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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식품광고를 보면 시대가 보인다(1)]코카콜라를 마시는 80년대 오피스걸 심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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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투데이 = 조성윤기자] 아담하고 순종적인 여자가 여성성의 완성이던 1980년대 후반, 큰 키에 오피스룩, 직장 동료인 남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당찬 커리어우먼인 그녀는 매력적이다. 뿌리깊은 남성우월사상을 그린 드라마 '아들과 딸'이 1992년 방송됐지만 이 광고는 무려 4년 전에 만들어졌다.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하거나 경리나 비서처럼 남성을 보조하는 역할이 아닌 동료 혹은 선배, 동등한 위치 그 자체이다. 그들은 남자의 월급에 집착하지 않고 스스로 본인들의 입을 책임지고 솔직한 생각을 말하는 진보적이고 주체적인 여성들이다.  

 

어느 시대보다 주체적인 커리어우먼으로 분한 심혜진은 옆자리에 앉은 남자동료의 얼굴을 팔꿈치를 툭툭치고 오피스룩 차림으로 야구를 하고 남자들을 바닥에 엎어친다. 뿐만 아니라 업무 중 남자동료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등을 돌리며 '알았들었으니 그만'이라는 제스처로 손가락을 살랑살랑 흔든다. 어울리는 남자동료들도 모두 그 시대의 댄디보이지만 당당한 그녀는 그들보다 빛이 난다.

세련된 시티팝에 반복적인 가사와 멜로디지만 코카콜라의 상쾌함과 도시적인 이미지가 더해져 코카콜라의 광고는 큰 인기를 끌었다. 코카콜라처럼 톡 쏘는 매력을 가진 20대의 심혜진은 함께 메인모델이었던 남자 탤런트 이종원을 배경으로 만들며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특히, 남자들의 전유물과 같았던 얼굴을 툭툭치는 장난은 광고의 콘티가 아니라 심혜진의 애드리브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그 당시의 젊은 여성들은 열광했다.

 

일본 코카콜라사의 중개로 한국에 1970년대에 코카콜라의 공장이 건설된 인연을 계기로 이 광고는 코카콜라 아시아 캠페인의 일환으로 음악과 콘셉트를 동일하게 광고작업을 했다. 일본 코카콜라의 메인 모델은 마츠모토 타카미도 코카콜라의 청량함을 표현해 우리나라의 심혜진만큼이나 일본 내에서 큰 인기를 얻었다.

 

일본의 광고는 80년대 버블경제의 이면을 보여준다. 일본 코카콜라의 광고는 I Feel Coca Cola라는 슬로건으로 일본인이 그리워하는 풍요와 여유가 넘치는 그 시절을 그리고 있다.

일본의 코카콜라 광고도 회사와 휴식, 고향, 마츠리 등 다양한 테마로 제작됐다. 길거리를 걷고 수영을 하고 자전거를 타면서도 시종일관 코카콜라를 마시는 즐거운 여우로운 일본인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당시 일본이 어떤 모습을 지향하고 동경했는지를 보여준다.

 

당시 일본이나 한국은 콜라와 사이다가 유입되던 1950년 초기만 해도 먹고 사는 문제가 급하던 시절이었고 탄산은 소풍이나 여행길에서나 마실 수 있는 고급음료에 속했지만 코카콜라의 광고 캠페인은 코카콜라를 평범한 일상으로 편입시키는데 성공했다.

 

한국의 코카콜라는 '난 느껴요' 캠페인으로 마케팅에 성공하며 칠성사이다의 인기를 위협할 정도였다. 하지만 코카콜라를 비롯한 탄산과 여러음료가 성장한 시점은 1990년대다. 서울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한 직후 고도 성장기라 음료소비가 증가했다. 또, 캔 커피와 스포츠음료 등 다양한 음료가 본격적으로 등장했다. 수많은 종류의 음료와 수입 브랜드들이 각자의 개성을 유지하며 공존하는 그야말로 ‘음료 춘추전국시대’였다.

일본의 '버블'만큼은 아니지만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 후반까지의 시간은 지금보다 확실히 활력과 희망이 넘치는 시기였다. 부자와 중산층 등이 한 동네에 공존할 수 있었다. 누구나 힘든 시절을 참고 노력하면 중산층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이 있기에 재산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신분의 차이는 없었다.

 

남학생과 동등한 학력을 가져도 직업을 가지지 못한채 감자국을 끓이고 가정생활만 돌보던 그 많던 소녀들. 남정희 시인은 1997년 '그 많던 소녀들은 어디로 갔는가'로 여학생들의 사회진출 부재에 대해 통탄했다. 이 시가 발표되기 전인 1988년. 무려 10년 전 살아남은 소녀인 심혜진은 이지적이고 세련된 콜라처럼 똑 쏘는 여자로 성장했다. 멋진 남자도 뭔가 모자르게 보이는 그 여자가 마시는 코카콜라.

 

22년이 지난 지금도 코카콜라와 심혜진은 긍적적으로 재평가 받고 있다. 2020년 현재 방송되는 광고의 모델과 스토리를 20년이 지난 미래에 어떻게 평가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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