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中, 곡물값 안정위해 국영기업 수매 제한

중국 당국이 다음 달 개최되는 양회(兩會)를 앞두고 4대 국영 곡물업체에 수매 제한령을 내려 곡물 가격 안정을 꾀하고 있으나 세계 곡물 메이저들과의 자국산 곡물 확보전에서 밀리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중량(中糧)과 화량(華糧), 중추량(中儲糧), 중팡(中紡)그룹 등 4대 국영 곡물업체들이 최근 당국의 수매 제한령에 따라 시중 곡물 확보에 소극적이라고 제남일보(濟南日報)가 28일 보도했다.

수매 제한은 특히 최근 혹심한 가뭄으로 큰 피해를 봐 곡물 생산량이 감소할 것으로 보이는 중ㆍ북부지방에서 엄격하게 이뤄지고 있으며 서민들이 즐기는 옥수수에 대한 수매 통제가 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당국이 국영 기업의 곡물 수매 제한에 나선 것은 가뜩이나 가뭄 때문에 수확량 감소가 예상되면서 가격이 상승하는 마당에 큰 손인 국영기업들까지 수매 경쟁에 가세하면 가격 안정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당국은 더 나아가 해외 의존도가 70%에 달하는 콩에 대한 수입 관세를 현재의 3%에서 1%로 대폭 낮춰 곡물 가격 안정을 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그러나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가격 안정을 위한 당국의 고민을 이해하면서도 수매 제한령으로 국영 업체들의 발이 묶인 사이 세계 곡물 메이저들이 공세적으로 중국산 곡물 확보에 나서게 되면 더 큰 식량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실제 중국의 국영 업체들이 수매에 소극적인 가운데 싱가포르계 세계 곡물 메이저인 윌마 인터내셔녈은 최근 중국 내 수매 거점을 대폭 늘리면서 국제 시세의 추가 상승에 대비해 공격적으로 중국산 곡물 확보에 나서고 있다.

중국은 최근 수년간 세계 곡물 메이저들에 의해 중국산 곡물시장을 장악당하는 뼈아픈 경험을 해왔다.

윌마를 비롯한 세계 4대 곡물 메이저들이 2009년 앞다퉈 중국산 콩을 사들이면서 당시 중국 콩 가공시장의 3분의 2가 외국계 곡물 메이저에게 장악당해 당국이 가격 통제에 어려움을 겪었다.

외국계 곡물 메이저들은 지난해 가뭄과 여름 장마로 수확량이 감소한 중국산 밀까지 대대적으로 공략, 시세보다 높은 가격에 대거 사들인 뒤 국제 곡물가격의 폭등으로 막대한 시세 차익을 챙기면서 짭짤한 재미를 봤다.

중국 국영 곡물업체 관계자는 "최근 3개월 만에 국제 식품가격이 15% 상승했고 중국 내 쌀과 밀 가격도 급등하고 있으며 이런 추세가 당분간 지속할 것"이라며 "국영기업에 대한 수매 제한이 당장은 중국 내 곡물 가격 안정에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그 틈을 이용, 외국계 곡물 메이저들이 시장을 장악하면 오히려 가격 통제에 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