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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어 어획 급감에 공동어시장 '비상'

"도대체 고등어들이 어디로 갔지?"

국민 생선인 고등어 어황이 맥을 못 추고 있다. 올 초 부진에 이어 잠시 회복세를 보이다가 다시 주춤하고 있다. 선망수협은 물론, 위판량의 절반을 고등어에 의존하는 부산공동어시장도 비상이다.

22일 부산공동어시장에 따르면 12월 들어 지난 20일까지 고등어 위판량은 4천853t, 이는 지난해 12월 같은 기간(1만4천317t)의 34%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마저도 씨알이 작은 게 주종을 이루고 있다.

올 전체 위판량도 지난해보다 많이 줄었다. 지난 20일까지 위판량은 8만4천112t에 그치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같은 기간 동안 13만4천702t을 위판했다.

날씨가 추워질수록 고등어 어황은 좋다. 하지만 올해는 제철이 됐는데도 본격적으로 나아지지 않고 있다는 것.

국립수산과학원 자원관리과 강수경 박사는 “우리 연근해 수온이 전반적으로 낮아 난류성 어종인 고등어가 북상을 못하는 등 회유 경로가 바뀐 것 같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고등어를 전문적으로 잡는 대형선망 선단은 발을 구르고 있다. 급기야 고등어 대신 오징어잡이에 나서고 있는 추세다. 우리나라 고등어 소비량 중 90% 이상을 대형선망수협이 잡고, 그 중 80%가 부산공동어시장에서 위판된다.

대형선망수협 김동현 유통사업과장은 “날씨가 안 좋아 멀리 제주도 쪽으로 못가고 가까운 바다에서 조업을 하다보니 고등어보다 오징어가 많이 잡힌다”며 “보통 10~12월에 연간 어획량의 70%가 잡히는데, 올해는 영 부진하다”고 밝혔다.

올 초 기상이변으로 선망선단이 조업을 못 해 고등어 어획이 큰 타격을 받았다. 업계는 하반기로 접어들수록 어황이 괜찮아질 것으로 기대를 했으나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고등어는 우리나라에서 연간 16만t 정도(2008년 기준) 소비된다. 명태(35만1천t)·오징어(27만5천t)와 더불어 대표적인 수산물로 꼽힌다.

정부에서는 최근 고등어 가격 안정을 위해 해외 고등어 수입을 장려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하지만 계속된 어황 부진은 국민들의 먹을거리에 부담을 줄 수밖에 없다.

고등어 위판 부진 탓에 부산공동어시장도 영향이 크다. 공동어시장은 지난해 4천374억 원어치를 위판해 사상 최대 위판액을 기록했으나, 올해는 위판액이 3천800억 원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공동어시장 위판량의 절반 정도가 고등어다.

부산공동어시장 관계자는 “올해 고등어 위판량은 형편없었는데, 어가가 받쳐주는 바람에 겨우 버텼다"며 "위판액 기준으로 역대 2위 정도 달성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