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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로컬푸드 스토리] 70년 전통 포천 이동갈비…K-미식 관광의 심장이 되다

군 장병 허기 달래던 '쪽갈비'서 K-푸드 대표주자로
한우 농가·정육점·식당 결합한 지역 상권 모델
쿠킹쇼부터 워킹투어까지…미식 관광 거점으로
식당가 골목 넘어 선물세트·푸드테크 유통망 구축

[푸드투데이 = 노태영기자] 지역의 맛은 곧 그 땅의 정체성이다. 같은 김치라도 산지에 따라 염도와 숙성 방식이 다르고, 같은 국밥이라도 육수와 고기, 양념의 배합에 따라 전혀 다른 이야기를 품는다. 골목의 작은 식당에서 시작된 한 끼, 제철 농축수산물로 차려낸 밥상, 세대를 거쳐 내려온 손맛에는 그 땅의 기후와 역사, 산업 구조, 주민의 삶이 응축돼 있다.

 

표준화된 프랜차이즈 메뉴가 일상이 된 시대, 소비자는 이제 ‘어디서나 같은 맛’이 아닌 ‘그곳에서만 가능한 맛’을 찾는다. 이는 로컬이 다시 경쟁력이 되는 시대임을 방증한다.

 

푸드투데이는 창간 24주년을 맞아 ‘K-로컬푸드 여행’ 시리즈를 통해 전국 각지의 대표 농산물·축산물·수산물과 이를 활용한 향토음식을 조명한다. 산지 생산 현장과 가공·유통 구조, 외식업계의 메뉴 전략, 지자체의 먹거리 정책까지 입체적으로 분석해 단순한 맛집 탐방을 넘어 지역 먹거리 생태계를 짚는다. 로컬푸드가 지역경제 활성화와 관광 콘텐츠 확장, 청년 창업, 푸드테크 접목으로 어떻게 진화하고 있는지 현장의 목소리를 통해 살펴본다. <편집자주>

군인들의 '쪽갈비', 전국구 명성을 얻다

 

수도권 동북부에 위치한 포천시(시장 백영현)는 서울에서 차로 약 한 시간 거리의 인구 14만 명 규모 도시다. 군사 요충지로 알려져 있지 미식 키워드로 접근하면 단연 ‘포천 이동갈비’가 먼저 떠오른다. 포천 이동갈비는 단순한 지역 음식이 아니라 지역 축산업과 외식 상권, 관광을 결합한 대표적 로컬푸드 모델로 자리 잡고 있다.

 

이동갈비의 탄생은 1950년대 후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동면 일대 군부대 장병과 면회객들을 대상으로 값싸고 푸짐한 고기를 제공하던 식당들이 그 시초다.

 

당시 주머니 사정이 가벼운 군인들을 배불리 먹이기 위해 갈빗대를 잘게 자른 이른바 ‘쪽갈비’ 10대를 1인분으로 구성한 것이 이동갈비만의 독특한 형태가 됐다. 1980년대 들어 등산객들의 입소문을 타며 전국적 명성을 얻은 이동갈비는 참나무 숯불의 향과 과일을 듬뿍 넣은 양념, 그리고 톡 쏘는 이동막걸리와의 환상적인 페어링으로 대한민국 대표 외식 메뉴가 됐다.

단순한 외식 넘어 '미식 관광'의 거점으로

 

현재 포천 이동갈비는 단순한 지역 음식의 범주를 넘어 지역 경제를 지탱하는 핵심 축으로 자리 잡았다. 지난해 10월 개최된 ‘포천 이동갈비 쿠킹쇼’는 이동갈비를 활용한 음식관광 콘텐츠 발굴과 브랜드 가치 제고를 목표로 기획됐다. 사전 신청을 통해 선정된 20개 팀이 셰프와 함께 이동갈비 응용 요리를 배우는 프로그램에 참여했으며, 약 200명의 관람객이 현장을 찾아 지역 미식 콘텐츠에 대한 관심을 확인했다.

 

포천시는 관광 포털과 안내 책자를 통해 이동갈비 마을을 대표 미식 방문 코스로 소개하며 먹거리 기반 관광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아울러 1970년대 정취가 남아 있는 이동갈비 골목을 배경으로 ‘시간여행 워킹투어’를 기획하고, 이를 명성산 억새꽃 축제와 연계해 관광객의 체류 시간을 늘리는 체류형 관광 모델을 추진 중이다.

오프라인 식당에서 'K-푸드' 선물세트로

 

이동갈비 골목의 식당들은 이제 매장 영업에만 머물지 않는다. 자체 양념 소스 개발과 위생적인 가공 시스템을 도입해 온라인 마켓과 대형마트 선물세트로 유통망을 넓히고 있다. 이는 지역 농축산물의 판로 확대뿐만 아니라 '포천'이라는 도시 브랜드를 전국 가정의 식탁으로 배달하는 효과를 낳고 있다.

 

포천시 관계자는 "포천 갈비는 우리 시의 소중한 자산이자 로컬푸드 경쟁력의 핵심"이라며, "앞으로 갈비를 활용한 디저트 개발, 푸드테크 접목 등을 통해 이동갈비의 가치를 높이고 미식 관광 도시로서의 위상을 굳건히 하겠다"고 밝혔다.

 

포천갈비는 특정 지역 한우 문화를 기반으로 출발했지만 이제는 외식·관광·로컬푸드 산업 전반과 연결된 지역 브랜드로 진화했다. 한 접시의 이동갈비는 지역 축산업의 판로이자 외식 상권의 경제 기반이며, 관광객의 체류 동기를 높이는 문화 자산으로 기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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