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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장, 나트륨.당류 범벅…성분표시 허점

소비자원 조사…샘표식품 가장 높아

 

한국의 대표적 전통발효 식품인 고추장은 국내 시장규모가 약 2,800억원에 달하는 국민다소비식품 중 하나이다. 2009년 김치(Kimchi)에 이어 두 번째로 국제식품규격(CODEX)에 등록됐고, 수출 규모도 꾸준히 증가해 1만5,000천 달러(약 한화 180 억원)에 이른다.

 

한국소비자원이 소비자의 합리적 선택을 돕기 위해 3대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18개 가정용 고추장의 안전성, 맛, 표시 등에 대한 조사를 실시한 결과 나트륨 비율이 높게 나와 이에 대한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안전성-색소 식중독균 미검출

 

고추장은 다소비 식품으로서 건강을 위해 안전이 최우선으로 고려돼야 한다. 식품공전(식품의약품안전청 고시 제2012-1호)에는 장류의 타르색소, 보존료(소르빈산, Sorbic acid), 식중독균인 바실러스 세레우스(Bacillus cereus)와 클로스트리디움 퍼프린젠스(Clostridium perfringens) 등의 안전 기준이 정해져 있다. 시험결과 모든 제품에서 타르색소와 보존료는 검출되지 않았고 식중독균은 규격 이내로 검출돼 안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운맛 GHU 1단계(순한맛)~5단계(매우매운맛)까지 다양

 

18개 제품 중 11개 제품(61%)이 매운맛 단계를 표시하고 있으며 그 중 CJ제일제당㈜, 사조산업㈜, 롯데쇼핑㈜의 8개 제품(44%)은 표준화된 KS규격의 GHU(Gochujang Hot taste Unit) 단계로 매운맛 단계를 표시하고 있다.

 

대상㈜의 3개 제품은 자체표시법으로 매운맛을 표시하고 있으며, 대상㈜, ㈜진미식품, 신송식품㈜, ㈜이마트, 홈플러스㈜의 각 1개 제품과 샘표식품주식회사의 2개 제품 등 총 7개 제품(39%)은 매운맛 표시가 없다.

 

매운맛 시험결과 1단계(순한맛)에서 5단계(매우매운맛)까지 다양했고 특히 3단계(보통매운맛) 제품이 가장 많았다. GHU 단계로 매운맛을 표시한 8개 제품 중 CJ제일제당(주), 롯데쇼핑(주)의 7개 제품은 표시 단계와 시험결과가 일치했고, 사조산업㈜ 순창궁햅쌀고추장은 3단계(보통매운맛)로 표시했으나 시험결과 2단계(덜매운맛)로 단계 표시가 일치하지 않았다. 자체표시법을 사용한 대상㈜의 청정원순창우리쌀로만든불타는매운고추장(5단계), 청정원순창우리쌀로만든찰고추장(3단계), 청정원순창우리쌀로만든매운고추장(4단계) 제품은 시험결과 GHU 단계로는 5단계(매우매운맛). 2단계(덜매운맛), 3단계(보통매운맛)로 나타났다.

 

*매운맛 표시 유형

업체별로 매운맛 표시 방법이 상이해 소비자에게 혼동 줄 우려가 있어 고추장의 대표적 매운맛이 소비자 기호에 따른 정확한 선택 정보로 활용될 수 있도록 매운맛 표시의 일원화 및 확대 도입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

 

*단맛-당류 함량 평균 27%로 저감화를 위한 노력 필요

 

시험결과 대형마트에서 유통중인 가정용 고추장의 당류 함량은 25~31%(평균 27%)로 제품 총량의 1/4 이상으로 높은 편이다. 조사대상 제품 중 당류 함량 정보를 제공하는 제품은 홈플러스(주)의 홈플러스우리쌀태양초고추장 1개 제품이었다.

 

조사대상 제품 제조시 첨가된 당은(곡류 제외) 물엿, 조청, 정백당 등으로 업체 자료에 따르면 약 24~28%가 사용되고 있다. 검출된 당류의 대부분은 제조시 첨가된 당임을 알 수 있다.

 

*일부 제품 표시된 올리고당 양, 최종 제품 올리고당 양과 차이 많아 표시 개선 필요

 

조사대상 제품 중 5개 제품이 이소말토올리고당과 프락토올리고당을 3~16% 사용하고 있으며, 그 중 1개 제품은 사용량을 제품에 표시하고 있다. 시험결과 올리고당은 0.8~2.5% 적은 양 검출됐다. 제품에 표시된 올리고당 양이 식품위생법 표시기준에 적합하더라도 소비자가 최종 제품에 함유된 양으로 오인할 소지가 큰 것으로 나타나 표시의 개선이 필요하다.

 

*짠맛-나트륨 함량 평균 2,436mg/100g으로 함량 표시 시급

 

나트륨(Sodium, Na) 함량은 100g 당 2,330~2,740mg 검출됐고 이는 식염(NaCl)으로 5.9~7.0%에 해당된다. CJ제일제당(주) 우리쌀로만든태양초골드고추장과 ㈜진미식품 국산통쌀태양초고추장이 2,330mg/100g 으로 가장 적게 나타났고, 샘표식품주식회사 태양초우리쌀고추장은 2,740mg/100g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조사대상 제품 중 홈플러스(주) 홈플러스우리쌀태양초고추장 1개 제품만이 나트륨 함량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나머지 17개 제품은 나트륨 함량에 대한 정보가 없다.

 

나트륨은 과잉 섭취시 고혈압, 심혈관계 및 신장 질환 등을 유발할 수 있는데 우리 국민의 나트륨 섭취량은 4,878mg으로 이는 세계보건기구(WHO) 1일 섭취 권고량의 2.4배에 달한다.

 

정부에서는 우리국민의 영양불균형 해소를 위한 일환으로 장류의 영양성분표시를 추진키로 하고 빠르면 내년에 시행할 예정이다. 따라서 고추장 업계의 당류와 나트륨 저감화 및 함량 표시를 보다 적극적으로 실천하고, 소비자들은 건강한 식생활 실천이 이뤄지도록 적당량의 고추장 사용과 제품 구매시 표시 사항을 꼼꼼히 살펴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표시사항

 

18개 제품 중 17개 제품(94%)이 태양초 고춧가루를 사용하고, 17개 제품 중 12개 제품은 국산과 중국산 고춧가루를 혼합 사용하고 있다. 일부 제품에서 ‘원재료명 및 함량‘과 ’성분명 및 함량‘의 태양초 함량 표시를 봐도 태양초 고춧가루의 구체적인 원산지 비율을 추정할 수 없었다.

 

특히 태양초 원산지 비율 추정이 어려운 사례로 태양초 함량 8.5%로 표기돼 있으나 ‘원재료명 및 함량’란의 국산 및 중국산 고춧가루 양이 각각 달라 사용된 명확한 태양초의 원산지 비율을 알 수 없었다. 다만, 고춧가루의 합이 11.3%(국산6%+중국산5.3%)로 국산과 중국산이 혼합된 것은 추정이 가능했다.

 

국산과 중국산 태양초를 혼합 사용시 태양초 함량과 원산지 비율을 병행 표기한다면 더욱 정확한 정보를 전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조사대상 전제품의 총 고춧가루 함량은 10.1~13.5%로 국산 및 중국산 태양초, 청양고춧가루 등이 사용되고 있다. 현행 ‘식품 표시 기준’에는 제품에 함유된 식품 및 성분을 제품명 또는 제품명의 일부로 사용하는 경우 성분명 및 함량을 표시해야 한다. 그러나 ‘원재료명 및 함량’과 ‘성분명 및 함량’의 고춧가루 함량 등이 근접 표기되어 고춧가루 총량을 파악하는데 소비자 혼동이 우려된다.

 

*고춧가루 함량 근접 표기 사례

 

태양초(9.3%), 국산청양초(2.6%), 국산고춧가루(3.6%), 중국산고춧가루(8.3%) 함량이 근접 표기돼 있으나 산출 결과 총 고춧가루 함량은 11.9%다.

 

표시사항은 구매 시 소비자에게 필요한 정보로서, 제품의 기본 정보가 되며, 피해 발생 시 원인을 파악할 수 있는 근거가 되기도 한다. 총 고춧가루 함량 및 태양초 고춧가루의 명확한 원산지 정보 등 표시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바른 소비 요령 필요

 

고추장은 원재료의 당과 단백질의 아미노산이 반응하여 메일러드 반응(Maillard reaction)이 일어나 시간이 지날수록 색이 짙어진다. 이러한 갈변과 미생물의 발육을 억제하기 위해 뚜껑을 잘 닫고 냉장 보관하는 것이 좋다.

 

구입시 제품별 매운맛 등급을 확인해 기호에 맞는 제품을 선택한다. 매운맛을 선호하면 4단계(매운맛) 또는 5단계(매우매운맛) 제품을 선택하고, 순한맛을 선호하면 1단계(순한맛) 또는 2단계(덜매운맛) 제품을 선택한다.

 

매운 음식을 조리할 때 매운맛이 강한 고추장을 선택해 사용량을 줄이고, 고추장을 음식 재료로 소량 사용하더라도 당류 및 나트륨 함량이 높은 재료임을 인지하고 사용시 주의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저당·저나트륨 제품을 사용하더라도 많이 섭취하지 않도록 주의하는 습관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