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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트렌드] "비만, 코로나19에 취약"...유럽, 정크푸드 규제 강화

오후 9시 이전 TV 광고 금지, 식당 메뉴판에 칼로리 표기 의무화, 1+1 세일 금지

 

[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영국 정부가 비만 인구를 줄이기 위해 오후 9시 이전 TV에서 정크푸드 광고를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할 방침이다.


19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KATI에 따르면 영국의 보리스 존슨 총리는 지난 7월 27일 새로운 정크푸드 규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규제의 골자는 지방·설탕·소금이 많이 함유된 식품의 TV 광고 오후 9시 이전 송출을 금지하고, 식당 메뉴판에 칼로리 함량 표기를 의무화하고, 건강하지 못한 식품의 1+1 세일 행사를 금지한다는 것이다. 비만 인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취약하다는 점이 이번 규제 도입에 큰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은 이미 2018년 음료에 함유된 당분이 높을수록 높은 세금을 부과하는 ‘설탕세’를 도입해 음료 제조 업체들이 스스로 제품의 설탕 함량을 대폭 줄이게 한 바 있다. 프랑스, 노르웨이, 아일랜드, 헝가리 등 10여 개의 유럽 국가들도 설탕세를 부과하고 있고 이탈리아는 오는 10월부터 설탕 음료에 대한 과세를 시행할 예정이다.


이러한 추세에 발맞춰 식품 제조 업체들은 자발적으로 식품의 설탕과 지방, 소금 등 과다 섭취 시 건강에 유해하다고 알려진 성분들과 보존제, 색소와 같은 식품 첨가제의 함량을 줄이고 칼로리를 낮추기 시작했다.


예로 하리보(Haribo), 루띠(Lutti) 등 유럽 대표 제과 업체들은 설탕 함량을 30~50%가량 줄인 제품들을 출시했는데, 감소한 설탕은 옥수수의 천연 섬유질 등 건강한 원료로 대체했다. 


하인즈는 지난해 소금이 전혀 첨가되지 않고 설탕함유를 70%가량 줄인 토마토케첩 제품을 시장에 선보였고 가공식품 전문업체 헤르타(Herta), 플러리 미숑(Fleury Michon)은 육류보존제 아질산나트륨을 첨가하지 않은 육가공 제품군을 새롭게 런칭했다.


식품 성분을 비교하고 선택하는 소비자도 늘고 있다. 식품의 칼로리를 계산해주거나 식품 성분의 위험도를 수치화해주는 어플리케이션들이 이를 돕고 있다.


어플리케이션 ‘유카(Yuka)’가 바로 그 대표적인 예로 바코드를 스캔하면 해당 식품에 함유된 지방, 소금, 설탕, 칼로리, 첨가물의 양과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점수로 계산해서 식품의 안전도를 진단해주는 서비스이다. 점수를 다시 매우좋음·좋음·좋지않음·나쁨 4단계로 나눠 색으로 표현해주는 시스템이다. 제품의 점수가 낮을 경우 더 건강한 대체 상품을 추천해준다.


2017년 프랑스에서 출시된 유카는 3년만에 1600만 명이 넘는 이용자를 가진 대형 어플로 성장했다. 이 중 1200만은 프랑스 내 이용자지만, 벨기에, 스위스, 스페인, 영국 등 타 유럽 국가와 북미에서도 이용자가 증가하는 추세이다.


지난해 프랑스 대형 유통업체 인터막셰(Intermarché)는 PB제품 900여 종의 성분을 재검토해서 142가지의 첨가물의 사용을 중지하겠다고 밝혔는데, 유카가 이 결정에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KATI 관계자는 "유럽에서 식품 안전성과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소비자들이 식품 성분에 더 큰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고 관련 규정도 엄격해지고 있다"며 "설탕·소금·지방이 주 타겟으로 공격을 받고 있지만 보존제, 색소, 향료 등의 식품 첨가물 사용도 점점 줄이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어 "유럽시장에 진출하는 한국 식품도 이러한 트렌드에 대응해 건강에 좋지 않은 성분을 줄이고 좋은 성분을 첨가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