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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역 여파..축산물값 상승률 역대 최고

구제역 장기화로 인한 대규모 살처분의 여파로 전월 대비 축산물 가격 상승률이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돼지고기 가격이 크게 올라 돼지고기를 식자재로 사용하는 외식 상품 가격도 크게 상승했다.

2일 통계청에 따르면 2월 축산물 가격 상승률은 전월 대비 8.7%로 관련통계를 작성한 1985년 1월 이래 가장 높았다.

항목별로 돼지고기는 1개월 만에 18.8%나 올라 1984년 4월 28.7% 이래 27년여만에 최고 수준을 보였다.

닭고기 역시 조류 인플루엔자(AI) 발발에 따른 살처분 여파로 공급이 줄어들면서 가격이 한 달 만에 11.0% 올랐다. 2008년 7월(15.0%) 이후 최고치다.

쇠고기 가격은 국산이 전월보다 0.8% 떨어진 반면 수입 쇠고기는 6.8% 상승해 1996년 7월(7.5%) 이후 최고 상승률을 나타냈다.

국산 쇠고기 가격이 떨어진 것은 살처분에 따른 공급 감소보다 구제역 불안감으로 인한 수요 감소가 더 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대신 소비자들이 국산 대신 수입산을 선호하면서 수입산 가격이 크게 올랐다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축산물 가격의 상승은 외식비 물가도 크게 끌어올렸다.

지난달 외식비 상승률은 전월 대비 1.4%로 외환위기 직후 환율 급등으로 수입 원자재 가격이 크게 올랐던 1998년 1월의 3.1% 이래 13년여만에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항목별로 외식 돼지갈비와 외식 삼겹살의 전월 대비 가격상승률은 각각 5.8%, 7.2%로 통계청이 관련통계를 작성한 2000년 1월 이래 가장 최고치를 보였다.

돈가스 가격 상승률은 3.7%로 1991년 2월(3.9%) 이래 가장 높았고, 탕수육 가격도 4.3% 올라 관련통계를 작성한 1995년 이래 가장 높았다.

특히 최근 들어 외식업체들이 식자재 구입가격 상승분을 반영해 앞다퉈 가격 인상에 나서고 있어 앞으로도 외식비 부담을 늘리는 요인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통계청 조사 대상 업체 중 64.2%가 지난 1~2월 외식 삼겹살 가격을 올렸고, 59.5%는 외식 돼지갈비 가격을 인상했다. 탕수육과 돈가스 업체도 각각 58.8%, 32.5%가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했다.

통계청 양동희 물가동향과장은 "1~2월에 돼지고기 관련 외식업체의 60% 정도가 가격을 올렸기 때문에 나머지 40%는 3월 이후 가격 조정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며 "이 부분들이 3월, 4월 물가에 점차적으로 반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 과장은 "외식비는 500원이나 1000원 단위로 가격조정이 이뤄지기 때문에 가격 상승 영향이 좀 더 과도해질 요인이 있다"며 "다만 외식은 이사철, 방학 등 계절적 성수기 탓에 오른 부분이 있어서 좀 더 지켜볼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