알부민’ 기만광고 논란

“계란 1알의 14분의 1 수준”...단백질 0.5~1g 그쳐
면역력·기력 회복 강조…의료계 “과학적 근거 없다”
고령층 피해 59% 집중…식약처·공정위 관리 강화 요구

 

[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시중에서 한 병당 수천 원에서 만 원대에 팔리는 '먹는 알부민' 제품. 그러나 영양성분표를 살펴보면 실제 단백질 함량은 약 0.5g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계란 한 알에 든 단백질(약 7g)의 약 14분의 1 수준이다. 이처럼 의학적 효능이 없는 일반식품임에도 피로 회복과 면역력 증진 등을 내세워 소비자 오인을 유도하고, 의료인까지 광고에 등장하는 사례가 늘면서 규제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18일 본지가 시중에서 판매 중인 주요 ‘먹는 알부민’ 제품의 영양성분을 분석한 결과, 제품의 실체는 영양 보충 식품이라기보다 일반 음료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가정의학과 전문의 오한진 박사를 내세워 2,500만 병 이상 판매된 ‘백세 알부민’과 대원제약의 ‘알부민킹’ 모두 1병(33g)당 단백질 함량이 0.5g 수준에 그쳤다. 이시형 박사의 ‘알부민 플래티넘’ 역시 1g 수준에 머물렸다.

 

업체들은 ‘알부민 복합물 97%’ 또는 ‘97.5%’라는 문구를 강조하고 있지만 이는 원료의 배합 비율을 의미할 뿐 실제 영양성분과는 차이가 있다. 성인 하루 단백질 권장 섭취량과 비교하면 해당 제품의 단백질 함량은 미미한 수준이며, 일반적인 단백질 공급원과 비교해도 영양 기여도가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계란 한 알(단백질 약7g)과 비교하면 일부 제품은 여러 병을 섭취해야 동일한 수준의 단백질을 얻을 수 있는 셈이다. 가격 면에서는 계란 한 알(약 400원) 대비 수십 배 비싼 비용을 지불하고도 영양학적 효용은 크지 않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해당 제품들은 ‘건강기능식품’이 아닌 ‘혼합음료’로 분류돼 기능성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지 못한 일반식품이다.

 

의료계는 ‘먹는 알부민’이 체내 알부민 수치를 높인다는 광고 자체가 과학적 근거가 없다고 지적한다. 알부민은 간에서 합성되는 혈장 단백질로 체내 수분 균형 유지와 물질 운반에 관여하지만 식품으로 섭취할 경우 소화 과정에서 아미노산으로 분해되기 때문에 혈중 알부민 수치가 직접 증가하지는 않는다는 설명이다.

 

대한의사협회는 “먹는 알부민이 주사제와 동일한 효과를 낸다는 광고는 소비자 기만”이라며 강한 유감을 표했다. 특히 일부 유명 의사들이 광고 모델로 참여하는 이른바 ‘쇼닥터’ 행태에 대해 윤리위 회부 등 강력한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의료계 내부에서도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미래의료포럼 주수호 대표는 “의사라는 권위를 이용해 소비자를 현혹하는 비윤리적 행위”라고 지적하며 자정 노력을 촉구했다. 그는 “알부민은 일부 환자에게 정맥주사로 투여될 때만 의학적 의미가 있다”며 “경구 섭취로 효과가 있다는 주장은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고 강조했다.

 

소비자단체도 대응에 나섰다. 한국소비자연맹은 지난 13일 ‘먹는 알부민’ 광고가 허위·기만 표시광고에 해당할 소지가 있다며 공정거래위원회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신고서를 제출했다.

 

소비자 피해 역시 증가하는 추세다. 1372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관련 상담 226건 가운데 59.4%가 60세 이상 고령층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광고의 사실 여부를 판단하기 어려운 고령층의 건강 불안을 자극한 결과로 풀이된다.

 

동국대 가정의학과 오상우 교수는 “고가의 알부민 제품을 찾기보다 계란 등 양질의 단백질 식품을 섭취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라며 “경구 섭취로 알부민 수치를 높인다는 주장은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논란 속에서도 업체들은 '리포좀 제형 기술' 등을 적용해 흡수율을 높였다고 강조하며 라인업을 확장하고 있다. 대원제약은 최근 인체 세포막 구조와 유사한 인지질로 감싸 체내 전달력을 높였다는 '리포좀 알부민킹'을 출시했다.

 

이번 논란은 일반식품 광고 규제의 한계를 드러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일반식품은 질병 치료·예방 효과를 직접 표방할 수 없지만 성분의 기능을 강조하는 방식으로 사실상 효능을 암시하는 광고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의사협회는 “식약처가 온라인 플랫폼과 SNS 광고까지 포함해 보다 엄정한 관리·감독을 시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소비자연맹 역시 표시·광고법 위반 여부 조사와 함께 홈쇼핑 및 온라인 건강식품 광고에 대한 전반적인 관리 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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