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전북 군산 오골계 농장에서 시작된 조류인플루엔자(AI)가 전국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발생하자 정부는 물론 양계농가가 비상이 걸렸다.
이번 AI는 종식 선언한지 불과 하루 만에, 그 동안 사각지대로 지적됐던 소규모 농장에서 발생해 정부의 안이한 대처가 화를 불렀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번 AI는 오골계 농장에서 시작돼 재래시장과 소규모 농가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는 지난 2008년 4월에 발생했던 AI와 비슷한 양상이다.
주로 겨울철에만 발생하던 AI는 2008년 4월 1일 발생해 5월 12일까지 42일간 전국 19개 시.군에서 발생, 살처분 보상금 638억원 등 총 1817억원의 피해를 남겼다. 당시도 가든형 식당에서 기르던 닭이 재래시장을 통해 전국에 유통되면서 순식간에 확산됐다.
대한양계협회 관계자는 "이번 AI는 지난 2008월 4월에 터졌던 AI하고 유사하게 돌아가고 있다"며 "전통시장을 막지 않으면 큰 파장이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이 관계자는 또 "그동안 소규모 농가는 사각지대나 다름 없었다"며 "정부가 적어도 대규모 농가 주변에 위치한 소규모 농가에 대한 데이타베이스를 구축하고 관리가 이뤄져야 하는데 현재는 전혀 파악이 안돼 있다. 소규모 농가도 신고를 하지 않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AI 확산을 막기 위해 유통경로 파악에 주력하고 있지만 난항을 겪고 있다. 관리 부재로 신속한 대처의 한계를 여실히 드러낸 것이다. 상황이 이렇자 농림축산식품부는 부랴 부랴 지자체와 협조해 100수 미만으로 사육하는 소규모 농가에 대해 수매 도태를 추진하기로 했다.
이번 AI의 시발점인 오골계는 현행법상 닭으로만 구분돼 있을 뿐 '가축으로 정하는 기타동물'에서도 제외돼 있다. 이처럼 관련법의 부재로 현재 국내 오골계 산업 현황파악 조차 되지 않고 있다. 업계 추산으로 연간 1만5000수의 종계가 생산에 가담해 약 150만 수 정도가 사육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을 뿐이다. 이 중 식용은 1만2000여 수로 추정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부분 소규모로 길러져 그 숫자를 파악하기가 어렵다"며 "관리 주체가 불분명해 법령 정비를 통해 기타 가축에 대한 범위를 확대, 오골계에 대한 관리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사각지대에 있는 조류를 컨트롤 할 수 있도록 정부의 개선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면서 "관리 부재로 인한 농가 피해가 없도록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미 AI로 한바탕 홍역을 치른 산란계 농가 역시 바짝 긴장하는 모습이다.
양계협회 관계자는 "산란계, 육계쪽으로 번지면 답이 없다"면서 "협회는 재래시장의 생닭 유통 금지 이행 여부에 대해 점검에 나섰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이번 AI로 지자체에서는 입식을 자제할 것이고 닭 이동을 최소화 시키면 닭고기, 계란 가격 인상은 불가피하다"면서 "(가격 인상)앞으로 확산 추세에 따라 좌우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6월 2일 이후 현재까지 12 농가가 양성(H5/H5N8형) 확인 또는 고병원성으로 확진됐다. 고병원성으로 확진된 농장은 제주2, 군산1, 파주1, 기장1 등 총 5곳이다.
그 외 전북 군산(1농가), 전주(1농가), 충남 서천(2농가), 경남 진주(1농가), 전북 정읍(1농가), 경남 양산(5농가), 울산(2농가)은 현재 까지 검사결과 음성으로 확인됐으며 해당 농가에 대한 추가 정밀검사 등이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살처분된 가금류는 전국 66개 농가에서 17만여수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