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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국 떠나는 건기식…편의점·다이소서 ‘소포장·가성비’ 승부

슬로에이징·헬시플레저 트렌드에 소분형 건강기능식품 수요 급증
CU·GS25·다이소 잇단 진출…접근성 앞세워 체험형 소비 시장 공략

 

[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건강기능식품(건기식) 시장에 ‘소용량·가성비’ 바람이 불고 있다. 유통 채널도 기존 약국과 전문몰 중심에서 벗어나 편의점과 다이소 등 생활밀착형 매장으로 확대되고 있다. 근거리 쇼핑과 체험 중심 소비, 그리고 헬시플레저(건강을 즐기는 소비)·슬로에이징(저속 노화) 트렌드가 맞물리며 건기식의 일상 소비가 본격화되고 있는 것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편의점 업계는 소용량·가성비 전략을 앞세워 본격적인 건기식 시장 공략에 나섰다. CU는 지난달 28일부터 전국 6000개 점포에서 종근당, 동화약품과 협업한 제품 11종의 판매를 시작했다. 여성 건강, 눈 건강, 멀티비타민 등 다양한 기능성 제품으로 구성됐으며, 전 제품은 10일분 소포장 형태에 가격은 5000원 이하로 책정됐다. 이는 CU 전체 점포(약 1만8600곳) 중 약 32%에 해당한다.

 

CU 관계자는 “건강을 즐기는 소비 트렌드와 가성비 니즈가 맞물리면서 초기 반응이 긍정적”이라며 “근거리 쇼핑 채널로서의 편의점 강점을 적극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GS25도 전국 5000여 점포에서 유산균, 루테인, 오메가3 등 30여 종의 건기식을 판매하고 있으며, 오는 9월부터는 수입 프리미엄 제품과 국내 제약사 신제품을 추가해 라인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가격대는 2000~6000원 수준으로, 소비자 접근성을 높였다. 세븐일레븐과 이마트24도 하반기 중 건기식 도입을 목표로 가맹점 수요를 조사 중이다.

 

 

생활용품 전문점 다이소는 가성비 건기식 유통의 선도 채널로 꼽힌다. 지난 2월부터 제약사 3곳과 협업해 30여 종의 제품을 3000~5000원에 시범 판매한 결과, 현재는 700여 개 점포에서 50여 종까지 확대한 상태다. 협업 제약사도 7곳으로 늘었다. ‘저가·소포장·체험형’ 전략이 주효하며 구매 장벽을 낮춘 것이 특징이다.

 

이처럼 유통 채널이 확대되고 진입장벽이 낮아진 만큼 복용 안전성에 대한 우려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약사 없이도 간편하게 구매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면서 성분 중복, 오남용, 부작용 가능성에 대한 경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대한약사회는 “기능성 제품이라도 개인의 체질이나 복용 목적에 따라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며 “성분 정보를 확인하고 복용 여부를 판단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에 따르면 국내 건기식 시장 규모는 2024년 기준 6조440억원으로, 2019년(4조8936억원) 대비 23.5% 성장했다. 기존 약국 유통 제품이 1개월 이상 대용량·고가 위주였다면 최근 확산되는 편의점·다이소 제품은 1~2주 단위 소포장, 5000원 이하 저가 제품이 주를 이룬다.

 

실제로 유통 채널의 변화는 매출에도 반영되고 있다. CU의 연간 건강식품 매출 증가율은 2021년 5.3%에서 2024년 137.2%로 급등했으며, 올해 상반기(1~6월) 기준으로도 전년 동기 대비 85% 증가했다. GS25 또한 2025년 상반기 건강지향 일반식품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98.6%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건기식 유통이 약국, 온라인, 홈쇼핑을 넘어 다이소·편의점까지 확장되며 새로운 유통 플랫폼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소비자들은 약사 없이도 저렴하고 간편하게 구매할 수 있는 채널을 선호하지만 오남용 우려도 있는 만큼 법·제도 정비와 소비자 교육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