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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계탕 대미 수출 어떤 의미 담겼나

우리나라의 대표 전통식품 중의 하나인 삼계탕이 세계 식품시장의 중심지인 미국시장에 진출한다.


삼계탕의 미국진출은 우리나라 축산제품으로는 처음이라는데 의미가 있을 뿐 아니라 세계에서 가장 까다로운 미국정부의 품질 및 식품안전 기준을 통과했다는데도 의의가 크다. 또한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우리의 전통식품이 미국시장을 발판삼아 세계로 진출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다는 점에서도 큰 의미가 있다.

 


삼계탕 대미 수출길 어떻게 열렸나

 

삼계탕 대미 수출은 우리나라에서 생산된 축산물이 역사상 처음으로 미국 시장에 진입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부여받고 있다.


삼계탕의 미국 수출은 지난 2004년 우리나라 정부가 미국 정부에 삼계탕의 수출을 공식 요청한 지 10년만에 이뤄졌다. 그동안 까다롭기로 유명한 미 검역당국의 서면조사, 2차례의 생산시설 현지실사를 거쳤고 그들의 요구사항을 받아들여 제도를 정비하고 시설을 보완해야 했다.


그동안 우리나라 축산물은 신선육이건 가공육이건 일체 미국에 수출되지 못했다.


우리나라 축산물이 세계 최대의 축산물 생산 및 수출국인 미국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도 없었을 뿐 아니라 미국 정부가 요구하는 까다로운 식품안전 조건들을 충족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미국 정부로부터 수입 허가를 받기 위해서는 수출하려는 나라의 법령 및 제도, 검사체계, 도축 및 생산 공정상의 위생조건 등을 미국과 동등하게 할 것을 요구하는 이른바 ‘동등성의 원칙’이라는 장벽을 통과해야 한다. 열처리 축산물인 삼계탕의 미국 수출이 10년이나 소요된 것은 이 동등성의 원칙에 막혔기 때문이었다.

 


미국은 우리나라가 삼계탕 수입허가를 요청하자 2004년 도축 가공 관리, 위생관리, 가축질병 관리, 잔류물질 관리, 이행 , 삼계탕 제조공정 및 위생관리, 관계 법령 등에 대한 70개 세부사항에 대해 서면 질문서를 보냈고 우리나라 정부가 1차 답변서를 보내자 추가 질문서를 다시 보내 우리 정부가 2차 답변서를 또 보내야 했다. 서면조사가 완료된 시기가 2007년이었다.


미 검역당국은 이어 2008년 하림 등 제조업체에 점검단을 보내 6개 항목 (▲정부의 관리감독 체계 ▲법적 권한 및 식품안전관리규정 ▲위생관리 ▲HACCP ▲잔류물질 관리프로그램  ⑥ 미생물검사 관리 프로그램) 및 작업장 시설 및 장비, 실험실, 훈련 프로그램, 작업장 자체 검사업무 등에 대한 실사를 한 뒤 동등성 부적합 판정을 내렸다.


우리 정부의 검역당국과 하림은 TFT를 꾸려 미국 실사단의 지적사항에 대해 보완 작업을 진행했고  2010년 2차 실사에서 비로소 동등성 적합 판정을 받아냈다. 하림은 미 검역당국이 요구한 시설과 운영시스템을 보완하는데만 20억원 이상을 투자했다. 


이후에도 미국 정부는 관련 법령 개정작업에 속도를 내지 않다가 2013년 11월27일에야 관련 법령 개정안을 공시하는 등 절차를 진행하기 시작했다.


미 농무부 산하 FSIS는 ‘대한민국의 가금류 제품 미국수출 가능’ (Eligibility of the Republic of Korea To Export Poultry Products to the United States)이란 제목의 법령(FSIS-2012-0019) 개정안을 공시하고 이해 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에 돌입한 것이었다.


2014년 3월26일 마침내 개정 법령이 공표됐다. 한국의 가금류 제품에 관련된 법과 규정, 검사 시스템, 가공 과정 등을 심사한 결과 미국의 관련 규정과 식품안전 기준 등과 동등한 것으로 판단돼 미국으로 가금류 가공제품 수출 가능 국가목록에 한국을 추가한다는 내용이었다.


개정법령의 시행일은 60일후인 5월27일이었다. 그렇다고 이날부터 곧바로 미국에 우리나라 삼계탕을 수출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잔여 절차의 까다로움도 만만치 않았다. 생산작업장의 등록, 우리나라 검역당국이 대행하는 검역위생증명서의 양식, 포장지의 표기사항 등을 일일이 FSIS와 협의하여 동의를 받아야 했다.


포장지의 표기사항이 최종 확정된 날이 7월 24일이었다. 하림은 포장지 제작 작업을 진행한 뒤 ‘당일 도계 당일 제품화 원칙’에 따라 30일부터 미국 수출용 삼계탕을 생산할 수 있었다. 


삼계탕 대미 수출 어떤 의미 담겼나


한국산 삼계탕의 미국 수출은 단순히 수출 품목 하나가 늘어난 것 이상의 의미가 담겨 있다.


우선 한국의 축산물이 미국에 수출되는 것 자체가 처음이다. 한국의 축산물은 기본적으로 미국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가질 수 없다. 미국의 세계 최대의 축산물 생산국이며 축산육류의 기초 재료라 할 수 있는 사료곡물의 주 생산국이자 수출국이다. 한국은 미국이나 브라질 등에서 사료곡물을 수입하여 만든 사료로 가축을 키우기 때문에 국제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갖기 어렵다.


특히 미국의 닭고기 산업은 그 역사나 규모면에서 세계 일류다. 2013년 기준 생산과 소비량이 세계 1위이며 수출량은 2위(1위 브라질)일 정도로 막강하다. 한국은 매년 상당량의 닭고기를 미국과 브라질 등에서 수입하며 2013년에도 10만톤 이상을 수입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산 닭고기 제품이 미국시장에 진출한 것은 어찌 보면 비정상적이다. 역으로 말하자면 삼계탕은 일반 닭고기 시장에서 요구하는 가격 경쟁력과 다른 차별성을 가진 제품이라는 의미다.


두 번째는 한국의 닭고기 산업이 세계적으로 가장 까다로운 미국의 수준에 이르렀음을 공인받은 것이다. 미국은 수입되는 모든 축산물이 미국의 법령과 검사 시스템, 위생안전 수준과 동일한 상태에서 생산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른바 동등성의 원칙이다. 한국이 미국에 삼계탕 수입을 요청한 것이 2004년. 미국 정부는 무려 10년 동안 한국산 삼계탕의 생산 프로세스는 물론 한국의 검사시스템, 관련 법규 등을 까다롭게 심사하고 미국과 동일성을 갖추도록 요구하고 관철시킨 것이다.


결과적으로 한국산 닭고기는 식품안전과 위생 수준에서 미국의 식품안전검역국이 인정하는 수준에 이르렀음을 세계적으로 인정받게 된 것이다. 미국 시장에 수출할 수 있는 닭고기는 세계 어느 나라의 식품안전 수준도 통과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오바마 대통령이 한국산 삼계탕의 미국 수출을 한미 정상회담에서 언급한 이유도 이러한 배경 때문이다. 미국은 지난 4월 오바마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하면서 삼계탕의 미국수출 허용이라는 선물을 가지고 왔다. 정상회담후 발표한 양국현안 설명문에서 백악관이 삼계탕(Samgyetang)이라는 단어를 공식적으로 사용한 것도 이례적이다.


한국의 정통 삼계탕은 기본적으로 미국 등 외국에서 생산할 수 없는 독특함과 한국의 문화가 담겨있는 식품이다. 미국시장에 진출함으로써 세계화의 교두보를 확보한 셈이다. 이미 일본이나 대만에 수출되어왔으며 한국을 방문하는 중국인들이 즐겨 찾는 식품이어서 동양인들에게는 익숙한 제품이다. 다만 탕류를 낯설어하는 서구의 식문화와 어떻게 조화시킬 것이냐가 삼계탕의 세계화의 관건이며 미국시장은 좋은 시험대라 할 수 있다.


하림은 세계인 누구나 즐겨먹는 닭고기와 신비한 약효를 자랑하는 인삼, 기타 재료들이 균형잡힌 영양을 제공하는 삼계탕이야말로 한식 가운데서도 세계인들이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음식이라며 한류와 잘 접목하면 미국의 주류시장은 물론 중동 유럽에도 시장에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한미 정상회담서도 ‘삼계탕’ 거명


삼계탕 대미 수출은 업계 뿐 아니라 양국 정부가 공들여 그 의미를 부각시키고 있다. 청와대와 백악관도 나섰다.

 
미국은 한국의 삼계탕 수입 허용을 한국정부에 주는 선물로 여기고 있다. 지난 4월 오바마 대통령 방한시 삼계탕은 한미 양국의 경제협력을 상징하는 키워드로 언급됐다.


오바마 대통령은 방한 직전 한 국내 언론과의 가진 서면 인터뷰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성과를 얘기하며 “한국은 미국에 더 많은 물품을 수출하고 있고, 미국민들은 계속해서 상점에서 더 많은 한국 제품을 보게 될 것이다. 삼계탕을 포함해서.”라고 언급했다. 삼계탕(Samgyetang)이라는 어휘를 사용했다. 삼계탕의 미국 수출이 그만큼 의미가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다.


농업 생산물, 특히 축산물의 수출입에는 많은 제약이 따른다. 미국이 동등성의 원칙을 요구하는 것도 식품 안전을 통해 자국 소비자들의 건강을 보호한다는 명분이지만 자국의 축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무역장벽이라 할 수 있다. 후속 조치들에 대해 까다로운 조건을 계속 내걸면서 차일피일 시간을 끄는 경우도 많고 외교적 이해를 결부시키기도 하는 것이다. 


삼계탕의 대미수출이 막바지 속도를 낼 수 있었던 것은 박대통령의 미국 방문과 오바마 대통령의 방한에 따른 외교적 거래 때문이었다고 할 수 있다.


한미 정상은 오바마 대통령의 방한 시 정상 회담 후 발표한 한·미 관계 현황 공동 설명서(Joint Fact Sheet)에 다음과 같은 내용을 포함시켜 삼계탕의 대미 수출의 상징성을 극대화했다.


삼계탕이라는 낱말이 백악관의 공식문서에 등장한 것 자체도 흥미롭다.


삼계탕 미국수출, 한식 세계화 새로운 기회


우리나라 삼계탕은 그동안 일본과 대만 홍콩 등에 수출되어 왔다. 수출량이나 수출액도 크지 않으며 일본수출에 편중돼 다변화에 대한 필요성이 높았다. 하지만 대미 수출 과정에서 보듯이 우리나라 축산물을 다른 나라에 수출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연간 60만톤 가까이 육류를 수입하는 현실에서 보듯이 우리나라 축산물은 글로벌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갖기 힘들다.


그나마 차별성을 갖고 있는 삼계탕이 일본 대만 등지에 수출됐다. 하지만 삼계탕 수출도 2011년 3000톤을 정점으로 2년 연속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대일본 수출량의 감소에 기인한 것으로 2013년 대일 수출량(1,177톤)이 2012년(2,016톤)에 비해 무려 42%p 줄어들었다. 대일 수출 감소는 최근 일본에 형성된 반한 감정에 의한 것으로 한국 식품의 대일수출 전반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일본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삼계탕 수출의 다변화는 삼계탕 세계화를 위해 절대적으로 풀어야 할 과제다. 최근 10년 동안 삼계탕의 대부분은 일본(70%)과 대만(24%)으로 수출됐다. 특히  대일 의존도를 낮추는 것이 시급한 과제로 대두돼 왔으나 뚜렷한 해결책이 없었다.


삼계탕을 잘 이해하고 좋아하는 중국으로의 진출이 업계의 소망사항이다. 중국 시장 진출이야말로 삼계탕을 수출 효자종목을 만들 수 있는 타개책이지만 중국 정부 역시 삼계탕 수입을 호락호락 허가하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 정부는 2006년말 중국에 삼계탕 수입허가를 요청했으나 중국정부는 한동안 삼계탕의 핵심 재료인 인삼을 보건식품으로 분류함으로써 까다로운 장벽을 쌓았다가 지난해말에야 5년근 이하 인삼에 대해서는 별도 등록이 불필요하다는 내용으로 완화했다. 하지만 중국 정부 역시 우리나라의 ▲ 수의 및 공중위생관련 법률 체계 ▲ 수의조직 현황 및 운영 체계 ▲ 육류제품 품질 관리 및 통제 체계 ▲ 잔류물질 관리 체계 등을 점검하는 서류검토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그 일정이 언제 마무리될지 알 수 없으며 현장실사 등의 프로세스가 대기하고 있어 삼계탕의 중국수출 역시 이른 시일내에 성사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미국의 한국산 삼계탕 수입허가는 중국을 비롯한 다른 국가들에게 좋은 신호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기대다. 미국의 수입허가 조건을 충족한 한국의 위생안전 검사 시스템이라면 중국 등의 허가조건도 충분히 만족시킬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하림은 미국시장에서 세계화의 가능성을 확인하게 되면 중국시장 진출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중국인들이 고려인삼에 대한 효능을 잘 알고 있는데다 국물을 즐기는 식습관을 갖고 있어 삼계탕으로 대박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실제 한국 관광에 나선 중국인들은 삼계탕 먹기를 필수 관광코스로 여기고 있다.


하림은 이번 미국 수출을 계기로 삼계탕을 ‘하림이 만들고 세계인이 함께 먹는’ 한식 세계화의 주력상품으로 만들어가겠다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의 전통식품 가운데 단일 품목으로의 정체성을 잘 유지하면서 완제품으로 세계화할 수 있는 품목이 삼계탕이 유일하다는 생각 때문이다.


일본 전통요리점을 3대째 운영하며 일본음식 세계화를 성공시킨 것으로 평가받는 기쿠노이(菊乃井)씨는 국내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식으로 세계인들에게 인기를 끌만한 음식으로 단연 삼계탕을 꼽은 바 있다.


삼계탕은 동양인들은 물론 중남미, 중동, 유럽에 이르기까지 세계인들이 즐길 수 있는 제품으로서 잠재력을 갖고 있다. 하림 관계자는 “하림에는 세계 각국에서 많은 외국인들이 찾아오는데 그들에게 예외없이 삼계탕을 대접하고 있으며 대부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면서 “세계인들이 즐길 수 있는 우리의 전통식품임에 틀림없다”며 세계화를 자신하고 있다.


하림은 우리나라 삼계탕에 대한 기초정보와 레시피, 맛집, 소식 등을 소개하는 웹사이트를 개발하여 미국 수출과 동시에 서비스할 예정이다. 이 사이트는 영어 중국어 일본어로 서비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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