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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식자재 시장 대기업 위주로 개편

CJ푸드시스템 아워홈 푸드머스 등 적극적 시장 공략

식자재 유통시장이 최근 급성장하고 있다.

‘식자재유통사업’이란 식당, 단체급식업체, 외식업체, 호텔 등을 대상으로 농수축산물, 가공식품, 주방기구 등 모든 식자재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식자재가 생산자에서 소비자에게 닿기까지 복잡한 유통체계를 단순화함으로써 소비자가격을 낮추고 중간에서 차익을 취한다는 사업모델이다.

현재 시장의 94%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중소형 유통업체들. 따라서 그동안 국내 식자재 유통산업은 거대한 시장 규모에 비해 매우 낙후돼 있었다.

선진국의 유통환경에 비해 보관과 배송 등 물류 시스템 측면의 인프라가 부족하며, 유통단계가 복잡해 유통 마진이 과다 발생, 이에 대한 부담
을 최종 소비자가 떠안는 후진성을 드러내고 있었다.

연간 11조원 규모를 넘어설 만큼 풍부한 성장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국내 식자재 유통시장은 중소 유통상의 난립으로 대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현재 6%대에 불과한 실정이다.

그러나 최근 이 식자재 유통 시장이 급속한 재편이 예고되고 있다.

▷ CJ푸드시스템 ERP시스템 도입
식자재 가공센터에서 CJ푸드시스템 직원들이 농산물 등을 전 처리 하고 있다.
CJ푸드시스템(대표 김상후)은 국내 최고의 생활문화그룹인 CJ의 축적된 식품 노하우와 인프라, 우수한 인적자원을 기반으로 설립된 국내 최초의 식자재 유통 및 급식서비스 전문회사다.

이 회사는 식자재 유통사업과 급식사업, 가공용 원료사업, e-비즈니스사업을 주요 사업영역으로 하고 있다.

매년 평균 30% 이상의 성장율을 기록중인 CJ푸드시스템은 올해 총 매출 목표를 9천488억원으로 잡았다.

CJ푸드시스템은 지난 99년부터 국내 대기업 중 최초로 식자재 유통사업을 전개, 지난해 매출 4천918억원으로 전년대비 45%의 성장을 기록하며 현재 국내 식자재 유통시장 1위를 점유하고 있다.

급속히 팽창하고 있는 식자재 시장에서 ‘마켓리더’자리를 유지하기 위해 다양한 경로의 확대, 상품개발력 강화, 구매 경쟁력 제고 등에 주력하고 있다.

또 농수축산물 등 1차 상품의 표준화와 브랜드화를 통해 낙후된 국내 1차상품의 유통구조를 획기적으로 개선시키고 있다.
급식 사업부문에서도 산업체, 학교, 병원, 관공서 등에 선진화된 급식을 제공중이며, 스포츠선수식과 실버식, 장례식 등 전문화된 식단을 고객들에게 선보이고 있다. 또 최근 공항과 리조트, 골프장까지 레스토랑 사업을 확장중이다.

이 밖에도 이 회사는 식품전문 인터넷 쇼핑몰 ‘e-CJFOOD.com’을 운영, 기존 오프라인 상에서 구축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온라인 사업을 육성시키고 있다.

올해는 ‘이츠웰’ ‘정품진’ ‘산 맑은’이라는 식자재 전문 브랜드를 운영하고 브랜드육사업, 유기농산물 등을 강화해 6천4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계획이다.

CJ푸드시스템은 120억원을 투자해 개발한 ERP시스템을 최근 가동했다.

CJ측은 이번 시스템 개발로 식자재 주문과 물류, 배송, 재고 현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어 고객에게 적시 제품 공급이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현재 경기 수원과 인천 등 14곳의 물류센터와 1천531개의 유통영업망을 갖추고 있다.

▷ 삼성에버랜드 24시간 피드백 시스템 운영

삼성에버랜드(대표 박노빈)의 지난해 식자재 유통사업 실적은 약 2천500억원이었으며 올해는 3천억원을 목표로 잡고 있다.

에버랜드는 이같은 목표 달성을 위해 첫째, 구매와 물류시스템의 효율화 도모, 둘째로 수주경쟁력 향상 및 체계적인 사업장 관리에 주력, 셋째로 고객만족 경영 실현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고객 불편을 최소화함과 동시에 고객의 만족을 극대화함으로써 서로 신뢰할 수 있는 윈윈 전략을 펼쳐가고 있는 것이다.

이를 위해 웹기반의 식자재 주문시스템을 올해초에 개발해 적용하고 있으며, 고객 클레임에 대한 24시간 피드백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에버랜드는 최고의 품질 보증을 위해 전국 유통센터 내에 전용 검수실을 설치해 전문인력에 의한 철저한 품질관리를 실시중이며, 온라인 품질관리 시스템을 통해 체계적인 식자재 품질검사 및 이력관리를 시행하고 있다.

또 산지직거래와 비축구매, 통합구매 등을 활용해 고객에게 유통 마진을 환원하고 있으며, 전국 주요 지역에 위치한 식자재 전용 유통센터의 직영으로 물류비 등의 간접비를 절감하고 있다.

아울러 전국적인 물류 네트워크를 구축해 적시 적기에 원하는 식자재를 조달, 공급하고 있으며, 콜드체인 배송차량을 이용해 산지의 신선도를 고객에게 전달하고 있다.

이와 함께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에 의한 협력업체 선정 및 엄격한 평가관리를 시행하고 있으며, 고객 클레임에 대한 24시간 피드백 시스템을 보유함과 동시에 서비스아카데미 등을 통한 체계적인 교육·훈련을 실시한다.

삼성에버랜드는 올해 안으로 15개 품목인 ‘후레시스’ 브랜드를 25개 품목으로 늘리기로 했다.

이 회사는 현재 당면, 푸른바다김, 찰맛고추장 등을 독자 브랜드로 판매하고 있으며 추가로 녹두전, 부추전, 참치캔, 프루츠캔 등을 출시할 계획이다. 또 지난해 60억원의 후레시스 매출을 올해 90억원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 신세계푸드시스템 까르네스테이션 운영

신세계푸드시스템(대표 김성호)은 단체급식을 주력으로 하는 푸드서비스 전문회사다.

지난 1986년 신세계 백화점 특판 사업부로 시작, 삼성그룹 급식당 식자재 납품을 담당하다 92년부터 단체급식을 시작했다.

95년 별도법인화하면서 까르네스테이션 1호점을 오픈하며 현재의 신세계푸드시스템 모습을 갖추게 됐다.

97년 ISO 인증을 시작으로 2000년 급식업계 최초 HACCP인증, 2001년 급식업계 처음으로 코스닥에 등록했다.

현재 신세계푸드시스템은 학교, 산업체, 관공서, 공장 등의 290여개 사업장에 대해 급식사업을 실시하고 있으며, 6개의 까르네스테이션 점포와 골프장 레스토랑 3개를 운영하고 있다.

주요 사업분야인 단체급식에서는 투자, 운영, 구매, 위생안전, 서비스 시스템의 전문화 및 규모의 경제성을 갖추고 있으며 체계적이고 철저한 위생관리로 타사와 비교될 수 있는 경쟁력 확보를 갖추기 위해 노력중이다.

또 외식부문 까르네스테이션은 수익성을 전제로 한 적극적인 신규점포 확대와 신규업태 도입을 전개할 계획이다.

신세계푸드시스템이 또 하나 주력하고 있는 분야는 연간규모 10조원 시장인 식자재유통부문으로 향후 성장성이 크게 기대되는 사업이다.
산지 및 해외 사업 확대를 통해 급식, 외식과 연계된 식자재 도매유통을 더욱 활성화시킬 방침이다.

올해 11월 설립되는 식품유통센터는 급식과 외식, 유통 등 기존사업 활성화를 위한 인프라특성의 물류기능과 사업영역확대를 위한 가공기능이 접목한 첨단 센터다.

신세계는 식품유통센터의 완공으로 연간 2천억원 규모의 경영개선효과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푸드머스 ECMS 도입

‘최적의 식자재를 공급한다’는 기치 아래 2000년 4월 설립된 푸드머스(대표 이창근)는 식자재 전문 B2B업체로 온·오프라인을 결합한 새로운 개념을 제시하면서 식자재 산업의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푸드머스는 급식운영시스템(ECMS)의 ASP(전산대여서비스)을 도입, 이러한 시스템을 저렴한 비용으로 대여하고 있다.

급식운영시스템은 인터넷을 통해 급식, 외식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말하며, 인터넷 전산시스템을 통해 본사와 사업장간의 실시간 자료 교환이 가능하고, 기존에 수작업으로 진행하던 수발주/메뉴관리/원가관리/마감관리 등의 업무를 전산으로 간편하게 처리할 수 있다.

푸드머스는 이외에도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판매대행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전국 500여 도, 소매,유통업체를 대상으로 직거래장터도 운영하고 있다.

푸드머스는 지난해 3월 디지털 경쟁력향상대회 상거래부문 산자부장관상을 수상한 것을 비롯해 7월에 사업모델과 시스템에 대한 특허(특허청) 취득, 9월에 업종별 ASP보급확산사업의 참여기업으로 선정(정보통신부), 12월에 한국SCM경영대상(한국생산관리학회)을 수상했다.

특히 ‘사업모델 및 시스템에 대한 특허’는 벤처기업에 흔치 않는 일로서 사업모델과 시스템에 대한 독창성을 한층 제고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푸드머스 관계자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대비 44% 증가해 640억원을 달성했으며, 고객사는 작년초 70여 업체 400여 사업장에서 올들어 200여 업체 800여 사업장으로 성장했다.

이러한 빠른 성장을 통해 창사 3년만에 흑자기조를 달성했다”며 “올해는 매출 1천억원을 달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아워홈 크로스도킹 시스템 도입

단체급식 시장에서 일일 70만식을 공급하면서 시장1위를 지키는 엘지 아워홈(사장 김재선)도 상대적으로 취약한 식자재 부문을 강화중이다.

한편, 아워홈은 지난 1월부터 가동에 들어간 경기 용인물류센터를 통해 공산품과 신선식품을 신속하게 공급하고 있다.

이 물류센터는 제조업체에서 입하된 상품의 보관 단계를 생략하고 입고부터 출고까지 상품을 곧바로 이동시키는 ‘크로스 도킹 시스템’을 도입, 운영중이다.

푸드나라닷컴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실 소비자를 상대로한 온라인 판매를 시작했다.

아워홈은 지난해 식자재 부문에서만 340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전문브랜드인 ‘행복한 만남’을 운영중이다.

▷ 경기타지 않는 식자재 시장 발전 가능성 무궁무진

식자재 시장은 경기와 상관없이 꾸준한 수익이 발생된다.

단체급식시장은 오히려 경기가 안 좋을수록 매출이 오히려 늘어난다.
호주머니가 얇아진 직장인들이 구내식당을 이용하는 빈도수를 늘리기 때문이다.

외식업체도 중저가형과 고가형으로 나뉘기 때문에 불경기라도 중저가형 시장에선 타격을 받지만 고가형인 호텔 레스토랑 공항 골프장 등은 영향권 밖에 있다.

그만큼 시장의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것.

식자재시장은 이제 물류·유통·정보시스템의 선진화와 고품질의 식자재 공급 이 두가지가 관건이다.

CJ 푸드시스템의 이성기 부사장은 “미국 및 일본의 식자재 유통산업은 각각 240조원, 120조원에 해당되는 거대시장으로 성장했다”며 “국내 시장도 유망산업으로 급부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CJ푸드시스템은 매출규모 세계 1위 식자재 유통회사인 미국 시스코사와 제휴를 맺고 식자재를 들여오는 등 식자재 대기업들이 고품질 먹거리 수입에 나섰다.

아워홈도 지난해 약 100억원의 식자재를 수입했으며, 올해는 150억원대로 늘려 잡았다.

업계 관계자는 “급식업체들과 식자재 유통업체들이 고품질 식자재를 더 낮은 단가에 수입하려고 경쟁하고 있다”면서 “이로 인해 업체들의 식자재 수입규모가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식자재 유통 시장의 성공은 물류와 정보력에 달려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시장 확대에 따라 업체들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식자재 유통시장의 급속한 재편,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