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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어·오징어·조기..생선값도 다 올라

구제역과 조류인플루엔자(AI)로 육류 값이 뛰어오른 가운데 고등어, 오징어, 갈치 등 서민들이 즐겨먹는 수산물도 '금값'이 되면서 고기를 대신해 식탁에 올리기 어렵게 됐다.

2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겨우내 남해와 동해안 지역의 수온이 예년보다 낮았고 폭설과 풍랑으로 조업일수가 줄면서 어획량이 감소한 반면, 수산물을 찾는 사람은 늘어나 가격 폭등을 부추겼다.

국산 생물 오징어 소매가격(농수산물유통공사 가격정보)은 1마리당 2898원으로, 1년 전의 1천949원보다 48.7% 뛰어올랐다.

신세계 이마트에서도 1년 전보다 15.5% 비싼 2980원에 팔리고 있다.

작년 여름 장마철에 강수량이 부족해 플랑크톤이 줄면서 플랑크톤을 먹이로 삼는 오징어 어획량이 20%가량 줄었고 원양 오징어 물량 역시 줄었기 때문이다.

생물뿐 아니라 냉동 비축분 역시 값이 뛰어 산지 거래가격이 1박스(33마리)당 3만7000원으로 1년새 68%가량 치솟았으며, 수입 오징어 물량도 줄어 가공 오징어(오징어채) 산지 가격마저 100g당 1700원으로 8개월새 40% 정도 올랐다.

조기 가격도 뜀박질했다.

이마트에서 1마리당 110g 내외의 참조기는 2280원으로, 작년보다 2배 이상 올랐다.

연근해 수온이 낮아지면서 남해는 물론, 제주에서도 조기 어획량이 감소한데다 구제역으로 올해 설에 굴비 수요가 크게 늘면서 굴비업체들의 물량 확보 경쟁이 치열했기 때문이다.

고등어 역시 1마리당 소매가가 4380원(농수산물유통공사 가격정보)으로, 1년 전보다 41.9% 급등했다.

국산 고등어 어획량이 예년보다 30% 이상 줄었고, 특히 400g 이상 큰 고등어 물량은 80% 이상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고등어 어획량이 줄고 값은 뛰자 '불똥'이 갈치로도 튀었다.

고등어 대신 갈치를 사먹는 사람이 늘고 대형 유통업체들의 가격행사도 많아 가격이 뛴 것.

게다가 겨울에 대만 해협에서 조업하는 어선이 잡아오는 냉동갈치가 시중 물량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데 최근 대만 해협에서의 조업 현황도 썩 좋지 않았다.

작년 갈치 산지 가격은 2009년보다도 30~40% 오른 1박스(33마리)당 11만원이었으나 올해는 그보다 더 올라 12만원 정도에 거래되고 있다.

GS리테일 수산팀 구매담당 한선구 차장은 "겨우내 바다 수온이 낮아 출하량이 적었고 겨울철 한파로 조업일수가 줄어 조업 물량도 줄었다"며 "반면 소비자들의 수산물 소비량은 증가하는 추세라 전반적으로 수산물 가격이 지난해보다 크게 올랐다"고 설명했다.

당분간 수산물 가격은 떨어지기 어려울 전망이다.

오징어는 원양 물량이 국내에 들어오는 4월까지 가격 강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이며 굴비 역시 설에 저장량의 상당 부분을 소진한 탓에 여름까지는 높은 가격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봄철 대표 수산물인 주꾸미도 수온 하락으로 올해 조업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대형 유통업체들은 국산 물량 부족분을 비교적 싼 수입산으로 대신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마트는 캐나다산과 노르웨이산 자반고등어, 대만산 냉동오징어를, GS수퍼마켓은 일본산 자반고등어를 판매하고 있다.

대형마트나 슈퍼뿐 아니라 백화점도 가세해 롯데백화점도 태국산 냉장 주꾸미 50t을 들여왔다.

이마트 수산담당 한태연 팀장은 "고등어, 오징어 등 국내산 물량이 부족하거나 가격이 크게 오른 상품 위주로 해외 소싱 물량을 확대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