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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 작년 농업경제사업 첫 흑자 논란

농협이 매년 적자를 기록했던 농업경제사업 부문에서 지난해 처음으로 영업이익 흑자를 낸 데 이어 올해엔 흑자규모를 더욱 늘리겠다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18일 농협에 따르면 지난해 농협의 농업경제사업 규모는 11조4884억원으로 전년의 10조6644억원에 비해 7.7%(8240억원)가 증가했고 1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농협이 농업경제사업에서 흑자를 기록한 것은 1961년 농협 설립 이후 사상 처음으로, 그 규모는 크지 않지만 수익구조가 개선됐다는 의미가 있다.

농협은 이 같은 성과에 힘입어 올해 농업경제사업 규모를 12조1000억원으로 늘리기로 하고 당초 130억원 적자로 예상했던 영업이익도 90억원 흑자로 획기적으로 개선해 자립경영의 토대를 구축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농협은 이날 농협중앙회 대강당에서 이덕수 대표이사와 11개 계열사 임직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신년 사업추진 결의대회'를 열었다.

하지만 농협의 농업경제사업 흑자는 자칫 농민들에게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점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농협의 농업경제사업이란 농민들로부터 농산물을 사들여 일반 소비자들에게 판매하는 사업분야로 유통, 양곡, 구매, 하나로마트 등 사업영역이 이에 해당되며 지금까지 농협 본연의 핵심사업으로 간주돼 왔다.

더욱이 농협은 농민의 이익을 위해 설립됐다는 점에서 그동안 농민들에게 정상적인 가격보다 조금이라도 비싸게 우호적인 가격으로 농산물을 구입해 시장가격으로 판매함에 따라 구조적으로 흑자를 내기 어려웠다.

이런 점에서 농협이 농업경제사업에서 흑자를 냈다는 것은 농민들로부터 농산물을 구입할 때 과거보다 덜 우호적인 가격으로 구매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살 수 있어 농민들로부터 반발이 예상된다.

더욱이 농협의 존재이유 즉 정체성에 대한 논란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농림수산식품부 관계자도 "그동안 농협은 농업경제사업, 축산경제사업, 신용사업, 교육지원사업 등 4개 사업분야 가운데 신용사업에서 흑자를 내서 농업경제사업과 축산경제사업의 적자를 메우는 양상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다른 농협 관계자는 "그동안 농협이 농업경제사업에서 만성적인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데 대한 비판도 많았다"면서 "농업경제사업의 경우 인건비의 비중이 적지 않은 데 부실사업 정리, 경영효율화 등을 통해 수익구조를 개선한 측면도 크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